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코로나 경제위기 : 밀레니얼은 절망적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문닫은 상점. 미국 미시간주 (2020.4.2)
코로나19 사태로 문닫은 상점. 미국 미시간주 (2020.4.2)ⓒAP/뉴시스

편집자주/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한복판에서 어쩌면 가장 불행한 세대는 밀레니얼 세대일지도 모른다. 미국에서 1980년대 초반, 200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지칭하는 밀레니얼 세대는 암울한 시대를 보내고 있다. 경제활동을 막 시작할 무렵에는 2008년 금융위기가 덮쳤다. 경제활동의 정점에 들어서자 코로나19 팬데믹이 몰아닥쳤다. 그들 대부분의 직업도 안정된 직종이 아니다. 암담한 미국 청년세대의 현실은 한국에 시사하는 바도 클 것이다. 미국 시사지 '디 애틀랜틱'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Millennials Don’t Stand a Chance

잃어버린 세대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밀레니얼 세대는 1929년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기에 노동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빚에 쪼들리고, 자산 형성도 못 하고, 혜택은 적은데다가 장래도 없는 직업. 그들은 부모나 조부모, 또는 형, 누나들이 누렸던 경제적 안정을 결코 얻을 수 없었죠. 밀레니얼 세대는 이제 2000년대 후반 대불황 때보다 더욱 심각한 경제적 대재앙의 한복판에서 경제활동의 전성기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그들은 부모 세대보다 더욱 가난한 처지에 놓이게 되는, 현대 미국 역사상 첫 세대가 될 거라고 장담할 수 있습니다.

전례없는 공중보건 위기가 야기한 기업도산, 고용위기가 다른 세대에 어떤 타격을 입힐지, 또는 각 세대가 이번 위기에서 얼마나 많은 소득과 재산을 상실할지 파악하기에는 아직 이릅니다. 그들이 얼마나 만회할 수 있을지도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밀레니얼 세대는 현 위기에 너무도 취약한 상황이라는 거죠. 그들은 기성 세대보다 저축한 돈이 얼마 없습니다. 투자할 돈도 거의 없어요. 담보대출을 받거나 임대를 하거나 팔 만한 자가 주택도 거의 없죠. 소득은 적고, 유급병가와 같은 혜택도 거의 없어요. 대신 줄기차게 갚아야 할 학자금 대출은 5천억 달러 이상이고, 계속 감당해야 하는 상당한 액수의 임대료와 보육비가 있습니다.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건 또 있어요. 밀레니얼들은 대부분 빠르게 사라지는 직종에 종사하고 있다는 사실이죠. 다른 세대와 비교해 볼 때 지나치게 높은 비율입니다. 이건 특히 밀레니얼 세대에게 타격이 큰, 청년층, 유색인종이나 여성 또는 장애인, 비정규직의 고용위기를 의미합니다. 바텐더의 대다수, 식당 종업원의 절반, 점포 직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이들이 바로 밀레니얼 세대입니다. 또한 밀레니얼 세대는 대부분 임시직이나 계약직으로 종사하고 있는데, 이런 직업들은 소비가 서서히 멈추면서 사라지고 있어요. 끔찍한 직종들이지만 거기에서조차 쫓겨나고 있죠.

청년 노동자들을 향해 재정적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다는 데이터가 있습니다. 미국의 진보 싱크탱크 '데이터 포 프로그레스'(Data for Progress)의 새 보고서에 따르면 45세 미만에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실직을 하거나 연가를 쓰거나 근무시간을 단축한 사람의 비율이 놀랍게도 52%에 달했습니다. 반면 45세 이상에서는 26%에 불과했습니다.

45세 미만의 거의 절반에 이르는 응답자는 연방정부가 저소득층과 중산층에게 긴급 지급하는 현금이 단 2주만에 고갈될 거라고 말했어요. 45세 이상에서는 3분의 1 정도만 그렇게 답했고요. 현금이 떨어진다는 건 밥을 굶고 사업을 실패하고 살곳을 잃는다는 겁니다. 그건 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에서 전성기를 맞는 세대가 대공황 형태와 같은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불황은 그 누구에게도 좋은 일이 아닙니다. 유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말이죠. 팬데믹도 그렇고요. 이 끔찍한 재난 속에서 태어난 미국인들은 출생시 체중이 더 적게 나갈 가능성이 있습니다. 재난의 장기적 영향으로 건강 상태도 부실할 거고요. 아이들은 학업 결손, 결식, 주거 불안정, 늘어나는 학대로인한 각종 트라우마를 평생 안고 살게 될 겁니다. 수명도 다른 세대에 비해 줄어들 겁니다. Z세대들은 심장질환, 폐암, 간질환, 약물중독의 고통 속에 더 빨리 죽게 될 겁니다. 한편 노년층은 경제적으로는 가장 안정된 세대일 수 있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건강 측면에서 보면 가장 끔찍한 결과를 맞딱뜨리고 있습니다.

