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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상당한 돈 지불 합의”... 방위비 대폭 증액 압박하며 또 언론플레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 사진)ⓒ뉴시스/AP

제11차 한미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이 상당한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면서 또 증액 압박을 위한 술수를 펼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와 접견한 자리에서 “나는 여러분에게 매우 부유한 나라들을 우리가 공짜로 거의 아무것도 받지 못한 채 보호해 주고 있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다. 그들은 우리의 기여를 존중해야 한다”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꺼냈다.

이어 한국을 지칭하며 “한국이 우리에게 상당한 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면서 “그것에 우리는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방위비 실무진 협상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거부로 난항에 빠진 가운데, 한국 측은 청와대까지 나서 합의설을 부인해도 그가 계속 증액 합의설을 흘리는 것은 증액을 기정사실화 하려는 특유의 협상 술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는 사업가 시절 펴낸 책인 ‘거래의 기술’에서 “협상에 들어가기 전 상대방이 내 입장에 동의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함으로써 상대방을 압박하라”고 말한 바 있다. 쉽게 말해 거짓 주장이라도 반복적으로 설파해 마치 사실인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게 하라는 술수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언론 인터뷰에서도 한미 방위비 문제에 관해 “그들(한국)은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합의했다. 그들은 내가 취임했을 때 내던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내고 있다”며 “우리는 합의를 할 수 있다. 그들(한국)은 합의를 원한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한국 측은 이례적으로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합의한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고 일축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지난달 국회에 출석해 우리 정부가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 대비 13% 인상된 1조1700억 원으로 제시했지만,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우리는 1조5000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다. 우리는 이 돈 모두를 지출하고 있다. 많은 돈이 든다”면서 “우리의 국방 예산은 두 번째로 많이 지출하는 곳에 비해 3배, 아니 4배 더 많다. 그보다 더 많다. 4배 그보다 더 많다”라며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이어 “그리고 우리가 다른 나라들을 지켜주려고 한다면 그들 역시 분담금을 냄으로써 우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증액을 거듭 압박하면서 “솔직히 말해 이 나라는 우방과 적에 의해 이용당해왔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미국은 한미 양측 실무진이 합의한 13% 인상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하고 재차 증액을 압박하자, 이번에는 주로 한국 언론을 통해 한국에 13억 달러(약 1조5900억 원) 규모의 분담금을 요구했다면서 이는 “최종 제안”이라고 언론플레이에 나서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의 이 같은 언론플레이는 애초 50억 달러에서 이번에는 13억 달러 수준으로 요구 액수를 낮췄으니 이는 한국이 수용하라는 압박인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금액은 작년 대비 약 50%가 인상된 금액이고 한미 실무진이 애초 합의한 13% 인상안보다도 엄청나게 증가한 규모다.

미국 측은 최근 한미 실무진이 합의한 13% 인상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거부한 것에 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은 채, 자신들의 13억 달러 제안이 “꽤 합리적”이라면서 “최종 제안(final offer)”이라고 언론플레이에 나서는 중이다.

이에 관해 익명을 요구한 워싱턴의 한 외교전문가는 최근 “재선을 앞두고 무언가 실적을 내세워야 하는 트럼프의 성격상 그가 실무진 협상안 거절과 증액 기정사실화에 몰두하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선거 날짜(11월)가 다가올수록 트럼프가 더 초조해할 것”이라면서 한국 측은 장기전이 낫다고 조언했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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