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평화나무 리포트] “무찌르자 공산당”으로 모이는 교회, 6월이 두렵다
6일 일산 소재 A교회에서 무려 ‘특별구국기도회’가 열렸다. A교회는 이날 직분자 임명식을 겸해 특별구국 기도회를 열었다.
6일 일산 소재 A교회에서 무려 ‘특별구국기도회’가 열렸다. A교회는 이날 직분자 임명식을 겸해 특별구국 기도회를 열었다.ⓒ평화나무 제공

6일 일산 소재 A교회에서 무려 ‘특별구국기도회’가 열렸다. A교회는 이날 직분자 임명식을 겸해 특별구국 기도회를 열었다. 앞서 구국기도회와 관련한 내용을 포스터로 작성해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강사는 개그맨보다 더 웃기는 목사로 알려지면서 브라운관을 종횡무진했던 장경동 목사(대전중문교회)다.

지극히 개인사이긴 하지만, 나는 장경동 목사와 꽤 특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2006년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시기 전, 나는 장경동 목사를 인터뷰하게 됐는데, 당시 나는 장 목사에게 기도를 부탁했다. 그리곤 그 기도문을 녹음해 하늘나라 문턱에 이른 아버지의 귓가에 들려주었다. 이후 들려오는 장 목사와 관련한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내가 아버지에게 대체 무슨 짓을 한 것일까’ 자책하는 마음이 커지기도 했는데, 13년여가 흐른 지난해 나는 그로부터 ‘천국에서 못 만날 사이’로 예견되는 사태를 맞이하게 된다.

“전쟁 나면 2천만 명이
북한사람 한 명씩 안고 죽자”는
발언으로 논란일었던 장경동 목사

그는 2013년 출시한 애플리케이션 ‘장경동의 네 박자’ 신앙 칼럼 등을 통해 ‘북한이 쳐들어오면 북한 주민 2000만 명을 다 죽이자. 북한 사람을 죽이는 과정에서 같이 죽게 돼도 열심히 아기를 낳으면 인구 규모가 현재 수준으로 복원된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장 목사는 자신의 과거 발언이 지난해 평화나무를 통해 알려지면서 비판여론이 거세지자, 가는 곳마다 억울하다는 듯 해당 발언에 대해 해명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장 목사가 사들인 대전오토월드에서 소상공인들의 원성이 높아진 것과 관련, 그의 반론을 듣기 위해 그가 시무하는 대전중문교회를 찾았을 당시에도 그는 내게 ‘북한주민 2000만 학살론’ 공개에 대한 문제 제기부터 하고 나섰다.

그는 “북한에서 쳐들어오면 당신은 그냥 손 놓고 죽을 것이냐”고 반문하며 “당신도 내가 보통 목사가 아니란 사실을 알 것 아니냐. 목사를 공격하면 어찌 되는 줄 모르느냐. 당신을 천국에서 못 만날 것 같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렇게 나는 장 목사와는 천국에서 못 만날 사이로 예견됐다.

그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거짓 정치 선동 등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전광훈 씨의 절친이기도 하다.
장 목사는 전광훈 씨와 함께 기독자유당 창당(2016년 3월 3일)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전 씨는 CCC(한국대학생선교회) 설립자인 고 김준곤 목사님이 본인과 장경동 목사를 불러 기독당 창당을 부탁했다는 취지로 수차례 발언해 왔다. 김준곤 목사가 실제로 두 사람에게 기독당 창당을 부탁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두 사람이 오랜 친분을 유지해 왔음은 장경동 목사도 인정하는 바다.

그는 지난해 10월 9일 전광훈 씨 주도로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집회 단상에 올라 전광훈 씨의 ‘빤스발언’과 ‘공금횡령의혹’을 두둔하고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에 동조하며 제대로 가면을 벗어던졌다.

