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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 칼럼] 더운 여름에 나는 콧물...감기인가, 비염인가

갑자기 날이 상당히 더워졌습니다. 최고온도는 30도를 훌쩍 넘고, 어떤 날은 최저온도도 20도를 넘어서네요. 조만간 열대야에 시달릴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아찔합니다.

비염 환자시라면 이런 날에도 콧물이 나실 겁니다. 겨울에야 추워서 콧물이 흐르거나 코가 막히거나 할 수 있는데, 더운 여름에도 콧물이 날 때 ‘아, 이 지독한 비염. 끊을래야 끊을수가 없네’ 라는 생각이 들며 질색하게 되실 겁니다. 그런데 비염이 없던 분들이 갑자기 더운날 콧물이 흐르고, 코를 들이마시게 된다면 ‘나 비염인가? 감기인가? 갑자기 콧물이 왜 나지?’하고 의아하실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콧물은 왜 나는거고, 이 시기 나는 콧물은 어떤 의미인지 설명드립니다. 자신의 상태를 가늠하실 수 있게 콧물이 나는 상황을 몇가지로 나누어 설명드리겠습니다. 물론 정확한 진단은 의사, 한의사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 콧물은 왜 나는걸까?

코 속 구조물들은 ‘점막’이라는 부드러운 조직으로 덮여있습니다. 이 점막은 코 속 뿐 아니라 목 속, 위장 속에도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 끈적한 액을 흡수 혹은 분비하는 기능을 가집니다. 코 점막도 마찬가지죠. 보통 하루 1ℓ정도 분량의 액을 끊임없이 분비합니다. 이 점액질은 코에서 폐로 들어가는 공기 가습을 위해 70% 소진되고, 30%는 코 점막 보호에 사용되다가 섬모운동을 통해 코 뒤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이동된 점액들은 위장관 쪽으로 내려가며 자기의 역할을 마무리하고 소화되면서 생을 마감합니다. 이것이 정상적인 콧물의 경로입니다.

정확히 표현하자면, ‘1)모든 사람이 콧물을 흘린다’, ‘2)하지만 알아채지 못한다’는 것이지요. 이중 감기에 걸렸거나 비염이 있는 사람은 유독 콧물이 흐르는 느낌이 나서, 풀어내기도 하고 훌쩍이기도 합니다. 다 같은 콧물인데 왜 유독 비염 또는 감기환자만 콧물을 느낄까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원래 1ℓ정도 나와야 하는 콧물 양이 점막 염증으로 인해 과하게 늘었을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코 속 통로가 막혀서 콧물이 원래 경로대로 이동하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이러한 경우, 콧물은 풀어내거나 삼켜서 뱉어내도 다시 콧물이 분비되기 때문에 콧물을 느끼지 않는 것이 어려워지는 것이죠.

코 푸는 모습 (자료사진)
코 푸는 모습 (자료사진)ⓒ사진 = Pixabay, Mojca J

■ 상황에 따른 여름철 콧물의 예상 원인

1)(비염이 없던 사람의) 노란 콧물

끈적한 콧물이 갑자기 난다. 가래가 나온다. 콧물에서 냄새가 난다. 목이 아프다. 이상의 증상이 동반되면서 노란 콧물이 코 안에 차 있는 느낌이 든다면 ‘냉방병’ 혹은 ‘오뉴월 감기’에 걸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통계를 보면 비염 상병으로 인한 수진률이 겨울에 높아지긴 하지만, 여름철에도 꾸준하게 환자들이 내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속담은 옛 말이 아닌가 싶어요. 요새는 에어컨이 상당수 가정에 있을 정도로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밖은 덥지만 실내는 시원하거나 혹은 쌀쌀할 정도인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렇다보니 밖에서가 아니라 안에서 걸리는 감기, 즉 냉방병이 여름철 감기가 느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여름 감기 예방을 위해서는 밖에서 흘린 땀을 선풍기, 에어컨 등의 바람을 직접적으로 받으면서 말리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차가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이나 따뜻한 물로 샤워하시고, 샤워 후엔 몸에 묻은 물기를 말끔히 제거하고 욕실 밖으로 나오는 것이 바람한 여름철 샤워법입니다.

