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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에서 ‘나’로 성장하다 - 걸그룹의 의미있는 변화

걸그룹이 귀여움과 상큼함을 벗어던지고 전면에 ‘자신감’을 내세우고 있다. 1년차 아이돌부터 5년차 아이돌까지 요즘 걸그룹의 주요 키워드는 ‘당당함’이다.

앞서 Mnet 음악 프로그램 ‘퀸덤’에서 보여준 걸그룹의 ‘새로운 모습’이 주축이 된 모양새다. 여자아이들, 오마이걸 등이 ‘퀸덤’에서 ‘LION’, ‘게릴라’로 강인하고 진취적인 이미지를 내세웠다. 팬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에 최근 컴백하는 걸그룹도 기존 ‘소녀’에 부여하던 여리여리하고 가는 몸짓, 무해하고 상큼한 표정 등의 이미지를 거부했다. 대신 당당하고 주체적인 방향성을 선택했다.

이 같은 방향성을 따르는 걸그룹으로는 1년차 걸그룹 로켓펀치와 체리블렛, 그리고 5년차 걸그룹 이달의소녀 등이 대표적이다. 세 그룹 다 이전의 발랄하고 깜찍한, 이른바 ‘애교쟁이’ 콘셉트에서 확 바뀐 모습으로 돌아왔다.

그룹 체리블렛
그룹 체리블렛ⓒFNC엔터테인먼트

체리블렛은 지난 11일 세 번째 싱글 ‘무릎을 탁 치고(Hands Up)’로 컴백했다. 지난해 ‘Q&A’, ‘네가 참 좋아’로 러블리한 ‘체리 모드’의 매력을 선보였다면, 이번에는 강렬하고 힙한 ‘블렛 모드’로 변신해 눈길을 끈다.

이들은 뮤직비디오에서 ‘체리블렛’이라는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가 돼 능동적으로 스스로를 업데이트한다. 노래에는 ‘눈치 따위 보지 마 당당하게/조금 망가지면 어때/내 맘대로 하고 살래/신경 쓰지 말아 줘’라는 가사가 등장한다.

멤버 해윤은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지난해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이번에는 좀 더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새로운 표정’, 즉 웃지 않고, 친절하지 않은 표정을 연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고도 덧붙였다.

그룹 로켓펀치
그룹 로켓펀치ⓒ뉴스1

지난해 8월 ‘단조로운 세상에 날리는 신선한 한 방의 펀치’라는 뜻의 이름으로 데뷔한 로켓펀치도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앞서 데뷔 앨범 ‘핑크 펀치’ 타이틀곡 ‘빔밤붐’으로 컬러감 넘치는 상큼한 이미지를 보인 바 있다.

로켓펀치는 지난 10일 두 번째 미니 앨범 ‘레드 펀치’ 타이틀곡 ‘바운시’를 “더 당당하고 강력한 펀치”라고 소개했다.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소희는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소녀의 모습을 표현했다”라고 말했다.

수록곡 역시 궤를 같이 한다. 수록곡인 ‘So Solo’는 소희의 설명대로 주체적이고 눈치 보지 않는 나의 모습을 강조한다. ‘지금 나는 나 계속 나는 나다운게 좋아/누구보다 내가 더 소중해/난 혼자서도 못할 게 없는 솔로’.

그룹 이달의 소녀
그룹 이달의 소녀ⓒ뉴스1

“소녀들의 도전이 세상을 변화시킨다”라는 슬로건으로 돌아온 이달의 소녀 역시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팬들을 놀라게 했다. 앞서 ‘하이하이’에서 플리츠 스커트를 입고 상큼함을 어필했다면, ‘버터플라이’에서는 우아함을, 그리고 1년 만에 낸 신보 ‘So What’에서는 진취적인 콘셉트를 선보였다.

지난 5일 열린 이달의 소녀 미니 2집 ‘해시(#)’ 발매 기념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이브는 “소녀들이 정해진 틀과 편견을 벗어나 뜨거운 열정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면, 상상 이상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이는 저희의 활동 목표기도 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올리비아 혜 역시 “소녀들이라곤 하지만 소녀의 틀에 갇히긴 싫었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의 설명처럼 타이틀곡 의 가사는 소녀’라는 단어에 묶인 편견과 선입견에 맹렬히 맞선다. ‘가시 돋친 게/얼음 같은 게/겁이 없는게/뭐 어때서/박차고 일어나 달리는 법/떠오르게 해줄게’.

물론 한계도 있다. 콘셉트의 일부라는 점, 예쁘고 마른 외관은 유지한다는 점, 이들의 콘셉트가 ‘소녀’라는 단어에 붙는 수식어로 국한된다는 점 등이다.

그러나 분명히 의미도 있다. “언니 무대 다 부숴”라는 말이 걸그룹 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요즘, 이들의 변화는 그간 폭발적인 에너지에 갈증을 느낀 팬들의 욕구를 해소함과 동시에 걸그룹이 으레 가져야 할 미덕 따위의 선입견을 깬다. 그리하여 당당하고 주체적인 ‘나’라는 다양성을 확보한다. 단발성일지라도 분명히 의미 있는 흐름이다.

이들은 ‘당돌함’이 아닌 ‘당당함’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소녀’가 아닌 ‘나’로 갈 수 있을까. 분명한 건 단순한 변화가 아닌 확장이자 성장이라는 것이다. 더이상 이들의 당당한 콘셉트가 ‘새로움’으로 명명되지 않길 바란다.

허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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