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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이런데, 소통 거부하는 병원도”...공항·병원·집배 노동자들 성토
지난 18일 선별진료소가 설치된 경북대병원에 코로나19 환자가 들것에 실려 들어가고 있다.<br
지난 18일 선별진료소가 설치된 경북대병원에 코로나19 환자가 들것에 실려 들어가고 있다.ⓒ뉴스1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한 정부와 공공기관의 섬세한 대책·대응을 요구하는 현장 노동자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항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공항 방역시설 보강으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할 것을 요구했다. 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병원 내 확진환자 발생 등 기본 정보가 제때 공유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정확하고 신속한 정보 공유를 촉구했다. 또 집배·배달 노동자들은 비대면 배달 방식과 담당 구역 격리자 정보 제공 등을 요구했다.

“인천공항 방역시설 추가 확충해야”
“영종도에 공공병원 설치해야”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25일 성명을 발표하고 ‘인천공항 출입구 전면 방역 실시’와 ‘인천공항 감염관리 위한 공공병원 설치’ 등을 요구했다.

인천공항지역지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서야 할 시기에 인천공항터미널엔 전문방역 시설이 부족한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국내외 각지에서 공항으로 도착하는 승객이 서로 뒤섞이기 전에 방역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방역시설이 필요한 구역에 설치가 안 돼 있어 방역 효과가 높지 않다”며 터미널 1-3층 자동문, 지하 1층, 교통센터 입구, 장기주차장 등 터미널 내외부가 연결되는 모든 통로와 항공·물류 관계자들이 출입하는 각종 부대시설에 열화상카메라·전문방역기계를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유증상자 검진을 위한 유급휴가 제도를 적극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사업주는 노동자가 이 법에 따라 입원 또는 격리되는 경우 유급휴가를 줄 수 있다. 국가로부터 유급휴가 비용을 지원받는 경우엔 반드시 유급휴가를 줘야 한다.

하지만 노조는 직접고용이 아닌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경우 유급휴가를 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급휴가비에 대한 지급 책임이 불분명해서 원청과 하청이 책임을 서로 떠넘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노조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의 명확한 지시·감독 등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 노조는 “인천공항 이용객은 지난해 7천만 명이었고 상주직원만 7만 명에 달하는 인천공항은 감염병 해외유입 위험이 상시 존재한다”며 공항이 있는 영종지역에 감염병 대응능력을 갖춘 공공병원 설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내 29번째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생한 지난 16일 인천공항에서 승무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입국장을 통과하고 있다. 2020.02.16
국내 29번째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생한 지난 16일 인천공항에서 승무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입국장을 통과하고 있다. 2020.02.16ⓒ정의철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지난 20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0.02.2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지난 20일 오후 대구 서구 중리동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검사를 받기 위해 줄지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0.02.20.ⓒ뉴시스

“병원서 정보공유 없어...노동자들 대처 못 해”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며칠 사이에 폭증한 대구·경북 지역 병원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25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관계자는 “확진환자가 언제 병원에 다녀갔다 등 정말 필요한 정보 전달이 잘 안 되고, 관련 대책을 세울 때도 아무런 의견수렴도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해서 지침을 내리는 경우 등이 발생하고 있어 직원들이 대처를 못 하거나 혼란스러워하는 상황 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의료연대본부 관계자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노조와 대화를 안 하려는 병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관계자도 소통이 안 되는 병원들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대구지역지부 관계자는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한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 지침이 있긴 하다. 그런데, 간호하던 의심환자가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는 등 우후죽순으로 환자가 나오고 있어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에게 질본 지침은 매우 낮은 수준으로 느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노조에선 병원에 좀 더 높은 수준의 개별 지침을 요구하고 있는데, 어떤 병원은 질본 지침이니 괜찮다는 식으로 나오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대구지역지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물품이 충분치 않아서 아껴 쓰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병원에는 환자와 의료진 외에도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 등도 있는데, 이분들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물품은 지급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더유니온 자료사진
라이더유니온 자료사진ⓒ뉴스1

“대면 멈추고 비대면 배달로 전환해야”
“담당 구역 격리자 정보 공유해야”
“특수고용직, 격리 시 생계비 지원 필요”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은 25일 ‘코로나19 심각단계에 따른 국민과 집배원 안전을 위한 대정부 요구안’을 발표하고 ‘담당 구역 격리자 정보 집배원에게 공유’, ‘등기 비대면 배달 확대’ 등을 촉구했다.

요구안에서 택배노조는 “매일 수백 명의 국민에게 직접 서명을 받지만 누가 격리자인지 알 수 없다”며 “자칫하면 집배원이 매개체가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우정본부는 집배원에게 담당 구역 격리자 정보를 제공하고 배달방법을 안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지금과 같은 확산세가 지속되어 배달자체가 불가한 지역이 생길 경우 배달불가지역으로 선포하여 접수를 금지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감염 가능성이 높은 대면배달 방식이 아니라 비대면 배달이 가능하도록 우정사업본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배달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도 비대면 배달이 가능하도록 조치를 취해달라고 지난 23일 입장 발표를 통해 호소했다. 하지만 이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는 “문 앞에 배달물품을 놓고 가 달라는 고객의 요구가 있을 수 있으니 잘 확인해 달라는 정도의 공지만 있었을 뿐, 대부분의 업체가 별다른 조치 없이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라이더유니온은 배달노동자들이 특수고용직이란 특수한 노동형태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제기했다. 정부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서 자가 격리를 해야 할 상황에선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해 생계를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에 라이더유니온은 격리될 경우 ‘최소 2주간의 생계비 지원’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별다른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는 “‘부릉’이란 업체에서 2주간 생계비 지원을 공지한 것 외에는 다른 업체나 정부에서 관련 대책에 대한 안을 발표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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