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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 이후...“CJ텔레닉스, 정부지침위반·대화거부”

CJ그룹 CJ텔레닉스 사업장에서 일하는 콜센터 상담사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노조의 설문조사에서 칸막이·가림막 설치, 동료 간 간격 조정, 헤드셋·마이크 1일 1회 소독, 주기적인 환기 등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한 정부 지침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이 이러한데도, CJ텔레닉스는 노조의 대화요구엔 응하지 않고 실적 압박에만 집중하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노동조합은 26일 서울 구로구 CJ텔레닉스 구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시행한 ‘CJ텔레닉스 코로나19 대책 긴급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실태조사는 지난 16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압구정·구로·상봉, 부산 전포동·해운대·중앙동, 원주, 목포, 대전, 대구 등에 있는 CJ텔레닉스 사업장 조합원 및 일부 비조합원 상담사를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200여 명이 설문조사에 참여했다고 노조는 밝혔다. 응답률은 약 80%였다.

희망연대노동조합 CJ텔레닉스 실태조사결과 발표
희망연대노동조합 CJ텔레닉스 실태조사결과 발표ⓒ민중의소리

88% “칸막이·가림막 설치 없어”
81% “상담사 간 간격 조정 없어”

앞서 은행가와 공공기관 일부 콜센터들은 콜센터 집단감염 방지를 위한 정부 지침이 발표되자 책상에 칸막이를 아크릴 등을 덧대 높이고, 상담사 간 거리를 넓히기 위해 순환근무 및 재택근무 등을 시행했다.

하지만 노조 실태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계열의 CJ텔레닉스 사업장에서 일하는 콜센터 상담사 중 상당수는 이 같은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회사가 ‘칸막이 혹은 가림막 설치’를 했는지 묻는 질문에서 88.2%의 응답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상담사 간 간격 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묻는 질문에서도 81.3%의 상담사가 간격 조정이 안 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비말 접촉이 우려되는 헤드셋·마이크 등에 대한 1일 1회 소독’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84.8%의 상담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공기 중 비말 전염을 막기 위한 ‘센터 내 주기적 환기’(2시간 마다 1회 권고)가 이루어지고 있냐는 질문에선 70%의 상담사가 “아니오”라고 답했다.

연차·병가·조퇴·반차 등의 자유로운 사용에 대한 정부 지침도 있었으나, 68%의 상담사가 이 또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이를 제때 사용하려면 개인목표·일일복표 등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업무관리가 줄어야 하지만, 89%의 상담사가 “줄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20.5%의 상담사는 점심시간 1시간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마스크 및 손소독제 지급은 설문조사에 참여한 모든 상담사가 “지급되고 있다”고 답했다. ‘책상, 의자, 사무기기, 문 손잡이, 난간 등의 정기적인 소독’과 ‘비접촉식 체온계 비치 또는 열화상카메라 설치 등’에 대해서도 각각 81.8%·78%의 상담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답했다.

부산에서 CJ텔레닉스 상담사로 일하는 김승진 CJ테레닉스지부장은 “구로 콜센터 집단감염 이후 콜센터 상담사들이 감염병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여전히 상담사들은 힘들게 일하고 있다”며 “부산 센터만 보아도 손소독제, 마스크 지급, 열 체크 외에 거의 안 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장 순환근무가 안 된다면, 최소한 파티션 위에 가림막이라도 설치가 되어야 하는데 바뀐 게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낮은 파티션은 그대로고, 센터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아 갑갑한 상태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점심시간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화장실 갈 시간, 물 마실 시간, 아주 잠깐이라도 쉴 시간이 없다면 법적으로 보장된 1시간 휴식시간만은 제대로 지켜져야 하는데, 우린 쉴 수가 없다. 회사에선 ‘시킨 적 없다’ ‘강요한 적 없다’고 한다. 매일같이 개인 실적과 팀 실적이 공개되고, 실시간 공지로 응대율과 목표량이 체크된다. 이게 강요가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한탄했다.

또 “재택근무 상담사들은 시간 외 근무가 더욱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존 15분 휴식시간이 아예 사라졌다”며 “콜 수 등 목표량을 채우기 위해선 콜 상담에 따른 제반 업무를 업무 외 시간에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계속해서 교섭지연”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노조는 “지속해서 사 측에 대화 및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 측은 교섭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노조는 전했다.

더불어사는 희망연대노조 노동존중CJ텔레닉스지부가 설립을 공식화한 것은 올해 1월이다. 이후 올해 2월경부터 노조가 코로나19 대책을 비롯한 현안 개선 요구를 시작했지만, 회사는 대화·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달 5일에도 공식적으로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사 측은 교섭을 미뤘다. 그러다 ‘사 측이 지난 9일 난데없이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접수한 것’을 지난 10일 교섭요구사실 공고 신청을 하려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갔다가 알았다고 노조 관계자는 말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동청을 통해 알아본 바론 복수노조가 존재하지 않는다”라며 “그런데도, 회사가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한 이유는 교섭을 지연시키기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임시대책만으론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없다”며 “전 구성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하고, 무엇보다 회사가 노조를 배제하려는 일체의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CJ텔레닉스는 즉각 노조의 면담 요구에 응하여 코로나19 등에 대한 대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CJ텔레닉스 측은 “회사에서 파악하고 있는 내용과 매우 다르다”라며 반박했다. 회사는 “연차사용 비율이 90%가 넘고, 좌석배치도 현재 70%가량의 직원이 격자 형태의 근무를 하고 있다”며 “이런 내용이 노조의 설문조사와는 다르다. 설문조사를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올해 1월부터 서버가 준비 되는대로 재택근무를 확대해 가고 있으며, 상담사 간 공간 확보를 위해 근무지도 추가로 확보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와의 교섭이 늦어지는 이유에 대해서도 “CJ텔레닉스에 콜센터만 있는 게 아니다. 보안 등 여러 가지 사업을 하다 보니 고용형태도 다양하다. 이에 한 가지 직종에 대해서만 교섭하는 건 적절치 않아 교섭단위분리 신청을 한 것”이라며, ‘사 측이 교섭을 늦추기 위해 교섭단위분리 신청을 한 것 같다’는 노조 측 말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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