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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매우 우려스러운 미국의 중국 때리기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날로 심해지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도 중국을 의식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세가 적지 않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불황이 심각해지면서 미국의 반 중국 움직임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사태의 책임을 중국에게 떠넘기고 국민의 시선을 외부로 돌리려는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물론이고, 민주당의 일부 인사들까지 이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선봉은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미친 사람”, “얼간이”같은 표현까지 써가며 중국을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전 세계적 대규모 살상을 저지른 것은 다름 아닌 중국의 무능”이라고도 썼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변이는 세계 어디에서든 발생할 수 있고 이를 다루는 것은 현재로서는 각 나라의 공공의료 시스템이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나라가 미국이라는 사실은 미국의 공공의료 체계가 가진 취약성을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을 비난하는 건 이성적인 대처가 될 수 없다.

미국의 반 중국 움직임은 단지 정치적 험담에 그치지 않는다.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은 20일 미국이 글로벌 공급망의 탈(脫) 중국을 목표로 ‘경제번영 네트워크’ 구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크라크 차관은 이 구상을 한국에도 전달했다면서 이 네트워크가 “생각을 같이하는 국가, 기업, 시민사회들로 구성”된다고 했다. 한마디로 친미 국가들로 구성된 경제 블록인 셈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국제 교역이 마비되면서 현재와 같은 ‘세계화 체제’가 위협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주요 나라들이 해외로 나간 기업들의 본국 귀환을 추진하는 것도 이해할만 하다. 그러나 특정 이념을 앞세워 미국 위주의 경제블록을 만든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강대국들이 자신들의 하위 파트너를 규합해 블록을 만들고, 다른 블록과 배타적으로 경쟁할 경우 그 귀결이 세계 전쟁이 될 수 있다는 건 20세기 역사에서 이미 입증된 바 있다. 미국의 ‘경제번영 네트워크’를 그 자체로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보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비난함으로써 궁지에 처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개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실제 그런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정치 지도자들이 인류를 전쟁과 파괴라는 파국으로 몰아갔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 정부를 포함해 국제 사회는 경각심을 갖고 미국의 무모한 행동에 대처해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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