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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영의 마음산책] 에니어그램으로 본 성격 이야기 : 6유형 안전제일주의자

점잖고 진지해 보이는 6유형들에게 ‘안전제일주의자, 범생이, 양반, 신사, 요조숙녀’ 등의 별칭은 제법 어울려 보인다. 외형은 1유형만큼이나 꼿꼿하고 단정한 모습이지만 자기 원칙을 타인에게 주장하거나 날카로운 눈매로 혼을 내는 공격적 행동은 보기 힘들고 오히려 개입을 매우 조심스러워 한다.

6유형들은 신뢰를 쉽게 얻는 경향이 있다. 너는 너, 나는 나 선을 긋는 듯 내 문제와 타인의 문제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태도가 다소 차가워 보이지만 괜한 오지랖을 부리지 않아 오히려 신뢰를 준다. 경솔하지 않고 성실하며 책임감 있는 삶의 태도나 돌발적이지 않고 규칙을 중시하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 있어 더욱 그렇다.

이들은 신념에 가장 충실한 사람들로 꼽힌다. 자기 확신의 부재에서 비롯되는 타인과 환경에 대한 의심은 이 세상을 위험하고 예측불가능한 곳으로 간주하는 경향을 낳는다. 그래서 쉽게 무언가를 믿거나 관계를 맺지는 않으나 일단 선택하게 되면 어지간해서 그 믿음을 깨거나 관계를 파기하지는 않는다.

의심과 회의, 걱정과 두려움으로 요약되는 이들의 익숙한 내면 상태는 확실한 것을 찾고 안정을 희구하는 외적 태도로 드러난다. 의젓한 외형 안에 ‘돌다리를 두드려보고도 안 건너는 겁쟁이’가 도사리고 있음을 눈치채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세상은 위험한 곳이라는 설정이 있기에 자신의 소심함이나 두려움을 눈치채지는 것 또한 상당히 우려스러운 일이기에 무던히도 이를 감추기 때문이다.

심리 상담 분노 (자료사진)<br
심리 상담 분노 (자료사진)ⓒpixabay

세상은 위험하고 불확실하며 자신은 힘이 없다고 느끼는 자들에게 걱정은 일상이다. 이렇게 하면 저렇게 될까, 저렇게 하면 이렇게 될까 끝도 없이 펼쳐지는 마음속 회의와 불안에 기반한 걱정거리들은 머리를 떠날 날이 없다.

무엇을 봐도 되는 구석부터 발견하고 환호하는 3유형에 비해 너무나 빠르게 최악의 경우를 먼저 떠올리게 되어 신중함이나 준비성은 키워질망정 그토록 원하는 평화는 요원하고 한낱 개념에 불과하게 된다. 큰 욕심이라도 냈으면 억울하지나 않을 텐데 야망은커녕 자잘한 일 앞에도 근심 걱정이 먼저 손을 내미니 언제 한 번 속 시끄럽지 않은 마음 편한 날을 맞을 수 있을까.

자신에 대한 믿음과 함께 타인이나 상황에 대한 믿음을 의심에 대한 확인의 과정에서 얻으려 하나 이 또한 쉽지 않다. 기실 이런 과정은 자신에 대한 불신에서 시작되기에 많은 자료가 있고 무수히 확인되어도 든든한 믿음이 생겨나기 어렵다.

신념에 충실하고 신뢰를 쉽게 얻는 6유형
너무나 빠르게 최악의 경우를 떠올려 마음의 평화가 쉽지 않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 평안과 여유를 체험해보길

물가로 놀러 가는 회사 야유회 기획팀장을 맡게 된 6유형이 겪을 마음의 부담은 다른 어떤 유형보다 심할 수 있다. 야유회를 통해 자신이나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는 기회가 된다든가 팀워크가 좋아지거나 회사 분위기가 쇄신되는 것과 같은 적극적 목표보다 ‘한 사람도 물에 안 빠져 죽고 무탈하게 데리고 돌아와 임무를 끝내기’와 같은 혼자만의 소극적 목표를 설정하기 쉬울 것이다.

그런데 작은 문제가 모든 일을 망칠 거라 걱정하며 불쑥불쑥 떠오르는 오만가지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느라 심신은 더없이 소진되지만 행동은 차분하고 꼼꼼한 준비성과 치밀함이 다른 사람들로서는 든든할 뿐이다.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는 법, 이렇듯 이들에게 절친 같은 불안과 걱정에 사는 힘을 빼앗기기도 하지만 여기에서 힘을 얻어 성실함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이는 이들에게 주요한 삶의 자원이 된다. 책임을 맡지 않으려 노력하지만 기왕에 자신에게 주어진 일 앞에서는 누구보다 책임감을 발휘하며 노력하는 그들에 대한 타인들의 신뢰는 자신이 아는 것보다 크고 깊다.

불확실함과 변화를 회피하는 측면은 꾸준함과 일관성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이 또한 삶에서의 순기능은 상당하고 신뢰를 얻는 데에 일조한다. 어지간해서 확언하지 않기에 이들의 한 마디는 무게가 실리며 속한 집단에서 신뢰를 받지 않기가 어렵다. 이들이 안정감을 느낄 때 툭툭 던지는 은근한 유머까지 얹어지면 은근히 인기까지 더해진다.

조직에서 주로 점수를 따는 부분이 차분하고 이성적이며 책임감이기에 도전이나 모험이 필요한 시기나 분야가 아니고서는 대부분 필요한 사람으로 꼽히는 편이다. 다만, 자신의 안전을 자신이 속한 집단이나 연관된 권위자에 의존하는 의존성이 큰데 이는 자칫 무언가 잘못되었을 때 그들을 탓하는 것으로 나타나기 쉬우니 유의하면 좋다.

변화와 다양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움직여나가는 것도 6유형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데에 도움이 된다. 지나치게 관례를 추종하며 창조성을 일깨우는 데에 게으른 이들의 두려움을 일소하고 자기 계발을 해가는 데에 일조할 수 있다.

심리 평화
심리 평화ⓒpixabay

무엇보다 성실함으로 애를 쓰며 살아가지만 새는 에너지가 많은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자신에게 닥칠까 봐 두려워하는 일에 주의집중이 향하여 그를 생각하면서 시간과 에너지가 빠져나가기에 늘 피곤한 느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실제 사는 일에 투입되는 에너지가 낭비되기 쉬운 점은 하루빨리 대책을 요하는 중요한 주제이다.

시작은 해결과 대비를 위한 것이라지만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문제에 집착하며 불쾌감-불안, 두려움, 걱정, 분노- 속에 머물러서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세상을 언제 어디서 뭐가 터질지 모르는 지뢰밭으로 인식하면서 쉽게 불쾌감 속으로 떠밀려가는 6유형들이 이를 알아차리고 중지시키는 일은 6유형의 성장을 위한 중요한 시작점이 될 수 있다.

이런 알아차림은 모든 유형에게 도움이 되지만 특히 6유형들이 유용하다. 지금-여기 이 순간을 즐기지 못하고 불쾌감이나 일으키는 막연한 미래에 가있는 의식을 지금- 여기로 찾아오는 일은 그 자체로 해방감을 맛보게 해준다. 또한 상당한 삶의 자원의 낭비를 막을수 있기에 그렇다. 내면에서 끝도 없이 이어지는 ‘위원회’를 스톱시키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함으로써 얻어지는 평안과 여유가 개념이 아니라 실제라는 것을 체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

신미영 열린학교상담아카데미 상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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