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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 칼럼] 잠이 보약인데, 잠을 못 자고 있다면

늦게까지 잠을 안 자다 보니 어느 순간 잠이 달아난 적이 있나요? 또 새벽에 깨서 잠깐 화장실을 다녀왔더니 다시 잠들기 어려웠던 적은 없나요?

제 경험입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불면증이라는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없습니다. “너 어제 새벽에 화장실 다녀오던데, 배 아팠어?” 라고 물어보는 친구의 말에 “내가 화장실 다녀왔었다고? 기억 안 나”라고 대답할 정도로 잠을 잘 잤습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화장실 다녀온 기억이 나고, 화장실에 다녀오면 잠이 잘 안 오는 날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위와 같은 경험은 알고보니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의 장난이었습니다.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체라는 곳에서 분비되는데, 그 분비량(생성량)이 나이에 반비례하는 경향성이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새벽잠이 없어지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는 통계로 보는 질병정보를 제공하는데, 이 중 60대 이상 연령층이 주의해야하는 질병 세가지 중 하나로 ‘불면증’을 뽑고 있습니다.

불면증 자료사진
불면증 자료사진ⓒ사진 = pixabay

노년의 어른들만 잠을 못자는 것은 아닙니다. 청년 혹은 청소년들이 멜라토닌이 고갈되어 버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환자분들을 상담하다 보면 “저는 19살 때부터 잠을 잘 못자요. 수면유도제를 항상 침대 옆에 둬요”, “애가 9시에 자러 들어가는데, 10시가 다 되어서야 잠들어요” 이런 류의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이렇게 되는 대표적 원인은 ‘생체리듬이 깨졌을 때’, ‘스트레스에 시달릴 때’ 두 가지입니다.

멜라토닌은 깜깜한 밤이 되면 분비가 잘 되고, 특히 밤 11시부터 새벽 1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분비됩니다. 반대로 밝을 때, 특히 푸른 스펙트럼의 빛을 받았을 때는 분비가 억제됩니다. 그러니 TV를 보느라, 공부를 하느라, 생각에 잠겨서 등 여러 이유로 새벽까지 잠을 지속적으로 자지 않아 생체리듬이 깨졌을 경우, 멜라토닌이 분비되지 않거나 분비량이 부족하게 됩니다. 위의 이유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 때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러니 지속적으로 새벽까지 잠을 자지 않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마치 ‘난 좋은 수면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습니다. 새벽 1시 이후에는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드니 잠들기도 더 어려워집니다.

잠을 못 잘 때, 또 하나 점검해야 것은 ‘상시 복용하는 약’입니다. 2000년대 후반 미국에서 ‘수지 코헨’이라는 약사가 ‘드럭머거(drug mugger)’라는 개념을 만들었습니다. 한국어로 번역하면 ‘소매치기 전문 약물’ 정도가 될 거 같은데, 약이 인체 내에서 잘못 작용을 하여 우리 몸의 유익한 영양소를 빼앗아간다는 개념입니다. 멜라토닌을 소매치기하는 약물들로는, 항히스타민제, 항불안제, 혈압약 중 하나인 베타차단제, 스테로이드 등이 있습니다. 이런 약물들이 수면을 방해하고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하고 점검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수면(자료사진)
수면(자료사진)ⓒPublic Domain Pictures

좋은 수면을 위해 우리는 멜라토닌 생성을 촉진시키는 습관은 기르고, 멜라토닌을 억제하는 습관은 줄여야 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안내하는 불면증 예방 팁(TIP)을 공유하며 오늘 칼럼을 마무리합니다. 모두 좋은 밤 되시길 바랍니다.

불면증 예방을 위한 Tip

하나, 낮잠은 되도록 피합니다.
둘,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기상 시간은 반드시 정하고, 그 기준에서 2시간 이상 벗어나지 않도록 합니다.
셋, 수면을 방해하는 물질(담배,술,커피 등)을 가급적 피하고, 저녁 식사에 과식을 하지 않습니다.
넷, 침실은 오로지 잠을 자기 위해서만 사용합니다. 다른 일이나 책을 볼 때 침대 위에서 보는 것을 피합니다.
다섯, 잠이 오지 않을 때는 무리하게 잠들려 애쓰지 말고,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읽는 등 다른 일을 하다가 잠이 오면 다시 잠자리에 듭니다.
여섯,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되, 밤 8시 이후로는 삼갑니다.
일곱, 멜라토닌이 합성되어야 수면에 도움이 되므로, 매일 조금이라도 햇빛을 쪼입니다.
여덟, 알코올과 수면제 남용을 피합니다.

안준 전주 미소로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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