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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사 결과 발표 앞둔 라임 사태, 무엇이 문제였나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를 설명하고 있다. (자료사진)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 관련 기자 간담회에서 펀드 환매 연기 사태를 설명하고 있다. (자료사진)ⓒ제공 = 뉴스1

대규모 사모펀드 환매 중단을 일으키며 파장을 일으켰던 ‘라임 사태’가 오는 14일 중요 분수령을 맞을 예정이다. 삼일회계법인은 라임자산운용이 환매 중단한 3개 펀드(플루토PID-1호, 테티스 2호, 무역금융펀드)에 대한 손실률, 회수율 등을 알 수 있는 실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라임 사태는 무엇이고 어떻게 진행됐을까. 라임 사태의 시작부터 현재까지를 정리했다.

라임 사태의 시작은?

라임 사태에서 문제를 일으킨 건 ‘사모펀드’다. 사모펀드는 투자 전문기관이 투자자들에게서 돈을 모아 운용하고 그 수익을 다시 분배하는 상품이다. 주로 49인 이하의 소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자금을 모아 운용한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자산운용사는 공개 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비상장회사 주식, 부동산, 주식 관련 채권(메자닌) 등에도 투자한다.

라임운용은 사모펀드계 1위를 차지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2015년 12월 금융위원회에 등록해 영업을 시작한 라임운용은 지난해 7월 말 기준 5조9천억원까지 수탁고를 늘리며 급성장했다. 한때는 라임운용이 투자한다면 강남 큰손들이 줄을 선다는 말까지 돌았을 정도다.

잘나가던 라임운용에 본격적으로 어둠이 드리운 건 지난해 7월부터다. 라임운용은 속칭 좀비기업(한계기업)의 전환사채(CB) 등을 편법 거래하면서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당시 라임운용은 비상장된 한계기업에 돈을 대주고, 그 돈을 받은 비상장 기업이 라임운용에서 보유한 부실 자산을 인수하는 식으로 수익률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라임운용 입장에서는 부실 채권을 보유하고 있으면 펀드 수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처분해 수익률을 의도적으로 높인 것이다. 의혹이 커지자, 검찰 조사가 시작됐다.

불안을 느낀 투자자들은 라임운용에 대규모 환매를 요청했다. 하지만 라임운용은 같은 해 10월 ‘플루토PID-1호’(주로 사모채권이 편입), ‘테티스 2호’(코스닥 상장사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메자닌에 주로 투자), ‘금융무역펀드’(해외펀드에 재간접 형식으로 투자하는 펀드) 등 3개 모펀드와 여기에 투자한 157개 자펀드를 환매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총 1조5천587억원 규모였다.

이후 환매 중단 규모가 더욱 커졌다. 라임운용은 같은 달 14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2천436억원 규모의 또 다른 무역금융펀드와 이에 투자한 16개 자펀드를 환매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환매 중단 금액이 1조6천679억원까지 늘어났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서울 영등포구 서울국제금융센터(IFC 서울)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기자간담회에 앞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자료사진)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서울 영등포구 서울국제금융센터(IFC 서울)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기자간담회에 앞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자료사진)ⓒ제공 = 뉴시스

유동성 문제 같던 ‘라임 사태’가 ‘금융사기극’이 되기까지

초기 국면만 하더라도 라임 사태는 주로 코스닥시장의 침체로 인해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의 가치 하락으로 발생한 유동성 문제로 치부됐다.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사채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으로,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초과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주가가 떨어지면 제 값을 받기 위해 만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만기를 채우면 원금은 회수할 수 있겠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은 ‘일단은 기다려보자’는 관망세를 보였다.

그러나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서 벌어진 약 800억원 횡령 사건에 이종필 전 라임운용 부사장이 연루된 사실이 알려지자 상황은 급변했다. 당시 라임운용은 리드 전환사채에 51억원을 투자했고, 이를 주식으로 바꿔 최대주주에 오른 후, 한 달 만에 200만주를 장내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 이 전 사장과 일당 2명은 거액을 챙겨 잠적해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같은 해 11월 이 전 부사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려 했지만, 이 전 부사장은 불응한 채 잠적했다. 밀항설 등 소문만 무성한 가운데 수사당국은 현재까지 이 전 부사장의 행방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악재는 계속됐다. 라임운용이 보유한 무역금융펀드의 투자처인 미국 헤지펀드의 운용사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은 손실을 숨기고 가짜 대출채권을 판매하는 등 증권 사기 혐의를 받았다. 심지어 이 회사는 기존 고객이 환매를 요청하면 새로운 투자자의 자금으로 돌려막는 ‘폰지사기’를 통해 장부 조작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는 IIG의 투자자문업 등록을 취소하고 자산을 동결했다. 여기에 묶인 돈 중에는 라임운용이 환매 중단한 무역금융펀드 자금도 들어 있었다. 투자자 손실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었다.

