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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주주연합 “조현아 경영복귀 없을 것…확약 맺어”
강성부 KCGI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한진그룹의 위기 진단과 미래 방향, 전문경영인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2020.02.20.
강성부 KCGI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한진그룹의 위기 진단과 미래 방향, 전문경영인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2020.02.20.ⓒ뉴시스

KCGI·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반도건설 등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이 조 전 부사장 경영복귀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주주연합은 3자가 맺은 계약에 한진그룹 경영에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주주연합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20일 기자간담회를 했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는 강성부 KCGI 대표와 3자 연합 측이 추천한 김신배 사내이사 후보가 참석했다.

강 대표는 조 전 부사장 경영복귀에 선을 그었다. 그는 “(주주연합 계약에) 주주는 경영에 나서지 않는다는 확약 내용에 있다”며 “지난번 발표에서도 그 부분은 분명히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3자 연합은 지난달 31일 한진칼 주식에 대한 공동보유 계약 체결을 밝히면서 “저희 세 주주는 경영 일선에 나서지 않고 전문경영인에 의한 혁신 경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CGI가 이날 공개한 정관 변경 주주제안에는 이사 자격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배임 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3년 이내에 이사가 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다만, 조 전 부사장은 항공보안법 등 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바 있으나, 배임 횡령으로 유죄판결을 받은 적은 없다. 이사 자격 상실 조항에 배임 횡령 혐의만 넣은 데 대해 조 전 부사장 경영복귀를 염두에 둔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에 강 대표는 “계약 내용에 저희 주주는 이사회에 진출하지 못하도록 확실히 돼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 후보도 조 전 부사장이 경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을 약속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후보 제안을 받고 강 대표에게 ‘오너 가족 간 경영권 다툼으로 보여지면 싫다’고 했다”며 “그때 강 대표가 모든 주주는 경영에 불참한다는 점을 확실하게 말씀하셨다”고 했다.

강 대표는 주주연합이 일명 ‘조현아 연합’으로 불리는 데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KCGI의 경영 개선을 위한 주주활동이 조씨 일가의 집안싸움으로 비춰지는 게 아쉽다는 입장이다. 강 대표는 “KCGI는 회사 발전을 위한 화두를 던져왔다”며 “사적 영역의 싸움이 아니라 저희가 제시하는 장기적인 미래 비전을 봐주시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주주연합 공식 명칭은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이다. ‘조현아 연합’이 아니다”라며 “지분 구성도 KCGI가 최대주주인데 언론 보도에는 자꾸 ‘조현아’가 앞에 나와서 섭섭하다”고 했다.

강 대표는 KCGI를 향한 ‘먹튀 논란’과 관련해 자신들은 장기적인 투자자임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KCGI를 투기자본으로 보고, 한진칼 주가가 오르면 지분을 처분하고 차익을 실현할 것이라는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 강 대표는 “엘리엇을 언급하며 KCGI가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기자본이 아니냐고 비난하는데, KCGI와 엘리엇의 가장 큰 차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펀드를 운용한다는 점”이라며 “펀드 최종 만기가 최장 14년이고 매도 제한(락업) 기간은 10년이다. 이 정도 긴 호흡으로 투자하는 펀드는 흔치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엘리엇처럼 과도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요구한 적도 없다”며 “KCGI는 주로 투명한 지배구조와 민주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요구해왔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단기적인 재무구조 개선에만 2년, 경영 정상화에는 3년 이상 걸릴지도 모른다”며 “단기 투자 보다 장기적으로 기업 체질을 개선해 기업가치가 올라간 부분에 대한 정당한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주연합은 회사가 잘될 때까지 먹튀 하지 않고 같이 가보자는 각오로 일종의 도원결의를 한 것”이라고 했다.

출구(엑시트) 전략에 대한 질문에는 “저희 엑시트 전략은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단기적인 엑시트 방향을 아예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이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이익이 나고, 직원 가슴을 뛰게 하는 회사로 만들면 좋다고 생각한다”며 일본에서 3년 연속 가장 가고 싶은 회사로 꼽힌 일본항공(JAL)을 모범 사례로 언급하기도 했다.

강성부(오른쪽) KCGI 대표와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2.20.
강성부(오른쪽) KCGI 대표와 김신배 전 SK그룹 부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0.02.20.ⓒ뉴시스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을 것”…노조와 대화 의사 피력

주주연합은 경영권 획득 이후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일축했다. 강 대표는 “기업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지 없애는 게 아니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며 “그간 KCGI가 투자한 현대시멘트와 이노와이어리스 등에서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항공산업 전체적으로 구조조정 얘기가 나오는데, 이럴 때일수록 손잡고 극복해야 한다”며 “회사가 어려운 건 환율과 유가 등 거시적 요인과 산업구조적 요인도 있지만, 오너의 독단적 의사결정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잘못은 최고경영자에게 있다”며 “윗부분을 고치지 않고 사람만 잘라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한진그룹 내 일부 노조가 조원태 회장을 지지하는 데 대해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언론에서 구조조정할 거라는 식으로 보도해 오해가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와 직접 만나서 설득하고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노조와의 대화 의사를 밝혔다.

