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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신당 당색·당명 ‘갑질’ 논란은 왜 창당 때마다 불거질까
국민의당 안철수 창당준비위원장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당 창당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0.02.16
국민의당 안철수 창당준비위원장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울시당 창당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0.02.16ⓒ정의철 기자

국민의당 땐 녹색당, 바른미래당 땐 미래당, 도로 국민의당 땐 민중당.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새로운 정당을 창당할 때마다 '갑질' 논란을 빚었던 사례를 나열한 것이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1대 총선을 앞두고 정계 복귀한 후 독자적인 신당 창당에 나서는 과정에서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회(이하 국민의당)와 민중당이 '당색'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였다.

참고로 국민의당 창당준비위는 애초 '국민당'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려고 했으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불허로 인해 '국민의당'으로 명칭을 바꾼 상태다. 안 전 대표가 처음 만들었던 '국민의당'이라는 당명을 '셀프 표절'한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선관위도 '국민의당' 사용을 허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3일 국회에서 열린 민중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이상규 상임선대위원장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2020.02.03
지난 2월 3일 국회에서 열린 민중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서 이상규 상임선대위원장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2020.02.03ⓒ정의철 기자

민중당뿐만 아니라 녹색당, 미래당까지...
"영세 상인이 닦아 놓은 상권을 재벌 대기업이 와서 침해"

문제는 '당색'이 민중당의 주황색과 겹친다는 것이다.

지난 2017년 10월 창당한 민중당은 지금까지 상징색으로 주황색을 사용해왔다. 21대 총선을 앞두고는 지역 곳곳에서 주황색 옷을 입고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런 민중당의 입장에선 구별이 쉽지 않은 또 다른 주황색의 옷을 입고 선거운동을 벌이려는 국민의당이 눈엣가시가 될 수밖에 없다.

민중당 이은혜 대변인은 "국민당의 주황색 가로채기는 영세 상인이 닦아 놓은 상권을 재벌 대기업이 와서 침해하는 것과 같다"며 "소수정당이 가꿔 온 이미지를 '안철수'라는 유명세를 이용해 앗아가 버리다니, 대기업 갑질과 무엇이 다른가. 그게 안 전 대표가 떠들던 공정인가"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국민당'에서 '국민의당'이라고 명칭을 바꾸면서도 색깔은 그대로 주황색을 가져갔다.

국민의당 측은 자신들의 당색은 '오렌지색', '비비드한 주황색', '주홍색'으로 민중당의 주황색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색깔은 특정 당의 소유가 아니라 국민의 것"이라며 민중당의 비판을 일축했다.

안 전 대표가 이끄는 신당의 '당색 가로채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4년 전인 2016년 국민의당 창당 당시에는 또 다른 진보정당인 녹색당이 당색으로 사용하고 있던 녹색을 국민의당 당색으로 정한 바 있다.

'민중당 당색 가로채기' 논란을 지켜보던 녹색당은 최근 논평을 통해 "남의 정당 색을 가져다 쓰던 버릇을 버리지 못하셨는지, 녹색당의 녹색을 날름 쓰시던 이전 국민의당 창당 시절처럼 민중당의 당색 주황색을 오렌지색이라며 냉큼 가져다 쓸 모양새"라고 상기했다.

지난 2019년 5월 비자림로 확장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신지예 녹색당 전 서울시장 후보와 녹색당 당원들.
지난 2019년 5월 비자림로 확장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신지예 녹색당 전 서울시장 후보와 녹색당 당원들.ⓒ녹색당원 조이준기

당색뿐만 아니라 당명을 두고도 '갑질' 논란이 불거진 적이 있다. 2018년 안 전 대표가 이끌던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통합하면서 만든 신당의 명칭을 '미래당'으로 정했는데, 동시에 원외 정당인 '청년정당 우리미래'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당명 약칭으로 '미래당'을 신청하면서 맞붙는 모양새가 됐다.

참고로 우리미래는 2017년 2월 20~30대 청년들을 중심으로 창당된 정당이다. 당시 우리미래는 "마치 슈퍼를 개업했는데 바로 앞에 대형마트가 들어선 기분"이라며 "결국 혼선과 피해는 인지도가 낮은 우리미래가 감당해야 될 것이다. 이것이 거대정당의 갑질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따졌다.

이후 선관위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신당에 '미래당' 사용을 불허했다. 이에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추진위원회는 "청년과 당명으로 다투는 것보다는 청년과 함께 미래를 지향하는 게 바람직한 모습이라는 것이 양당의 의견"이라며 다른 당명을 모색했고, 그 결과 나온 게 '바른미래당'이었다.

지난 2018년 2월 당시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대표가 통합추진위원회 확대회의에서 통합당명을 미래당으로 결정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지난 2018년 2월 당시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왼쪽)와 국민의당 안철수대표가 통합추진위원회 확대회의에서 통합당명을 미래당으로 결정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민중의소리

정치적 지향점 뚜렷하지 않은 '안철수신당'의 한계?

이처럼 '안철수신당'은 창당 때마다 '갑질'이라는 구설에 올랐다. 이를 두고 '안철수신당'의 정치적 명분과 비전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주황색 오렌지' 논란을 두고 민중당이 "왜 하필 주황색이냐"고 되물은 것도 같은 지적이다. 자유한국당이 사용하는 빨간색, 더불어민주당이 사용하는 파란색도 있는데 왜 하필 진보정당의 상징색을 선택했냐는 것이다.

주황색은 민중당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는 민주노동당부터 시작된 '진보'의 대표 상징색으로 꼽힌다. 민중당이 주황색을 선점한 것도 그런 진보정당 역사를 계승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하지만 '주황색 오렌지색'을 택한 안철수신당의 그간 행보를 보면 '진보'와는 거리가 멀다. 국민의당 측은 "동트는 아침, 희망, 열정 등의 의미를 담아 오렌지색을 당색으로 선정했다"고만 밝혔는데, 여기선 안철수신당이 어떤 정치적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기 힘들다.

이와 관련해 녹색당은 국민의당에 대해 "당명도 당색도 헛발질인 건 비전이 없기 때문"이라며 "그저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정치공학적 판단과 주변의 권유 외에, 시민의 삶을 바꾸겠다는 절박한 소명 의식이 없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참고로 녹색당은 '녹색'을 대표적인 상징색으로 내세우고, 에너지 전환 사회 건설을 위한 '생태적 지혜', '지구적 행동과 국제연대' 등을 강령으로 내걸고 있다.

과거 국민의당·바른정당의 통합신당과 '미래당'이라는 당명을 두고 싸웠던 우리미래의 경우 '미래'라는 표현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우리미래는 "미래라는 가치의 적임자는 청년"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겠다면서 연금제도 개혁, 가사노동에 사회임금 지급, 모병제 도입, 사회안전망 강화, 복지국가 등을 추구하고 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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