장경동 목사는 2013년 출시한 애플리케이션 ‘장경동의 네 박자’ 신앙 칼럼 등을 통해 ‘북한이 쳐들어오면 북한 주민 2000만 명을 다 죽이자. 북한 사람을 죽이는 과정에서 같이 죽게 돼도 열심히 아기를 낳으면 인구 규모가 현재 수준으로 복원된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장경동 목사는 2013년 출시한 애플리케이션 ‘장경동의 네 박자’ 신앙 칼럼 등을 통해 ‘북한이 쳐들어오면 북한 주민 2000만 명을 다 죽이자. 북한 사람을 죽이는 과정에서 같이 죽게 돼도 열심히 아기를 낳으면 인구 규모가 현재 수준으로 복원된다’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평화나무 유튜브 캡쳐

그가 그저 진실된 목사이기만을 바랐던 나의 바람은 좌절된 지 오래라 쳐도, 지난해 내게 “우리 목사님은 통일운동에 앞장서는 그야말로 ‘복음’밖에 모르는 분이니 오해하지 말아 달라”던 대전중문교회 부교역자와 교회 중직들의 주장도 민망해지는 순간들이었다.

“대한민국 살리자”며
구국기도회에 함께한 사람들

호국보훈의 달 6월에 특별구국기도회 강사로 장경동 목사를 강사로 부른 교회 담임 목사의 인식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장경동 목사는 이날 기도회에서는 ‘기도하는 집’을 제목으로 설교했다. 크게 문제가 될만한 발언은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하나님을 이기는 로켓기도’를 강조했는데, 이 내용을 참석자들이 어떻게 이해했을지는 쉽게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아니나 다를까, 이날 구국기도회에는 고대 트루스포럼 박상원 회장, 극우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김재헌 목사(세종시 벧엘교회) 등이 참석해 마이크를 잡기도 했다. 트루스포럼은 서울대에서 시작한 보수성향의 학생모임이다(실제로 소속된 재학생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트루스포럼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거짓 선동’이라고 주장해 왔고, 최근에는 ‘4.15 부정선거’ 의혹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청소년 자기계발서 ‘16살 네 꿈이 평생을 결정한다’의 저자로 알려진 김재헌 목사(세종 벧엘교회)는 지난해 3월 자신이 담임하는 교회 기도회 설교에서 “이 시대의 적그리스도는 시진핑과 문재인”이라 주장하는 등 대표적인 극우 목사의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A교회의 담임 목사를 이번 4.15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집회에서 만나 축사까지 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전 육군대장이자 합창의장을 지낸 이필섭 장로는 “차세대 하나님이 진행시키고 계시는 인류 구속의 역사에 (한국을) 중심에 세우고 싶어 하신다”며 “그래서 영국과 미국에 이어 한국이 그 역할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가 살아나야 한다. 구국기도가 필요한 이유”라고 주장했다.

김재헌 목사는 “나는 작가의 자격으로 온 것인지 선배 목사의 자격으로 온 것인지, 현재 부정선거를 밝히기 위해 싸우고 있는 동지로 부르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저의 직분과 역할은 현재는 나라를 살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이승만에 대한 책을 소설형식으로 썼다”며 저서를 소개하고 판매하기도 했다. 그는 “태백산맥(조정래 소설가)이 우리나라에서 약 2천만 부 팔려 좌파가 많아졌다”며 “그에 대항하는 책이 우파에서 나온 적이 없다. 그런데 연구해보니까 이승만보다 좋은 스토리텔링은 없다. 이승만을 읽고 공부하고 연구하면 자동적으로 애국자가 되고 위대한 신앙인이 된다. 반드시 읽혀야 한다”고 했다.

구국기도회가 열린 교회 외벽에 구국기도회를 알리는 플랑카드가 걸려있다.
구국기도회가 열린 교회 외벽에 구국기도회를 알리는 플랑카드가 걸려있다.ⓒ평화나무 제공

박상원 회장은 장경동 목사의 이날 설교 내용을 언급하면서 “로켓기도, 일반기도, 신음하는 기도 중 로켓기도를 하는 목사님과 성도들의 모습을 본 것 같다”며 “애국운동을 하면서 인용하는 문구가 있다”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역사는 이렇게 기록할 것이다. 사회적 전환기의 최대 비극은 악한 사람들의 거친 아우성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소름끼치는 침묵이었다(마틴 루터 킹)’는 문구에 마음의 줄을 그어봐 달라. 또 하나는 ‘세상은 악한 일을 행하는 자들에 의해 멸망하는 게 아니고 아무것도 안 하며 그들을 지켜보는 사람들에 의해 멸망할 것이다(알버트 아인슈타인)’ 몸서리치는 침묵은 죄다. 믿는다고 하면서 기도하지 않고, 하나님 찾지 않고 침묵하는 가운데… 여러분 아시다시피 민주당 내에도 교회 다니는 사람들 얼마나 많은지 아나. 이인영 씨(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어느 교회 장로다. 이런 식으로 그곳에도 많은 그리스도인이 있는데 침묵만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자기의 안위를 위해서… 이래서 우리나라가 여기까지 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하나님께 부르짖을 때 이 나라의 모든 문제는 해결될 줄 믿는다. 그 역할을 감당하라고 오늘 이 자리를 만들어주셨고 오늘 저에게 와서 이 말씀을 전달하라고 하신 것 같다”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구하기 위해 ‘로켓기도’를 하자고 마음을 모은 교인들은 발언자들의 말마디마다 ‘아멘’으로 화답하며 주보 순서에는 없지만, 예배 중간 중간 통성기도를 힘차게 이어갔다.