김 후보도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절감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늘 믿는 가치가 ‘휴먼 캐피탈’이다. 사람은 비용이 아니라 자산”이라며 “구조조정 한다고 회사가 잘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성장 원동력은 의식개혁과 조직문화의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항공산업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에 대한 반박도 폈다. 그는 스웨덴 최대 기업 발렌베리그룹을 예시로 들며 “회사 경영은 CEO에 맡기고 지주사 CEO는 경영진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경영 컨설팅을 제공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분야 전문가는 현장 임직원이며, 그 전문가를 지원하는 게 제가 할 일”이라며 “한진그룹 각사를 어떻게 지원할지 고민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SK그룹 부회장, SK C&C 대표이사 부회장,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다. 현재는 포스코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주주연합은 조 회장이 경영실패에 책임을 지고 모든 경영권을 내려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경영실패는 경영진의 책임이며 누군가는 책임져야 한다”며 “가장 큰 책임은 조원태 회장에 있다”고 말했다.

주주연합에 따르면 조 회장이 한진칼 대표이사에 취임한 2014년 이후 지난해까지 대한항공 누적 적자는 1조 7414억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한진칼은 3500억원의 적자를 냈다. 또한, 주주연합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간 대한항공의 평균 당기순이익률이 0.1%에 불과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주주연합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항공은 같은 기간 11.9%, 델타항공은 9.1%, 루프트한자는 6.1%의 평균 당기순이익률을 기록했다. 다른 항공사와 비교함으로써 대한항공 수익성 악화가 산업구조·환경변화에 따른 영향보다 조 회장 경영실패에 기인한다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같은 기간 대한항공 평균 부채비율이 861.9%에 달하며, 이는 부채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 미국 유나이티드항공(366%) 수준이라는 점도 언급했다.

주주연합은 이번 주총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강 대표는 “이미 대세가 넘어왔다”며 “임시주총은 생각하지 않는다. 이번 주총에서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경영진은 재무구조 개선을 약속했지만, 지난 1년간 악화하는 방향으로만 가고 있다”며 “많은 주주가 양치기 소년과 같은 현 경영진에 대한 불신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강성부 KCGI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한진그룹의 위기 진단과 미래 방향, 전문경영인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2020.02.20.
강성부 KCGI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한진그룹의 위기 진단과 미래 방향, 전문경영인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2020.02.20.ⓒ뉴시스

한진그룹 “비전 없는 보여주기식 기자간담회…주주연합은 먹튀 세력”

한진그룹은 이날 곧바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 내용에 대한 반박 자료를 냈다. 한진그룹은 “명확한 비전도 세부적인 경영전략도 제시하지 못한 보여주기식 기자간담회”라며 “논리적인 근거 없이 당사 최고경영층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일색으로 상식 이하의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는 점 또한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진그룹은 주주연합을 차익실현을 노리는 투기세력으로 규정했다. 한진그룹은 “차익만 노린 사모펀드 등의 경영권 위협은 한진그룹 중장기 발전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먹튀 이후 피해자는 결국 기업과 기업 구성원, 개인투자자 등 소액주주가 될 것이 뻔하다”고 했다.

조 전 부사장이 경영에 복귀하는 일이 없을 거라는 설명에 대해서는 “이사회를 장악하고 대표이사를 선임한 후, 대표이사 권한으로 조현아 주주연합 당사자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를 미등기 임원으로 임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주연합이 제안한 이사 자격 정관에 조 전 부사장이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도 언급했다.

주주연합이 제시한 대한항공은 높은 부채비율에 대해서는 “항공업종은 항공기를 도입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수적”이라며 “항공기는 유동성이 매우 큰 자산으로 현금화 할 수 있으나, 당사는 안정적인 운영과 성장을 위해 항공기 보유 전략을 선택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주주연합이 제안한 이사 후보는 전문성과 독립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가 항공 운송·물류 경험이 없다고 지적했다. 구준모 후보는 반도건설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퍼스트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고, 퇴직 3년이 채 지나지 않아 반도건설로부터 독립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겸 대한항공 사장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마지막 날인 지난해 6월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19.06.03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겸 대한항공 사장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연차총회 마지막 날인 지난해 6월 3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19.06.03ⓒ김철수 기자

조한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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