2)(비염이 없던 사람의) 맑은 콧물+재채기

이 경우에는 두 가지를 의심해 볼 수가 있습니다. 하나는 위와 마찬가지로 감기에 걸렸지만, 호흡기 점막 염증이 그리 심하지는 않은 경우입니다. 이 경우라면 빨리 감기를 낫기 위해 노력하시면 됩니다.

다른 한 가지는 좀 다르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비염 환자가 되는 문턱에 자신이 있는 게 아닌지 생각해야 합니다. 재채기는 점막이 알레르기를 동반한다는 신호입니다. ‘먼지가 많거나 기온차가 큰 곳에 갔더니 콧물이 나오고 재채기를 한다’면 알레르기 비염이 생기는 게 아닌지 의심해봐야 합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한 번 생기면 쉬이 없어지지 않고 평생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처음에 몸에서 신호를 주었을 때 알아차리고 처치·치료·관리해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여름철엔 비염이 생기지 않을거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정부가 버스·택시·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을 경우 탑승을 제한하는 등 대중교통의 방역 관리를 한층 강화를 시작한 26일 서울 광화문 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2020.05.26
정부가 버스·택시·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을 경우 탑승을 제한하는 등 대중교통의 방역 관리를 한층 강화를 시작한 26일 서울 광화문 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2020.05.26ⓒ김철수 기자

3)(비염이 있는 사람의) 콧물

비염이 있는 사람들도 보통 여름이 되면 콧물이 덜 나고 코막힘도 덜 하게 됩니다. 코 점막은 한 여름의 고온다습한 기후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점막에 염증이 덜 생기는 컨디션이 되고, 실제 비염이 나타나는 증상도 줄어드는 것이죠.

그런데 여름에도 콧물이 나고 코 관련 증상으로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한다면 알레르기비염이 심해지고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불편감을 느끼는 시기에 따라 계절성비염과 통년성비염으로 분류됩니다. 이름처럼 계절성비염은 주로 한 계절, 한 철동안 비염 증상으로 불편한 것이고, 통년성비염은 계절이나 기후 상관없이 1년 내내 비슷하게 비염 증상이 유지되는 것입니다.

이 둘 중에 어떤 게 더 불편할까요? 당연히 통년성비염이겠죠. 1년 내내 비염증상을 달고 살아야되기 때문입니다. 계절성비염을 앓던 사람이 통년성비염으로 변할 가능성은 일반적으로 여름에 발견됩니다. 여름엔 코 증상이 괜찮다며 차게 생활하거나 찬 것을 계속 먹는 것은 비염환자의 올바른 건강 관리법이 아닙니다. 항상 따뜻하다 싶을 정도로 몸 환경을 유지하고, 냉방이 과한 실내에 간다면 마스크 등으로 호흡기를 보호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 코로나19로 마스크를 쓰는 인구가 급증하면서 이비인후과 등에 내원하는 호흡기 환자가 줄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내년에 나올 심평원 통계를 확인해봐야 정확하겠지만, 마스크 착용만으로도 호흡기에 들어오는 미세먼지, 바이러스 등을 상당히 차단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실제 감기 바이러스가 인체에 침입할 확률, 미세먼지 등 알레르기 발생 입자들이 호흡기 점막을 자극할 확률이 줄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더워지면서 ‘답답해 마스크 더 이상 못쓰겠다’, ‘이제 그만 벗자’는 등 의견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스크는 코로나19뿐 아니라 다른 질환도 예방할 수 있는 좋은 습관이자, 나 뿐 아니라 타인까지 배려할 수 있는 예방법입니다. 건강을 위해 방역당국의 수칙을 계속 지켜갑시다.

최근 칼럼 마무리엔 주로 코로나 종식을 바라는 마음을 담게 되네요. 코로나 상황의 안정을 바랍니다. 고생하는 의료진에게 감사드립니다. 대한민국 화이팅.

안준 전주 미소로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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