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김학의 성범죄’ 마지막 사건까지 묻어버린 검찰…멀어진 진실규명
뇌물수수 및 성접대 혐의를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뇌물수수 및 성접대 혐의를 받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뉴시스

검찰이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또다른 ‘별장 성범죄’ 의혹까지 불기소 처분했다. 해당 사건은 ‘김학의 성범죄’ 의혹과 관련해 검찰로 넘겨진 마지막 사건이었다. 이에 따라 최소한 검찰 단계에서 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는 일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11일 검찰 등에 따르면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대구지검장)은 지난 1월 말 최모 씨를 건설업자 윤 씨와 함께 성폭행한 혐의(특수강간치상)로 고소당한 김 전 차관을 무혐의 처분했다. 김 전 차관과 최씨가 서로를 무고죄로 고소한 사건도 불기소 처리했다.

검찰은 2013년 최초 수사 당시 김 전 차관의 성폭행 혐의를 무혐의 처분했고, 지난해 김 전 차관 성범죄 사건을 재수사하는 과정에서 최 씨의 고소장도 접수해 수사를 벌였으나 결국 진상규명에 이르지 못한 채 수사가 종결되고 말았다.

작년 3월 법무부 과거사위원회가 해당 사건에 대한 재수사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재수사를 권고하고, 검찰이 검사 14명을 투입한 대규모 수사단을 구성해 수사를 벌였음에도 그 결과물은 초라했다.

앞서 ‘김학의 수사단’은 작년 6월 ‘김학의 성범죄’ 사건의 본류인 또 다른 집단성폭행 혐의도 무혐의 처분했다. 대신 성폭행 의혹을 받는 행위를 ‘성접대’로 축소 해석해 김 전 차관을 뇌물 혐의로 구속기소했으나, 이마저도 1심에서 무죄 판단이 나와 김 전 차관은 작년 11월 석방됐다. 결국 검찰의 허술한 기소가 무죄 선고로 이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밖에 당시 수사단은 외압과 유착 등 의혹을 받는 다른 전·현직 검사들에게도 면죄부를 줬다.

검찰이 끝내 외면한 ‘김학의 성범죄’ 의혹, 진상규명의 길 완전히 가로막혔나?

이번 불기소 처분을 포함해 그동안 검찰이 보여준 사건 처리 과정은 피해자나 여성들에게 절망감을 줄 뿐 아니라, 사회 구조적 모순을 절감케 한다. 성범죄가 수반하는 ‘폭력성’을 배제하면서 성접대 사건으로 축소해버리는 검찰 시각의 한계는 물론, ‘제식구 감싸기’로 귀결될 수밖에 없는 검찰 수사 행태는 혁파해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

따라서 이러한 해묵은 과제를 해소함과 동시에 ‘김학의 성범죄’ 사건 진상규명의 길을 다시 열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런 측면에서 오는 7월 출범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관심이 쏠린다. 공수처법이 규정하는 수사 대상에 전·현직 검찰의 직무 관련 혐의도 포함돼 있어 원론적으로는 고소·고발이 있을 경우 여환섭 지검장을 단장으로 하는 검찰 ‘김학의 수사단’의 미흡한 수사가 공수처 수사선상에 오를 수는 있다.

다만 2013년과 2014년 진행됐던 ‘김학의 성범죄’ 1~2차 수사 과정의 부실 의혹조차 규명되지 않은 데다, 최근 ‘김학의 수사단’이 기소한 성접대 뇌물 혐의가 1심에서 무죄 판단을 받은 사례가 얽혀 있어 실제 공수처가 유의미한 결과물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그러나 만약 ‘김학의 수사단’을 상대로 한 공수처 고소·고발 등이 이뤄진다면, ‘김학의 성범죄’ 사건에 대한 특별검사팀을 꾸려야 한다는 주장에도 어느 정도 힘이 실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김학의 특검’ 도입에 대한 주장이 강하게 제기됐으나,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

특검이 도입될 경우 김 전 차관뿐 아니라 ‘별장 성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아온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윤갑근 전 고검장, 박충근 전 춘천지검 차장 등 전직 검사들도 수사선상에 오를 가능성은 남아 있다.

강경훈 기자

사회부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