코로나19에도 멈출 수 없는 ‘구국 기도회’
무엇이 나라를 위한 것일까?

혹, 기도회가 열리는 날 아침까지만 해도 수도권 집단감염 확산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기도회가 취소될 수도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를 갖기도 했다. 그래서 교회에 연락해 기도회가 취소된 것은 아닌지 확인도 해보았다. 순진한 마음이었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고강도 방역에 협조를 구하든지 말든지, 기도회는 ‘특별구국’이란 이름까지 달고 기어이 열렸다.

참석자들은 체온을 재고 이름과 연락처를 기재하고 예배당으로 입장했으나, 막상 예배당에서는 거리두기 등의 방역 지침은 지켜지지 않았다. 예배당은 어림잡아 250~300명가량 수용이 가능해 보이는 아담한 규모였다. 기도회 참석자 숫자는 100명을 밑돌아 보였다. 그러나 종교 소모임 활동이 코로나19 집단 전파의 위험이 크다는 우려를 사는 상황에서 쉽게 안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회원들이지난해  11월 26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범투본) 회원들이지난해 11월 26일 오전 서울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뉴스1

예배가 진행되고 기도의 여기가 달아오르자, 여기저기서 부채질을 하고 마스크를 벗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장경동 목사의 말씀이 끝나고 특별 찬양 순서가 진행될 때쯤에는 참석자 4명 중 1명 정도는 마스크를 벗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예배 후에는 함께 뷔페음식을 나누며 친교의 시간도 가졌다. 예배당에 들어서는 순간 형식적인 체온재기 등을 거쳤을 뿐, 사실상 조심하는 모습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교회들에 ‘모임을 자제해 달라’고 하면 ‘종교탄압’ 운운하면서 반발하고, 교회의 모임을 우려하는 내용이 담긴 기사에도 악풀이 줄줄이 달리기도 한다. 그런데 일례로 내 주변 학원을 운영하는 지인들만 봐도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바라면서 지난 3월부터 거의 학원 운영을 손 놓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들이 ‘생계’의 위협 앞에서 ‘생존권박탈’ 운운하지 않는 이유는, 지금은 마음을 모아 코로나19를 극복해야 하는 시기인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의 안녕과 배려, 상식에 맞춰 방역에 협조하며 고군분투하는 교회도 많다. 그러나 일부의 돌출행동에 책임은 한국교회가 함께 질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고 “나라를 지켜달라”며 눈물로 애타게 기도하는 모습을 어떻게 봐야 좋을지 착잡한 마음마저 든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진정으로 ‘나라’를 위한다면, 교회는 마땅히 모이기를 자제하고 이웃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부터 찾아나서야 하는 것 아닐까 싶지만, 한국교회는 ‘구국’을 슬로건으로 또다시 모이기에 힘쓸 작정인 듯하다.

한국교회 구국기도 대성회 섬김 위원회는 오는 25일부터 3일 동안 영락교회에서 ‘제2의 6.25를 막아주시고 복음 통일을 주옵소서’를 주제로 ‘6.25 전쟁 70주년 기념 한국교회 구국기도 대성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성회에서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와 예수비전교회 안희환 목사, 지구촌교회 이동원 원로 목사, 우리들교회 김양재 목사와 오륜교회 김은호 목사 등이 출동한다.

‘섬김’이란 무엇일까. ‘구국’이란 무엇일까. 근본적인 물음에 한국교회는 답해야 한다.

권지연 평화나무 뉴스진실성검증센터장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