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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한 여성이 살아온 4개의 다른 삶… 같은 듯 다른 나
영화 ‘그 누구도 아닌’
영화 ‘그 누구도 아닌’ⓒ스틸컷

우리들의 삶은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같은 사람이지만 그를 만난 시기와 장소에 따라 그를 다르게 기억하기도 한다. 삶의 단계에 따라 만들어지는 성격도 다양하다. 그런 여러 얼굴들이 합쳐져 우리는 같은 듯하지만 서로 다른 나로 구성된 자신을 형성한다. 프랑스의 아르도 데 팔리에르 감독이 지난 2016년 만든 영화 ‘그 누구도 아닌’은 그런 인간의 다면적 요소를 잘 그려낸 작품이다.

영화엔 4개의 다른 이야기가 등장한다. 나이도 다르고, 이름도 다르고, 연기하는 배우도 다르지만, 4명 모두 같은 여성이다. 남편 다리우스와 파리로 이주해 작은 학교의 선생님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 르네. 누가 봐도 모범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아이를 가지고 싶었던 르네는 인공수정을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르네에게 타라가 찾아와 훔쳐간 자신의 몫을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그리고, 다음날 경찰은 르네의 집에 들이닥쳐 카린이란, 남편에겐 낮선 이름을 부르며 르네를 체포한다.

영화 ‘그 누구도 아닌’
영화 ‘그 누구도 아닌’ⓒ스틸컷

르네의 체포 이후 다른 이름으로 다르게 살아왔던 지난 삶들이 드러난다. 20대 초반의 산드라은 자신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 남성을 만나 경마장에서 일하고, 그곳에서 타라를 만나 큰 돈이 될 수 있는 물건을 빼돌리는 사기를 친다. 영화는 시간을 더욱 거들러 13살 카린으로 넘어간다. 폭력적인 아버지로부터 벗어나려는 카린은 자신의 나이를 속이면서 밤마다 나이많은 남성들을 만나며 탈출을 꿈꾼다. 영화의 마지막엔 여섯 살 키키가 등장한다. 키키는 폐차장에서 두 명의 친구와 숨바꼭질을 하다 친구들을 잃어버렸고, 친구들은 결국 비극을 맞이 한다.

영화 속 이야기는 현재의 르네 이야기가 나오는 중간에 과거의 이야기 3편을 독립적인 이야기처럼 집어 넣었다. 현재와 과거의 이야기가 나오고 다시 현재로 돌아와 지난 시간이 준 여러 여러 모습을 바탕으로 오늘의 르네를 이해하도록 돕고 있다. 다른 연령대의 르네, 산드라, 카린, 키키는 전혀 다른 모습이지만, 한 사람이다. 그리고, 그들은 다른 것 같으면서도 성, 아버지 등 같은 고민을 공유하고 있다.

영화 ‘그 누구도 아닌’
영화 ‘그 누구도 아닌’ⓒ스틸컷
영화 ‘그 누구도 아닌’
영화 ‘그 누구도 아닌’ⓒ스틸컷

삶은 이렇게 다양한 얼굴을 가진다. 어느 한 시기의 모습으로 삶의 전체를 규정하긴 힘들다. 지난 시간의 삶의 모습들은 닮아 있는 듯 하면서도 전혀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다. 아르도 데 팔리에르 감독은 “사람은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주위를 돌아볼 수 있게 되고 장소, 사람, 습관을 비롯해 모든 것이 변했음을 발견한다. 우리의 삶은 몇 개의 삶으로 이루어져있고, 우리는 여러 존재를 통해 탄생한다”면서 “네 명의 여배우들이 한 여성의 삶 속 네 시절을 연기하는 것이다. 그들은 실제로 닮지는 않았다. 다양한 연령대의 인물이 그들 각각의 정체성을 주장하고 싶어하고, 지나간 시절과 다르게 자신을 규정하는 걸 원하는데, 왜 그들을 똑같이 보이게 해야하는가? 캐릭터의 일관성만이 중요한 것이며, 그 연속성은 네 명의 다른 배우들을 통해 나타났다. 실제 삶처럼 그들은 똑같으면서도 다르다”고 말했다.

르네 역은 아델 에넬이, 산드라 역은 아델 에그자르코풀로스가, 카린 역은 솔렌 리곳이, 키키 역은 베가 쿠지테크가 맡았다. 영화는 26일 개봉한다.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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