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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④] 불법 사찰·노조 파괴한 삼성, 꼬리자르기는 안 돼
삼성
삼성ⓒ민중의소리

이제는 ‘삼성’의 수식어가 된 문구, “또 하나의 가족”. 하지만 이 가족에 ‘노동조합’을 하려는 직원들이 낄 자리는 여전히 없습니다.

2019년 12월 이 문제와 관련한 두 차례의 판결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삼성그룹이 삼성 에버랜드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자행한 범죄에 대한 것, 다른 하나는 삼성전자서비스에서 벌인 노조 파괴 행위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다행히도 둘 다 유죄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명확하게 밝혀진 사실이 있습니다. 삼성그룹이 노동조합을 무너트리기 위해 전체 계열사 및 협력업체에서 장기간에 걸쳐 직원들을 불법으로 사찰하고 정보를 수집해왔다는 점입니다.

기록상의 범죄일람표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개인의 성격, 성향, 술자리 참석 여부 등의 사소한 사실까지 직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사찰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이는 노동조합 건설에 직접 참여했던 직원들에 대한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삼성그룹은 노동조합 설립을 사전 차단할 목적에서 무작위로 직원들을 사찰해, 의심되는 사람들을 ‘문제인력’으로 추렸습니다.

심지어 69곳의 시민·사회단체를 ‘불온단체’로 지정하고, 개인 연말정산 자료를 뒤져가며 이들 단체에 후원한 직원들을 색출하기도 했습니다. 문제 인력들에게는 ‘특별관리’의 명목으로 퇴사가 유도되는 등, 각종 불이익이 가해졌음은 물론입니다. 이 모든 행위는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하, 미전실)의 주도로 전 계열사 및 협력업체 공모 하에 조직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까지 보고되었습니다.

23일 오후 '삼성 불법사찰에 대한 시민사회단체공동대응' 관계자들이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등을 개인정보보호법과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등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에 앞서 기자 질문을 받고 있다. 2020.3.23
23일 오후 '삼성 불법사찰에 대한 시민사회단체공동대응' 관계자들이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 등을 개인정보보호법과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등 위반 혐의로 고발하기에 앞서 기자 질문을 받고 있다. 2020.3.23ⓒ사진 = 삼성의 불법사찰에 대한 시민사회단체 공동대응

앞선 판결이 책임자들에 대한 면죄부 되어선 안 돼

그러나 검찰은 기록상 드러난 사실과 달리 수많은 책임자들을 누락한 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및 소수 계열사, 협력업체의 인사·노무 담당자들의 일부 행위에 대하여만 기소했습니다. 그 결과 2019년 12월 선고된 판결들에서는 실제 이루어진 범죄 규모와 비교할 때 협소한 범위만이 판단되었습니다. 이건희를 비롯한 그룹 노사 전략 최종결정권자들은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었고, 미전실과 범죄행위를 공모한 수많은 계열사와 협력업체 및 그 인사·노무담당자들이 처벌 대상에서 누락되었습니다. 처벌된 자들 역시 전체 범죄 행위 중 극히 일부에 대하여만 판단받았을 뿐입니다.

지난 23일 시민단체들이 공동으로 이건희 회장·이재용 부회장·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목적은, 앞선 판결들이 삼성그룹이 자행해 온 수많은 범죄행위에 대한 면죄부가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는 데 있습니다. 판결 기록 상 불법 사찰 및 노조 파괴를 공모한 정황이 명백함에도 공소 사실에서 누락되어 처벌되지 않은 최종결정권자, 전체 계열사 및 협력업체의 대표자, 인사·노무 담당자들 전원이 이번 고발의 대상입니다. 이미 앞선 판결에서 처벌되었던 관련자들 역시 삼성그룹이 자행한 전체 범죄에 대하여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삼성의 꼼수 사과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

삼성그룹은 자신들의 잘못을 충분히 인정하고 사과했다고 홍보합니다. 그러나 이는 일방적이고 형식적인 사과였습니다. 사과의 과정에서 삼성은 시민단체들과의 면담을 거부했습니다. 반올림과 금속노조가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핑곗거리였습니다. 불법사찰 및 노조 파괴 범죄행위의 가장 큰[ 피해자들인 이들은, 삼성에게 사죄의 대상은커녕 대화 상대조차 아니었던 것입니다.

삼성그룹은 여전히 자신들의 범죄행위를 축소시키는 데 급급해 보입니다. 장기간에 걸쳐 직원들을 사찰해 온 흔적이 명백함에도 삼성전자는 ‘불법사찰은 단 1회에 그쳤다’, ‘그 외 어떤 범죄도 없었다’는 빤한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사과의 대상도, 내용도 기만으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삼성의 사과가 ‘꼼수’인 이유입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전경
서울중앙지방법원 전경ⓒ제공:뉴시스

재발 방지 위한 철저한 수사 및 엄격한 처벌을 촉구한다

삼성그룹의 태도는 전혀 변한 것이 없습니다. 여전히 ‘무노조 경영’이라는 반헌법적 기조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삼성그룹이 ‘무노조 경영’을 관철시키기 위해 매년 그룹 노사전략을 작성하고 일련의 범죄행위를 자행하였다는 사실, 최근까지도 블라인드앱, 라이브앱, 개인 SNS 등을 통하여 직원들을 사찰했다는 것, 퇴사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사전에 노조를 차단해왔다는 사실이 점점 밝혀지고 있음을 고려하면 삼성그룹의 범죄행위는 지금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직원들의 헌법상 기본권을 유린한 중대한 범죄행위를 자행한 삼성그룹이,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고 반성을 하지 않으면 동일 범죄가 반복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이런 끔찍한 범죄행위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지고 책임자들의 엄격한 처벌을 이뤄져야 합니다. 이를 촉구하고자 삼성을 고발했습니다. 저들에 대한 엄정 수사와 유죄 판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많은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를 보내주실 때입니다.

편집자 주) 최근 '삼성 노조 탄압 사건' 수사 및 판결 과정에서, 삼성그룹이 2013년 특정 시민단체를 '불온단체'로 규정하고 기부금 공제 내역을 바탕으로 해당 시민단체에 후원해 온 임직원들을 파악해 별도로 관리해 온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한국여성민우회, 환경운동연합, 향린교회 등 피해 시민단체들이 거세게 항의하자, 지난달 28일 삼성 측은 '임직원들의 시민단체 후원내역 열람에 대해 사과드린다'는 제목의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했습니다.

삼성 측의 사과에 대해 피해 시민단체들은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는 꼼수 사과"라 비판하고,"삼성 노조파괴 사건 판결에서 법원도 인정했듯이 삼성의 불법 사찰은 분명 수년 간 지속적이었다. 범죄의 내용도 단순히 시민단체 후원 내역을 열람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이들은 개인정보보호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이건희 회장·이재용 부회장·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상황입니다.

<민중의소리>에서는 삼성의 불법 사찰 행태를 비판하는 시민사회 인사들의 목소리를 연속 4회 기고를 통해 독자들께 소개합니다.

[기고①] 민간인 불법 사찰하고 어물쩍 넘어가려는 ‘초일류’ 삼성

[기고②] 삼성의 불법 사찰 사과는 무노조 경영 철회에서 시작해야

[기고③] 삼성은 도대체 누구에게 시민단체 불법 사찰을 사과했나?

이수열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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