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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업무보고 도중 ‘남북연락소 폭파’...“그동안 뭐 했나” 여당에 혼쭐난 통일·외교부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해 “예고된 부분”이라고 말하고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0.06.16.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외통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와 관련해 “예고된 부분”이라고 말하고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2020.06.16.ⓒ뉴시스

북측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했다는 정황이 포착된 16일 오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선 김연철 통일부 장관과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업무보고를 하고 있었다.

최근 남북관계가 급격히 경색된 것을 두고 정부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여당 의원들에 의해 진땀을 빼고 있던 두 사람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을 듣고 황급히 업무보고를 마치고 자리를 떠나야 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에서 첫 질의자로 나선 김영호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좋아졌는데, 대북전단을 빌미로 복잡하게 꼬였다"고 지적했다.

김태년 의원은 "정부가 대북전단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했다면 이렇게까지 나빠지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통일부가 너무 둔감했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질타했다.

김홍걸 의원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에 4.27, 9.19 남북 정상 간 합의를 이행하려는 노력이 (우리 정부에서) 없었기 때문에 (북측의) 불만이 쌓여서 대북전단 문제로 폭발한 게 아닌가"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가 남북 정상 간 합의를 먼저 적극적으로 이행하면서 북측에 '너희도 따라와라, 제대로 해라' 이런 입장이 돼야 하는데 거꾸로 북측으로부터 그런 소리를 듣는 게 부끄럽고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상민 의원은 그동안 정부가 남북협력·교류 사업으로 제시했던 것들이 제대로 진척되지 않았다며 "북의 소극적 태도 때문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통일부가 가장 진취적이어야 하고 문제가 있으면 이를 돌파해야 하는데, 고착화된 관료제 폐해를 똑같이 보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외교통상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0.06.16.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통합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외교통상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20.06.16.ⓒ뉴시스

윤건영 의원은 "6월 초부터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담화 등 여러 조치들이 (북측으로부터) 나왔을 때 한미동맹의 근간인 미국에 '한미워킹그룹'을 열자고 해야 하지 않았나"라며 외교부가 대미 외교를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한미워킹그룹'은 한미 간 실무급 회의를 하는 단위다.

윤 의원은 나아가 "워킹그룹이 단순히 유엔 제재 (완화) 허가를 받는 기능을 했던 게 아닌가 하는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며 "워킹그룹이 본연의 취지와 다르게 왜곡된 일을 하고 있다, 남북관계에서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인영 의원도 "우리가 한미공조를 하는 이유는 동맹 강화를 위한 것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것도 있다"며 미국에 대한 적극적인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나아가 "미국이 곧 대선 국면으로 들어가는데, 그때까지 북미관계가 어떻게 진전될지를 두고 전략적으로 판단하고 (외교에) 임해야지, 이때까지 해온 한미공조 관성 속에서 대응하면 오판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의원들의 질의에 김 장관은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지금은 대북전단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답했고, 조 차관도 "근본적인 성찰을 통해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이인영 의원의 질의가 끝날 때 즈음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이 전해지기 시작했다.

당시 마지막에서 두 번째 질의자로 나선 이재정 의원은 김 장관에게 먼저 "개성에서 폭발음 들려왔다고 한다. 군 당국은 남북연락사무소가 완파된 게 아닌가 추정한다는데 상황 파악이 되느냐"고 물었다.

이에 김 장관은 "예고가 된 부분"이라며 "현재 상황에 대해서는 여기(국회) 와있는 와중에 벌어진 것이라서 조금 더 정확하게 확인해봐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그 직전에 통일부 당국자들은 김 장관에게 쪽지를 건넸다. 현재 상황에 대한 소식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된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 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송영길 외통위원장은 "긴급한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통일부 장관을 보내줘야 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마지막 질의자였던 전해철 의원도 짧게 질의를 마친 뒤 "이석하시라"며 김 장관을 내보냈다. 조 차관 역시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 따른 외교적 대응을 위해 곧바로 이석했다.

송 위원장은 "김여정 부부장의 예고대로 북이 (남북연락소 폭파를) 실행한 걸로 보인다"며 "2년 전에 백두산 천지에서 (남북) 두 정상이 만나 새로운 한반도의 미래를 약속했을 때 모든 국민들이 기대에 부풀었는데 관리가 어떻게 됐는지에 대해선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진상을 파악해서 상임위 차원에서도 대응 방안을 추가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하며 산회를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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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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