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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전 세계를 누빈 여성 연구자 12인의 생생한 현장 기록 ‘여성 연구자, 선을 넘다’
책 ‘여성 연구자, 선을 넘다’
책 ‘여성 연구자, 선을 넘다’ⓒ눌민

사회적인 편견과 핸디캡, 그리고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며 홍콩, 이란, 베네수엘라, 이스라엘, 중국, 필리핀, 일본, 미얀마, 베트남, 태국 등에서 지역연구 전문가로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여성 연구자 12인이 자신들의 연구 과정을 책 ‘여성 연구자, 선을 넘다’에 담아냈다.

이들은 어떻게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지역의 정치적 상황뿐만이 아니라 문화적 사회적 배경, 그리고 해당 지역 사람들의 정서와 심성에 이르기까지 폭넓고 심도깊은 전문 지식을 전달할 수 있었을까? 여성으로서 그들은 과연 어떤 어려움을 이겨내면서 이런 성취를 이루어낼 수 있었을까?

이 책에는 각 지역에서 고군분투한 현지조사 이야기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즉 현지에서 외국인 여성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었던 사회적 차별, 주변인들의 시선, 신체적 성적 위협, 건강 상의 문제, 불안정한 법적 신분, 현지의 극도로 불안정한 정치적 상황, 각종 스트레스 등이 자잘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흥미진진하게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의 저자들은 과감하게 선을 넘은 여성 연구자들이라는 것이다. 먼저 여성이라는 사회적인 편견과 제약을 넘었고, 인생의 통과의례들(결혼, 출산, 육아 등)로 인해 생기는 고립과 좌절을 넘었으며, “유리 천장”에 저항을 했으며, “직업 연구자”가 되기 위한 개인적, 심리적, 체력적 선을 넘어야 했던 사람들이다. 무엇보다도 영토적 경계를 넘어 낯설고 두려운 곳으로 떠나야 했던 사람들이기도 했다.

아울러 이 책은 여성의 입장이 고려되고, 여성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 피력되고, 여성의 시각으로 구성되고, 여성을 이야기하는 지역연구 책으로 첫걸음을 내딛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여성으로서” 해당 지역의 전문가로 조명을 받고 그들이 습득한 지식을 널리 공유하고 확장할 수 있는 힘을 얻기까지 그들이 겪었던 수많은 일들을 생생하게 고백한다.

이 책은 현지조사 후일담을 넘어서 있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서로의 현지 경험을 말하고 들으며 서로에게 공감하고 서로를 위로한다. 그럼으로써 다른 세계를 탐험한 여성 연구자들의 존재를 용감하게 세상에 보여주고, 동시대 여성 연구자들의 공동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개인의 경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집합적 실천으로 나아가고, 더 나아가 보편적 이론의 세계에 도달하는 데에 성공한다. 저자들이 수없이 질문들을 고쳐나가고 치열하게 해답을 찾는 과정을 그린 이 책을 통해, 현지조사에 막 도전하려는 여성에게, 현지조사를 바탕으로 하는 학문을 고민하는 예비 여성 연구자들에게, 학문의 세계에 발을 디디려는 여성 도전자들에게, 또는 세상의 벽에 절감하며 움츠려든 이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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