라임은 IIG 헤지펀드에 무역금융펀드의 40%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라임이 IIG에 투자한 것을 투자자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투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기 의혹도 불거졌다. 지난해 7월 코스닥 좀비기업의 부실자산을 대량 매입하는 과정에서 한 펀드에 손실이 날 경우, 다른 펀드 자금으로 메우는 ‘불법 자전거래’ 의혹도 받았다. 라임운용은 이를 통해 10%대 수익률이 난다고 투자자들을 속였다.

금융감독원 자료사진
금융감독원 자료사진ⓒ제공 : 뉴시스

라임 사태에 또 다시 제기되는 불완전판매 그림자...‘은행은 왜 라임 펀드를 팔았나?’

‘34.5%’.

우리·신한·하나은행이 라임운용 펀드를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비율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7월 말 기준으로 판매사들이 판매한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판매잔액 5조7000억원 중 은행 판매 분은 약 2조원으로 34.5%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꼽는 은행이 왜 라임운용의 펀드를 판매했을까.

은행은 주로 라임운용사의 ‘플루토FID-11호’를 취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루토 FID-11호는 주로 비상장 사모사채와 부동산금융에 투자해 고정금리를 노리는 비교적 안정적인 펀드로 알려져있다. 실제로 펀드 수익률도 2016년 말 출시된 이후 완만한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삼일회계법인 실사 결과 횡령이 의심되는 자산이 이 펀드에서 대거 발견됐다. 부동산 시행사인 메트로폴리탄에 투자된 약 2500억원 가운데 2000억원이 상각(손실 처리)될 예정이다. 메트로폴리탄은 국내에서 제주도, 서울 합정동 등 8곳 안팎의 부동산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부동산 개발이 진행되지 않으면서 자금이 엉뚱한 코스닥 기업 등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메트로폴리탄은 라임이 투자했던 바이오빌 폴루스바이오팜 등 부실 전환사채를 되사준 곳이기도 하다.

비교적 안정성이 높았던 ‘플루토FID-11호’마저 손실이 예상됨에 따라 은행은 투자자들에게 위험성 등을 공지하고 판매했는지 여부(불완전판매)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CIO)이 서울 영등포구 서울국제금융센터(IFC 서울)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
이종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CIO)이 서울 영등포구 서울국제금융센터(IFC 서울)에서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자료사진)ⓒ제공 = 뉴시스

도대체 라임 펀드 손실이 얼마?

라임 펀드의 손실율은 얼마나 될까. 아직까지 라임 펀드의 손실률, 회수율 등을 단정 짓기 어려운 상황이다. 라임 펀드가 3개의 모펀드와 이를 바탕으로 재간접투자한 자펀드 173개가 복잡한 모-자 구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단초는 나왔다. 투자자들의 불안이 확산되자, 라임운용은 지난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삼일회계법인이 진행한 2개 펀드(플루토FID-1호, 테티스 2호)에 대한 실사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라임운용은 2개 펀드에 대한 회수율이 최소 50~77%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즉 이 펀드의 손실률이 23~50%일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이 수치는 실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무역금융펀드 회수율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다.

이 같은 실사결과는 삼일회계법인이 자산 별로 건정성에 부정적 요소가 있는지를 심사해 기초자산을 A,B,C 및 기타등급으로 분류하고 분류한 등급에 따라 회수 추정금액을 최소값과 최대값을 도출한 것이라고 라임은 설명했다.

다만, 삼일회계법인이 도출한 회수 추정금액은 펀드 기준가격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는다. 라임운용은 “회계법인의 실사결과를 바탕으로 매일 변동하는 펀드의 기준가격을 평가하는 것은 실무상 거의 이뤄지지 않은 방식”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법령에 따라 집합투자재산평가는 시가가 있는 자산의 경우 시가로 평가하고, 시가가 형성되어 있지 않은 자산의 경우에는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를 통해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라임운용은 삼일회계법인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케이앤오의 추심 등을 통해 실제 회수 가능액 범위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라임운용은 투자자들에게 이 같은 결과를 통보하며 펀드 환매 연기 당시 약속한 기존 상환 계획을 지키기 어렵다고 통보하기도 했다. 당시 라임운용은 일부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선순위 배분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손실액이 커지자 이행할 수 없다고 통보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라임운용은 TRS 계약을 제공한 증권사가 먼저 채권을 회수해간다는 점도 시인했다.

TRS 계약은 증권사가 자산운용사의 수익증권이나 주식 등 기초자산을 담보로 일종의 대출을 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증권사는 대출 이자 개념으로 높은 수수료를 받고, 자산운용사는 대출 받은 돈으로 투자를 확대한다. TRS 계약을 맺은 증권사는 다른 투자자보다 선순위 담보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손실 위험이 생겼을 대 가장 먼저 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이 경우 나머지 투자자들의 손실률은 더 커진다.

투자자들의 손실률 및 회수율은 오는 14일 삼일회계법인 실사 결과 발표를 시작으로 점차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도 같은 날 사모펀드에 대한 제재안을 발표하기로 하면서 향후 라임 사태 흐름에 귀추가 모아지고 있다.

장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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