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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밀려드는 글로벌 경제위기, 이번엔 다르게 대처해야 한다

한국은행이 16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0.75%로 인하했다. 국내 기준금리가 0%대가 된 것은 사상 최초다. 임시회의로 금리를 내린 것도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코로나발 경기침체가 금융시장의 불안정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한국은행의 전격적인 금리인하조치는 지난 3일 정책금리를 0.5%포인트 내린데 이어 전날인 15일(현지시간) 0∼0.25%로 1.00%포인트 인하한 미국 연준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우리나라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글로벌 중앙은행의 정책 공조에 합류하게 됐다.

주요국들은 앞다퉈 적극적인 양적완화에 나서고 있다. 두 달여 만에 시가총액 1경 9천조가 전세계에서 증발되는 등 심각한 금융위기징후에 당국 차원의 선제적 대응을 하는 것이다. 미 연준은 2주 동안 두 차례의 금리 인하 외에 국채 5천억달러, 주택저당증권 2천억달러, 총 7천억달러 (약 850조원) 규모를 사들였다. 캐나다와 영국은 금리를 인하했고, 일본은 기업어음과 회사채 매입한도를 각각 1조엔(약 10조원)씩 증가시켰다. 이미 마이너스 금리 수준인 유럽중앙은행은 금리인하 대신 유럽은행들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저금리 장기대출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국내외 경제주체들은 대체로 코로나발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 나아가 전문가들은 실물경제 타격이 금융시장을 강타하여 복합위기가 오고 있다고 우려한다.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는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실물경제로 옮아온 것이지만 코로나발 경제위기는 실물경제위기가 금융위기로, 그것이 다시 실물경제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될 수 있다. ‘반토막 증시발작’과 전세계적으로 생산, 투자, 소비 모두 침체되는 글로벌 경기악화의 끝은 세계경제공황이다. 이미 많은 연구기관이 올해 전세계 국내총생산이 10% 가량 줄어든다거나 올여름부터 2008년 금융위기를 넘어서는 폭풍이 몰아칠 것이란 예측치를 발표하고 있다. 2008년이 미국발 그것도 월스트리트발이었다면 2020년은 중국발이거나 아예 세계 동시다발적일 수 있다. 그만큼 위험하고 예측불가하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3일 비상경제시국으로 규정하고 전례없는 대응계획을 내놓으라고 지시한 바 있다. 글로벌경제위기는 어차피 못 막는다. 함께 감내하고 이겨내야 한다. 문제해결의 핵심은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경험처럼 경제위기를 틈타 재벌 잇속챙기기로 귀결되는 것을 방지하고 국민경제를 두루 돌보는 것이다. 기회 있을때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터져나오는 주52시간 근무제 적용과 최저임금 인상 반대, 각종 기업규제 철폐 등 재벌과 보수정치세력의 주장에 현혹되어선 안 된다. 시장에 돈을 풀어도 가져가는 이들은 준비된 상위 1%이고 정작 생계비가 막막한 국민 다수에게 돌아오는 것이 없다면 비상한 경제대응이라고 말할 수 없다. 경제위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상황인식은 중요하고 그 대응은 선제적이고 비상해야 한다. 하지만 대응의 목표는 국민 전체를 위해야 하고 대응의 수단은 범정부적이어야 한다. 대기업부터 살려서 기업의 투자여력을 키워야 한다는 지겨운 레퍼토리에 빠져들어선 안 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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