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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에 방역물품 지원한 경주시장, 논란일자 해명
경주시가 보낸 방역물품 앞에서 ‘감사합니다’ 팻말을 들고 있는 나카가와 겐 나라시장
경주시가 보낸 방역물품 앞에서 ‘감사합니다’ 팻말을 들고 있는 나카가와 겐 나라시장ⓒ뉴시스

경북 경주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물자 부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본 자매・우호 도시에 방역물품을 지원한 것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자 경주시장이 해명에 나섰다.

22일 주낙영 경주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최근 우리 경주시가 자매・우호 도시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의 나라시와 교토시에 방역물품을 지원한 데 대해 밤사이 엄청난 비난과 공격에 시달렸다”라고 밝혔다.

이어 “토착 왜구다. 쪽발이다. 정신 나갔냐. 미래통합당 답다 등 평생 먹을 욕을 밤사이 다 먹은 것 같다”며 “반일감정이 팽배한 이 시점에 굳이 그런 일을 했느냐는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면서도 시민들께 이해를 구하는 측면에서 설명을 좀 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경주시는 지난 17일 자매결연을 한 일본 나라시와 교류도시인 교토시에 각기 방호복 1,200묶음과 방호용 안경 1,000개를 항공편으로 보냈다.

이외에도 자매결연도시인 오바마시, 우호도시인 우사시와 닛코시 등 3개 도시에도 방호복 500묶음과 방호용 안경 500개를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주시는 해외자매우호도시 및 교류도시 11개국 21개 시에 코로나19 방역 경험을 공유했으며 이에 교토시는 주 시장의 응원 영상 메시지와 경주시 코로나19 대응 사례집을 유튜브 채널과 역사도시연맹 웹사이트에 소개하기로 하는 등 호응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 비난이 일기 시작했다. SNS와 온라인커뮤니티 등에서는 “일본과 전쟁 중에 일본에 무기를 지원해 준 것과 마찬가지”, “경제보복 당하고 있는 주제에 경제보복 하는 나라에 할 일이냐” 등 적대적인 반응을 보였다.

주 시장의 이러한 여론을 의식해 SNS에 글을 게시한 것으로 보인다. 주 시장은 “대승적 차원에서 도움을 주는 것이 문화대국인 우리의 아량이고 진정으로 일본을 이기는 길 아닐까”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주낙영 경주시장의 SNS글 전문이다.

최근 우리 경주시가 자매ㆍ우호도시 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의 나라시와 교토시에 방역물품을 지원한데 대해 밤사이 엄청난 비난과 공격에 시달렸습니다.

토착왜구다, 쪽발이다, 정신 나갔냐, 미통당답다 등등 평생 먹을 욕을 밤사이 다먹은 것 같습니다. 반일감정이 팽배한 이 시점에 굳이 그런 일을 했느냐는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면서도 시민들께 이해를 구하는 측면에서 설명을 좀 드리고자 합니다.

이번 방역물품 지원은 상호주의 원칙하에 지원하는 것입니다. 2016년 지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을 때 우리 경주는 일본을 비롯한 해외 자매ㆍ우호도시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바로 한두 달전 코로나19가 한창일 때는 시안, 양저우, 칭다오 등 중국으로부터 마스크 등 방역물품을 많이 지원받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일본이 우리보다 방역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우리가 평소 하찮게 여겼던 마스크가 부족해 대란을 겪었듯이 경제대국 일본이 비닐 방역복과 플라스틱 고글이 없어 검사를 제 때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럴 때 대승적 차원에서 도움을 주는 것이 문화대국인 우리의 아량이고 진정으로 일본을 이기는 길이 아닐까요?

전쟁중 적에게도 의료 등 인도주의적인 지원은 하는 법입니다. 더우기 이번에 우리 시가 방역물품을 보낸 나라시와 교토시는 역사문화도시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교류해 온 사이입니다. 특히 나라시는 올해가 서로 자매결연을 맺은지 50주년이 되는 해고 교토시와는 양국의 천년고도를 잇는 뱃길관광 크루즈사업을 협의중에 있구요.

지정학적으로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없는 한중일 관계는 역사의 굴곡도 깊고 국민감정도 교차하지만 긴 호흡을 가지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할 관계입니다. 이미 세 나라는 경제적으로 크게 의존하고 있고 순망치한의 관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과거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300년 동안 한반도의 수도로서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울 수 있었던 것은 넓은 포용력과 개방성에 있었습니다. 지금의 경주도 다르지 않습니다. 외국에서 많은 손님들이 와야, 다시말해 열고 품어야 먹고 살 수 있는 국제관광도시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 복합적 관점에서 방역에 다소 여유가 생긴 우리 시가 지원을 하게 되었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라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조건적인 반일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극일이라는 점을 간곡히 호소드리고 싶습니다.

경주시장 주낙영드림

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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