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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할당을 넘어 동수정치로… 박인숙 정의당 전 여성위원장이 정리한 여성정치투쟁사
책 ‘여성정치의 정석- 할당을 넘어 동수정치로’
책 ‘여성정치의 정석- 할당을 넘어 동수정치로’ⓒ다인아트

누군가는 여성이 더 대접받는 세상이 됐다고 주장한다. 각종 여성 할당 제도와 지원제도를 언급하면서 남성이 오히려 역차별당하고 있다는 주장까지 한다. 임금 격차를 비롯해 각종 수치는 이런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정치영역을 살펴보면 여성이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더욱 참혹하다. 1893년 전 세계에서 최초로 뉴질랜드에서 여성에게 참정권을 허용한 이래 백 년이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오늘날까지도 여성은 여전히 정치계의 소수자다. 전 세계 국회에서 여성이 차지하고 있는 의석수는 전체의 4분의 1도 채 안 된다. 세계의 정치 지도자들 대부분은 남성이다.

하지만 이런 현실은 우리나라를 보면 더욱 참혹하다. 여성의원 비율이 역대 최다라고 하는 20대 국회조차 여성 의원의 비율은 17%, 299명 가운데 51명에 불과하다. 아주 더딘 속도지만, 이런 수치는 지난 2000년 비례대표 30% 여성할당제가 도입된 이후 조금씩 세상을 변화시켜온 결과다. 그리고 그러한 변화의 중심에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들의 노력이 있었다. 여성 정치의 확대, 평등정치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온 지난 시간들을 정리한 책이 출간됐다. 바로 박인숙 정의당 인천 계양구위원장이 쓴 ‘여성정치의 정석- 할당을 넘어 동수정치로’이다.

이 책은 선거를 앞두고 출간된 책이지만, 다른 정치인의 책과는 다르다. 이 책은 세계적인 여성참정권 운동의 역사, 우리나라 국회 역사, 여성할당제를 도입한 진보정당의 노력과 당시 논의과정 등을 상세하게 담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 여성정치의 확대 과정이 얼마나 지난했으며, 여성정치의 실현이 가진 가치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박 위원장은 민주노동당 창당 초기부터 최고위원과 여성위원장, 정의당 여성위원장 등을 맡아 현장에서의 자신의 경험을 함께 담아 살아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민주노동당 여성정치인들의 노력으로 창당과정에서부터 선출직과 임명직 30% 여성할당과 여성 30% 이상 지역할당, 비례후보 여성 홀수교호 순번제 등 다양한 제도를 마련했고, 이런 제도를 바탕으로 보수정치를 견인해 여성 정치의 확대를 이끌었으며, 아울러 여성들의 정치 진출은 장애인을 비롯해 사회적 소수자들의 전진을 함께 이끌어 여성뿐 아니라 한국사회 전체의 진보를 이끌어 민주주의를 완성해 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여성할당제는 이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30% 할당이 마치 상한처럼 인식되는 부작용도 가져왔다고 이 책은 지적한다. 박 위원장은 “30% 이상 여성할당제는 어느 순간에 30%최고점이 되어버리고 유리천정이 되고 있다. 이는 공정하지도, 평등하지도 않다. 시민의 얼굴을 한 정치, 사회, 경제를 만들어가기 위해 이미 사회 구성원의 51%를 넘고 있는 여성들의 광범위한 참여를 위한 동수정치로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면서 “할당제를 넘어 동수정치 시대로 전환을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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