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시민사회 “정부, 미국 통제에서 벗어나 남북공동선언 이행해야”
6·15공동선언 20주년 준비위원회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남북공동선언을 지키기 위한 비상 시국회의을 열고 대북전단 살포 규탄과 문재인 정부의 중재자적 역할이 아니라 주도적 역할을  촉구 하고 있다. 2020.06.17
6·15공동선언 20주년 준비위원회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남북공동선언을 지키기 위한 비상 시국회의을 열고 대북전단 살포 규탄과 문재인 정부의 중재자적 역할이 아니라 주도적 역할을 촉구 하고 있다. 2020.06.17ⓒ김철수 기자

북한이 전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비무장지대 내 감시초소 등에 군부대를 재주둔시키는 등 남북관계가 위기에 직면하자, 시민단체들은 정부에 남북 관계가 6.15남북공동선언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와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민주노총 등 각계각층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6.15공동선언 20주년 준비위원회’(준비위)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 라이브홀에서 ‘남북공동선언을 지키기 위한 비상 시국회의’를 열고 “남북공동선언이 백지화되는 상황은 어떻게 해서라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준비위는 “남북관계가 중대한 위기에 처해 있다”며 “대북 전단 살포 문제를 계기로 남북통신선이 차단된 데 이어, 북측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고 남북합의에 따라 비무장화된 지대에 군대를 다시 진출하겠다는 것과 더불어 서해상의 훈련까지 예고하고 나섰다”고 우려했다.

이어 “남북합의에 따른 남북연락수단이 모두 사라지고, 북측이 군대를 뒤로 물렸던 개성공단과 금강산 지역이 다시 군사지역으로 되돌아가고 군사적 충돌 위험이 높아지는 등 남북관계가 남북공동선언 이전 시대로 역행할 심각한 위기”라고 말했다.

이들은 “4·27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은 대북 제재라는 객관적 환경 속에서도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해 남과 북이 이루겠다고 다짐하고 발표한 약속”이라며 “이 약속은 철저히 지켜졌어야 마땅하나, 정부는 남북관계 발전을 가로막아온 미국이 정한 테두리 밖으로 나아가려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의사항 어느 것 하나 지켜지지 않았다. 독자적으로 중단할 수 있었던 대북 전단 살포조차 방치하는 등 군사적 긴장 완화와 상호 군사적 위협 축소라는 합의 정신에 역행하는 조치도 계속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남북공동선언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을 뿐 실효적인 해법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는 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모든 사항들을 즉각 이행하고, 군사훈련 중단 등 군사적 위협을 축소하는 조치를 단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필수적인 남북교류 협력 문제에 대한 한미워킹그룹의 개입과 통제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준비위는 북측을 향해서도 “상황을 악화시킬 조치들을 멈추고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는 노력을 함께 기울여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남북은 상호 적대적 언사와 위협을 자제하고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철도 및 도로 연결, 군축으로의 지향 등 남북공동선언에서 합의한 바를 실행에 옮겨야 한다”며 “지금은 남북합의를 지켜내고 실현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6·15공동선언 20주년 준비위원회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남북공동선언을 지키기 위한 비상 시국회의을 열고 대북전단 살포 규탄과 문재인 정부의 중재자적 역할이 아니라 주도적 역할을  촉구 하고 있다. 2020.06.17
6·15공동선언 20주년 준비위원회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남북공동선언을 지키기 위한 비상 시국회의을 열고 대북전단 살포 규탄과 문재인 정부의 중재자적 역할이 아니라 주도적 역할을 촉구 하고 있다. 2020.06.17ⓒ김철수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은 “남북관계가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데 이것은 그냥 이뤄진 게 아니라 우리의 잘못 때문”이라며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 군사합의서 등을 우리가 충실히 이행했다면 불신이 형성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위기도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임대표의장은 “정부가 북측 행동에 강경 대응을 말하기 전에 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책임을 먼저 되돌아봐야 한다”며 “작년 초 북측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조건 없는 재개를 이야기했을 때, 정부가 바로 확답하고 시작만 했어도 문제가 이 지경까지 안 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강경 대응을 하는 것만이 이 문제를 풀어나가는 유일한 길은 아니다. 강 대 강 대결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라며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지 말고 결자해지해야 한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남북 간 신뢰 회복이다. 그래야 대화가 이뤄지고,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김정수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상임대표는 “남한이 군사적 측면에서 무기 도입이나 군사비 증가, 군사훈련을 통해 적대적 정책을 펼치고, 탈북자 단체에 의한 적대적 행위들을 방관하는 상황에서 북한에 판문점선언으로 설치된 연락사무소가 무슨 의미가 있었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상시적인 무력분쟁을 넘어 진정으로 한반도에서 평화와 번영의 동반자로 나아가려면 지금까지의 공동선언을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국회 비준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은 시민평화포럼 운영위원장은 “2018년에 남북은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을 합의했지만, 2019년도에는 그냥 지켜보기만 했다. 한미워킹그룹과 유엔사로부터 최소한의 대북지원이 다 막혔다. 정부는 그것을 돌파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은 “9·19 평양선언이 합의된 지 얼마 안 됐을 때 남북 간 활발하게 여러 사업을 하려고 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은 미국 승인 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했다”며 “‘너희는 자주국이 아니고 시키는 대로 하라’고 한 건데, 그것에 대해 정부에서 논평을 하거나 언론에서 적극적으로 비판하지 않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는 그렇게 마음속으로 미국에 종속된 상태”라고 지적하며, “남북관계는 우리가 자주적인 입장에서 미국이 반대하는 것도 할 수 있는 결연한 의지가 있을 때 풀어갈 수 있다. 지금처럼 미국이 시키는 대로만 해서는 지금까지의 많은 선언들이 헛된 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