Z세대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들을 지칭한다. 온라인 환경에 익숙하다 해서 '주머'(Zoomer)로도 불린다. 주머는 베이비붐 세대를 일컫는 '부머'(Boomer)에 빗댄 표현이기도 하다.

청장년층에게도 별로 좋은 소식은 없어요. 특히 청년층은 이번 위기의 취약층인데다가 빚은 많고 급여는 쥐꼬리만하죠. 밀레니얼 세대는 2008년도 금융위기 이후 대불황 때 입은 상처를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결코 완전히 치유될 수 없는 상처들입니다. 그들이 물려받은 건 구조적으로 청년층, 빈곤층, 유색인종의 불안정한 삶을 초래하는 반면 노인과 부자, 백인의 부를 영속화시키는 경제체제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80년대, 90년대에 유년기를 보낸 세대는 바르게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청소년기에 약물과 술에 찌들어 살지도 않았고요. 대학 진학률도 기록적입니다. 안정적이면서 의미있는 직업과 경력을 추구했어요. 그래도 별 소용은 없었죠.

수백만의 밀레니얼 세대처럼 불황 속에 노동인구에 편입한 청년 노동자들은 초반에 입은 손실을 수십년이 지나도 만회하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실업률이 1%포인트 오를 때마다 신규 졸업자들은 평균 초봉의 7%, 20년 후 평균 임금의 2%를 손해봅니다. 그 효과는 특히 저학력 노동자들에게 절망적으로 나타납니다. 출발선부터 혜택을 못 받은 그들은 영원히 저임금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가는 밀레니얼 세대의 삶은 그런 처참한 연구결과가 진실이라는 것을 입증합니다. 불황이 계속되면서 최근 졸업자들 중 절반이 직장을 못 구했어요. 밀레니얼 세대 공식 실업률은 20~30%에 달했죠. 학위와 정규직 직장을 가진 밀레니얼 세대가 2018년까지 얻은 소득은 X세대(1968년 전후에 태어난 세대)가 2001년 당시 벌고 있던 수준과 대충 비슷했어요. 하지만 고등교육을 마치지 못하거나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밀레니얼 세대는 X세대나 베이비붐 세대에서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보다 더 가난했습니다. 다시 말해 그동안 경제성장이 이뤄졌는데도 제일 잘 나가는 밀레니얼 세대들은 그나마 물에서 제자리 헤엄을 치는 수준이고, 가장 뒤처진 이들은 익사하는 상황이죠.

편집자주/X세대는 1968년 전후에 태어난 이들을 지칭하며 베이비붐 세대(베이비부머) 다음 세대이다. 베이비붐 세대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1946년부터 1965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일컬으며, 사회적·경제적 안정 속에 태어난 세대이다.

형편없는 임금 수준은 생계 위기, 엄청난 빚 부담과 맞물렸습니다. 교육비는 치솟아 80년대와 90년대, 2000년대를 지나면서 2년에 7%씩 올랐어요. 물가상승률보다도 훨씬 높아요. 이런 상황은 평균 3만3천 달러의 빚을 떠안은 밀레니얼 채무자들을 양산했죠. 게다가 투자에 대한 보상도 불확실합니다. 특히 흑인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말입니다. 임금에서 학위 프리미엄도 많이 줄었죠. 흑인 학생들에게 학위에 따른 자산 프리미엄은 송두리째 사라졌어요. 수백만의 미국 청년들은 학자금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분투하는 동안 주택공급 부족, 하늘 높이 치솟은 가격으로 부동산 시장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깨달았습니다. 부유한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집을 사고 새 집을 짓고 했지만, 밀레니얼 세대들은 그 집을 임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죠. 그렇게 청년세대로부터 기성세대로 부가 넘어갔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기성 세대와 달리 자산을 늘릴 기회가 없었어요. 어떠한 재난 상황을 맞더라도 도움이 되고, 아프거나 곤경에 처한 친지를 도울 수 있고, 사업을 시작하거나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고, 아니면 다시 학교도 갈 수 있는 재정적 완충장치가 없다는 뜻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가 닥쳤을 당시 X세대는 밀레니얼 세대가 현재 가진 것보다 두 배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현재 X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보다 저축액은 두 배, 자산은 무려 네 배를 가지고 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그 짧은 커리어 동안 평생에 한 번 겪을까 싶은 최악의 경기침체를 벌써 두 번째 맞고 있습니다. 첫 번째 위기로 인해 그들은 더 나쁜 평생소득의 궤도에 올라섰고, 자산시장 진입도 가로막혔죠. 현재 직면한 두 번째 위기에서 그들은 소득 정점에 들어서는 바로 그 시점에 봉급이 깎여 버렸습니다. 2천만의 아이들이 그들에게 의지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불황 속이든, 팬데믹 속이든 좋은 뉴스가 있을 리 없습니다. 하지만 밀레니얼들은 평생 좋은 일이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처럼 느낄 겁니다.

최명규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