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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는 뭐고, 전문수사자문단은 또 뭔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 합병·승계 의혹에 대해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불기소와 수사중단을 권고한 데 이어, 이번엔 이른바 ‘검언유착’ 사건을 전문수사자문단과 수사심의위원회에 부의하는 것을 놓고 검찰이 내홍을 겪고 있다. 사건의 성격은 전혀 다르지만 검찰이 책임져야 할 결정을 임의적으로 구성된 외부인사들의 회의에 넘기면서 필요하지 않은 논란이 덧붙여지는 양상이다.

검찰은 29일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채널A 기자에게 협박성 취재를 당했다고 폭로한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가 신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소집을 받아들였다. 서울중앙지검의 시민위원회가 부의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사건을 수사심의위원회에 넘기기로 한 것이다. 사건의 당사자가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하고 검찰이 이를 받아들인 것이 이재용 부회장의 경우와 같다.

이에 앞서 채널A의 이 모 기자는 14일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요청하는 진정을 대검에 냈다. 검찰 수사가 절차적 형평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대검은 이 또한 받아들여 사건을 수사자문단에 회부하기로 했다. 이철 전 대표가 수사심의위 소집을 요청한 건 이 모 기자의 수사자문단 요청에 대한 맞대응 성격이었다.

수사자문단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가를 놓고도 검찰내 내홍이 벌어졌다. 대검 예규는 수사자문단을 사건 수사팀과 대검 소관 부서의 추천을 통해 구성하도록 했다. 하지만 수사자문단 소집에 부정적인 수사팀은 이를 거부했고, 대검의 부장들도 이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윤석열 총장의 지시를 받은 대검 과장급이 실무를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수사자문단이 어떤 결과를 내놓아도 공정성 시비를 벗어나지 못할 수 있다.

개별 사건의 처리와 별도로 이런 심의위원회나 자문단과 같은 임의 기구들이 지금 시점에 이렇게 부각되는 것은 매우 황당하다. 이들 기구는 법률에 따른 것이 아니라 대검의 규칙에 따라 구성되고 운영된다. 검찰권의 남용이 문제되자 검찰이 검찰 외부의 목소리를 듣겠다며 스스로 개혁 방안이라고 내놓은 것들이다. 하지만 이제와서는 사건 관계자들의 수사 흔들기와 검찰 내부의 다툼에 도구가 되고 있는 셈이다.

민주사회에서는 모든 의제에 여론의 찬반이 있으며, 공권력의 행사는 여론의 압력과 국민의 감시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지금처럼 법에도 없고, 국민은 그 존재조차 알기 어려운 무슨무슨 위원회를 앞세워 논란이 벌어지는 건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그들만의 권력 투쟁’일 뿐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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