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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북콘서트’ 오명 씌웠다가 2심도 무죄…박근혜 공안당국 종북몰이 재확인
이른바 ‘종북콘서트’를 개최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황선 대표.
이른바 ‘종북콘서트’를 개최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황선 대표.ⓒ김철수 기자

황선 희망정치연구포럼 대표가 지난 2014년 이른바 ‘종북콘서트’를 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로써 박근혜 정권 공안기관의 먼지떨이식 종북몰이 수사에 이은 무리한 기소였다는 점이 거듭 확인됐다.

서울고법 형사3부(배준현 강성훈 표현덕 부장판사)는 18일 황 대표의 국보법 위반(찬양·고무 등) 혐의 50여 건을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검찰은 황 대표가 지난 2014년 11~12월 재미동포 신은미 씨와 함께 세 차례에 걸쳐 ‘전국 순회 토크 문화콘서트’를 개최해 북한 사회에 대해 언급한 것을 ‘북한 사회주의 체제를 미화하는 활동’으로 보고, 국보법상 찬양·고무 등 혐의를 적용해 황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당시 공안당국은 황 대표와 신 씨가 진행한 토크콘서트에 대해 북한에 대해 ‘지상낙원’ 등 우호적인 발언이 나온 것으로 보고 이들의 동향을 예의주시했고, 때마침 ‘조선일보’, ‘문화일보’ 등 보수매체들을 중심으로 ‘종북콘서트’라는 프레임이 씌워졌다. 이에 따라 수사기관은 황 대표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다.

정작 경찰 수사 과정에서는 북한을 ‘지상낙원’으로 표현하는 등의 발언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토크콘서트’로 시작된 수사는 과거 이적단체로 규정된 바 있는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실천연대)에서 활동했던 황 대표의 과거 행적을 털어 이적동조, 이적표현물 소지 등 무려 50여 개의 국보법 위반 혐의를 덧씌우는 형태로 확대됐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지난 2016년 2월 ‘토크콘서트’에 대해 “북한 체제나 주체사상 등을 직접적·적극적으로 찬양하는 등 우리 헌법 체제하에서 용인될 수 없는 폭력적 수단을 선동하는 부분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콘서트에서) 두 사람이 주고받은 대화 내용은 과장된 것일 수 있어도 경험한 사실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거짓으로 꾸며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며 대부분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또한 “피고인이 북한의 평범한 노동자들도 핸드폰을 이용하고 맥주를 마실 수 있다는 등의 얘기를 한 것은 경험한 사실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거짓으로 꾸몄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고 북한을 지상낙원으로 표현한 내용도 없다”면서 “이는 우리 사회에서 검증되거나 비판될 수 있는 내용”이라고 봤다.

다만 황 대표가 2009년 실천연대 등이 주최한 총진군대회에서 북한의 대남적화노선에 부합하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한 점, 2010년 총진군대회에서 시낭송을 한 점 등이 이적동조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 하나의 혐의만 유죄로 보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6월을 선고했다.

이날 2심은 1심이 무죄 판단한 부분을 모두 그대로 따르면서, 유죄로 인정됐던 총진군대회 결의문 발표 등도 이적동조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심은 피고인이 행사에 단순 참여를 한 것이 아니라 투쟁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시를 낭송하고 행사에 적극 동조한 것이라고 판단했지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행사 전체의 내용을 알았다거나 시 낭송 이전에 강연 등에 참여해 그 내용을 알았다고 볼 증거도 부족하다”며 원심 판단을 뒤집었다.

앞서 황 대표와 함께 토크콘서트를 진행한 혐의 등으로 보수단체로부터 고발된 재미교포 신은미 씨는 2015년 1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고 같은 달 10일 강제출국 조치됐다.

강경훈 기자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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