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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예수의 전지적 시점으로 쓴 ‘예수傳’
나는 예수입니다 - 도올의 예수전
나는 예수입니다 - 도올의 예수전ⓒ통나무

우리 민족에게 기독교가 전파된 지 200여 년이 지났다. 1777년 겨울 주어사에서 열렸던 강학에서 시작된 기독교는 지금 천주교, 개신교를 포함해 1500만 명에 이르는 신자를 거느리고 있다. 특히 개신교는 한반도에서 가장 많은 신자를 거느린 종교로 발전했다. 하지만, 교회와 신자는 많아졌지만, 우리의 기독교는 배타적 신앙으로, 때론 광신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많다. 이제는 2천 년 전 예수의 가르침으로부터 멀어진 기복신앙으로 변질됐다는 비판도 나온다.

갈릴리 출신으로 지금으로부터 2천 년 전에 이스라엘 땅에서 살았던 예수는 과연 어떤 인물이었을까? 그의 가르침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우리는 그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이런 질문에 예수가 직접 답을 한다면 무어라 말할까? 도올 김용옥 선생이 예수 자신이 쓰는 자서전 형식으로 예수의 삶과 생각과 가르침을 담은 책 ‘나는 예수입니다’를 출간했다.

이 책은 지난해 출간된 도올의 성서 주석서인 ‘마가복음 강해’와 관련이 깊다. 마가복음은 예수의 공생애를 기록한 복음서 가운데 가장 먼저 쓰인 복음서다. 예수의 삶과 생각의 원형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도올은 ‘마가복음 강해’를 통해 같은 공관복음서(같은 관점의 복음서)인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기록이 아닌 철저하게 ‘마가복음’에 기초해 예수 사상의 원형을 찾은 바 있다. ‘나는 예수입니다’는 ‘마가복음 강해’가 담고 있는 주제를 예수가 직접 말하는 형식을 통해 대중들에게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고 있다.

이 책은 성서를 올바르게, 특히 신약성서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개 돕고 있다. 신학계에선 19세기부터 성서를 비평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신약성서의 기록들 속에서 역사적 예수를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신자들은, 심지어 상당수의 목회자와 신학대에서조차 ‘성서무오설’에 입각해 성서를 비평적 시각 없이 무조건 믿고 있다. 성서를 비평하면 ‘성서가 거짓말이라고 폄훼하는 것이냐’고 화내는 이들도 있다. 도올은 이 책에서 이렇게 믿고 있는 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들이 지금 ‘신약성경’이라고 받들어 모시고 있는 문헌은 근본적으로 거짓말과 참말이라는 인식방법으로 접근될 성질의 것은 아닙니다. 거짓말이든 참말이든 그 모든 기술은 그 나름대로 양식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도올은 복음서를 예수의 사상을 전하기 위해 초대교회 신자들이 선택한 일종의 문학양식으로 그것은 ‘드라마’에 가까운 양식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그 예수의 수난 드라마를 아주 친절한 설명과 함께 전하고 있다. 예수의 갈릴리 사역과 예루살렘에서의 십자가 수난의 모든 과정이 마가복음의 일정에 따라 다뤄진다. 비평적 시각으로 성서를 보는 건 이미 서양에서 오래전부터 시작한 방식이지만, 도올은 동양적 사유를 더하며 예수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해를 돕고 있다. AD 70년 예루살렘 멸망 이후의 폐허에서 예수를 인류의 보편적 메시아로 어필시키려는 마가의 차원 높은 의도와 사상적 고뇌를 포착하여 저자는 2천년 전의 예수를 피가 돌고 맥박이 뛰는 생동하는 오늘날의 인물로 그려냈다.

그렇다면 예수는 과연 어떤 인물이었을까? 기독교에서 예수는 교회를 만든 구원자 혹은 메시아로 묘사되지만, 이 책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한다. “나는 살아있을 동안에 교회를 만든 적이 없습니다. 나는 갈릴리의 민중과 더불어 살았을 뿐이며, 나를 믿으라고 하는 신앙공동체를 만든 적이 없습니다. 나는 더불어 살았을 뿐이며, 더불어 행동했을 뿐이며, 더불어 구원의 실천을 모색했을 뿐입니다.”

가난한 자, 병든 자, 여성과 어린이, 장애인 등 모든 억압받는 사람들이 예수에게는 우선적인 관심과 존중의 대상이었다. 삶의 고통 속에서 애달파하는 인간들에게 예수는 한없는 연민을 베풀었다. 예수의 가장 중요한 계명은 “네 이웃을 네 몸같이 사랑하라!”이였고, 예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누구든지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이 실천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것만이 예수의 확실한 가르침이다. 도올은 이것 이외의 예수는 허상이라고 강조한다.

최근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신천지를 비롯해 수많은 이단들과, 이단은 아니지만 많은 교회들이 예수 사상의 핵심을 종말론에서 찾고 있다. 하지만, 도올은 예수는 종말을 말한 적이 없다고 강조한다. 종말은 예수의 천국운동과 배치된다고 말한다. 예수의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이다. “사랑의 하나님은 시간의 종료가 아닌 시간의 지속을 사랑하는 하나님입니다. 이 세계를 사랑하는 하나님이며 이 세계 위에 사는 사람들을 사랑하며, 그들이 만들어가는 역사를 사랑하는 하나님입니다.”

예수는 우리에게 ‘깨어있으라’고 말했다. 기독교는 이 말을 종말의 대비로 이해했다. 하지만 도올은 이것을 하나님 나라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깨어 있어라! 이것은 나의 최종적인 담론이기도 합니다. 내가 이 세상사람들에게 남긴 최종적 담론은 ‘깨어 있으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계속 쓰인 ‘시간’이나 ‘때’는 모두 “카이로스”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때는 이 세상의 종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을 말하는 것입니다. 구약의 단절을 말하는 것이며 신약의 선포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종말이 아닌 하나님 나라의 시작입니다.“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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