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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경로 모르는 확진자 늘어나...코로나19 공포 확산되는 일본
지난 14일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정박 중인 일본 도쿄 인근 요코하마항에서 구급차 한 대가 나오고 있다. 승객과 승무원 약 3500명이 탑승한 이 유람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18명으로 늘어나면서 일본 정부의 대처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은 80세 이상 고령자와 지병이 있는 탑승자 등에 대해 코로나19 검사 후 음성으로 확인되면 이들을 먼저 하선시킨다는 계획이다. 2020.02.14.
지난 14일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정박 중인 일본 도쿄 인근 요코하마항에서 구급차 한 대가 나오고 있다. 승객과 승무원 약 3500명이 탑승한 이 유람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18명으로 늘어나면서 일본 정부의 대처에 대해 국제사회의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일본은 80세 이상 고령자와 지병이 있는 탑승자 등에 대해 코로나19 검사 후 음성으로 확인되면 이들을 먼저 하선시킨다는 계획이다. 2020.02.14.ⓒ뉴시스

일본에서 감염경로를 파악할 수 없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크루즈선 내 감염자까지 합하면 중국 외에 가장 많은 확진자가 나왔다. '방역 선진국'이라는 과거의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일본의 코로나19 대응이 무력하면서 세계 각국은 크루즈선 내 자국민 환송을 비롯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16일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하고 있는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 중 코로나19 감염자가 추가로 70명 발견됨에 따라, 일본의 '코로나19 감염증' 확진자가 408명이 되었다.

이번 주말 동안 크루즈선이 아닌 일본 내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만 10명이 넘는다.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사례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감염증' 확산 사태가 이전과 다른 국면을 맞이했다고 보고, 변화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가장 큰 문제는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후생노동상은 16일 NHK 프로그램 '일요토론'에 출연해 "이젠 '감염 확대'를 전제로 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그는"일본은 여러가지 새로운 사례의,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확산 단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일요일에 전염병 전문가 패널을 소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NHK와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전날 가토 후생노동상은 기자회견에서 일본 내 확진자 중 감염경로가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다수라며 "지금까지와는 상황이 다르다"고 밝혔다. 또 "(감염상황 판단을 위한) 의학적, 과학적 평가에는 전문가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HK는 후생노동성이 감염경로를 파악하지 못한 사례로, 사이세이카이아리다(濟生會有田)병원 집단 감염과 지바(千葉)현 20대 남성, 홋카이도 50대 남성, 아이치(愛知)현 60대 남성 등 4건이 있다고 보도했다. 대표적 지역 감염 사례로는 도쿄도 놀잇배 신년회 사례(9명)와 사이세키카이아리다 병원 사례(5명)가 꼽히고 있다.

지금까지 일본 내 대다수 감염 사례는 중국 후베이성에서 전세기를 타고 귀국한 인원, 중국을 방문한 관광객,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관련자들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본 지역 사회 감염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일본 전역 11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에서 약 53명에 달하는 환자가 보고됐다.

16일 일본 교도통신 등은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대책의 중점을 외국에서의 유입을 차단하는 '미즈기와'(水際)에서, 국내 검사와 치료로 전환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즈기와'는 일본어로 물가를 뜻하는데, 병원균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공항 또는 항구에서 치밀한 방역 대책을 펴는 것을 가리킨다.

앞서 일본 정부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원한 코로나19가 확산되자 지난달 말부터 중국 체류 경험이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했다.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탑승자들을 그대로 '선상 격리'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였다. 그러나 크루즈선 내에는 환자가 급증했고, 일본 내에서 환자가 증가하는 것도 막지 못했다.

결국 향후 일본 정부는 국내 감염자 조기 발견과 감염자 치료를 통한 중증화 방지를 위해, 관련 의료기관을 확충하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바꾸기로 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역을 위해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모습. 2020.02.15.
1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역을 위해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 중인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모습. 2020.02.15.ⓒ사진 = AP/뉴시스

현재 크루즈선 내 감염까지 합하면, 일본 내 코로나19 감염자는 발원지인 중국 외에 가장 많은 숫자다. 국내 감염자 수만 따져도 중국과 인접한 홍콩, 싱가포르에 이어 전세계에서 3번째다. '방역 선진국'이란 과거의 명성에 흠집이 나게 됐다.

일본 정부의 대응에 견디다 못한 미국, 캐나다, 홍콩, 대만이 전세기를 보내 자국 크루즈선 탑승자들의 철수를 돕기로 했다. 우리 정부도 한국인 탑승자 14명을 항공편으로 이송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을 막지 못하면, 오는 7월로 예정된 2020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 개최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14일(현지시간)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이날 오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여름 도쿄 올림픽이 열릴 수 있는지' 묻자, "(개최 여부는) 주최국에 달려 있다"며 "WHO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어느 방향으로든 조언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16일 한국 보건 당국도 일본의 코로나19 확산에 대해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이날 코로나19 관련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에서 역학적 관련성이 없는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7명이 나왔다"라며 "이후 환자가 늘어서 현재 20명 정도 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어느 정도의 노출이 광범위하게 된 것인지에 대한 조사는 모니터링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다만 질병관리본부는 아직까지 일본의 상황이 입국자를 전면 차단해야 하는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정 본부장은 "전면적으로 일본을 유입 차단해야 한다고는 보지 않고, 상황을 보고 있다"며 "(일본이) 오염지역으로 지정돼야 (특별입국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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