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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학살과 전쟁을 선동하는 그들이 ‘목사’라 불릴 자격이 있을까?
지난 6월 19일 오후 1시 방송된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 프로그램 방송 모습. 왼쪽부터 임호영 전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오른쪽이 극동방송 회장인 김장환 목사.
지난 6월 19일 오후 1시 방송된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 프로그램 방송 모습. 왼쪽부터 임호영 전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오른쪽이 극동방송 회장인 김장환 목사.ⓒ유튜브 캡쳐

극동방송 회장인 김장환 목사가 극동방송에 직접 출연해 “이스라엘은 전투기로 폭격하는데 왜 우리는 북한에 그렇게 안 하지요?” 등 남북의 군사적 충돌을 부추기는 발언을 해서 논란이 다.

김 목사는 지난 6월 19일 오후 1시 방송된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라는 극동방송 프로그램에서 출연자인 임호영 전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과의 대담에서 ““우리가 가만 있으니까...우리 정부가 가만 있으니까 우리 군인들이 얻어 맞으니까 (북한이) 도발할 것 같아요?”라며 “임 대장님 말이에요. 우리 국민이 걱정하는 것은 과연 저 사람들(북한)이 도발하면 우리 국군이나 공군이나 해군이 바로 저쪽에 어떠한 어려움(군사적 타격)을 가해줄 수 있나 (하는 겁니다.) 이스라엘은요, 한번 폭탄이 떨어지면 비행기(전투폭격기)가 그냥 때리는데(폭격하는데) 하루도 안 기다리고. 우리나라는 왜 이렇게 기다리는 시간이 많죠?”라고 발언했다.

“이스라엘은 전투기로
폭격하는데 왜 우리는
북한에 그렇게 안 하지요?”

김 목사는 12.12 군사반란 40년을 맞은 지난해 12월 12일 전두환 전 대통령이 12.12 군사반란 관계자 등과 가진 축하 자리에 함께해 논란을 빚었던 인물이다. 김 목사는 그동안 전 전 대통령과 오랜 기간 함께하는 등 친분을 과시해 왔다. 김 목사는 1980년 5월 자신의 수원 인계동 자택을 찾아온 전두환과 ‘화기애애한 시간을 가졌다’고 자서전 ‘그를 만나면 마음에 평화가 온다’에서 회고했다. 또 다른 저서 ‘섬기며 사는 기쁨’을 통해 ‘전두환 대통령에 대해서 끝까지 비판하고 나쁘게 말하는 것도 편협한 일이다. 한 인간을 어떤 사건 때문에 끝까지 미워하는 것은 올바른 일이 아니다. 지나간 일에 대한 평가로 한 사람을 정죄하고 미워하는 것도 잘못이다. 광주 문제로 감옥에도 갔다 오고 사과를 해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민중을 학살한 독재자에겐 한없이 자비롭던 그는 아무런 죄없는 북의 주민들이 전쟁의 참화 속에 줄어갈 수 있다는 건 아무런 고려가 되지 못하는 것일까?

. 대전중문교회 장경동 목사는 지난해 설교와 유튜브 동영상 등에서 북한이 침략해올 경우 자신과 자신의 교회 교인을 포함해 “남한 사람 2000만 명이 목숨 걸고 (북한 사람) 2000만 명을 죽이자”고 주장하며 북한 사람을 죽이는 과정에서 같이 죽게 돼도 열심히 아기를 낳으면 인구 규모가 현재 수준으로 복원된다고 밝혀 비판을 받기도 했다.
. 대전중문교회 장경동 목사는 지난해 설교와 유튜브 동영상 등에서 북한이 침략해올 경우 자신과 자신의 교회 교인을 포함해 “남한 사람 2000만 명이 목숨 걸고 (북한 사람) 2000만 명을 죽이자”고 주장하며 북한 사람을 죽이는 과정에서 같이 죽게 돼도 열심히 아기를 낳으면 인구 규모가 현재 수준으로 복원된다고 밝혀 비판을 받기도 했다.ⓒ평화나무 유튜브 캡쳐

보수개신교의 이런 이율배반적인 태도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전중문교회 장경동 목사는 지난해 설교와 유튜브 동영상 등에서 북한이 침략해올 경우 자신과 자신의 교회 교인을 포함해 “남한 사람 2000만 명이 목숨 걸고 (북한 사람) 2000만 명을 죽이자”고 주장하며 북한 사람을 죽이는 과정에서 같이 죽게 돼도 열심히 아기를 낳으면 인구 규모가 현재 수준으로 복원된다고 밝혀 비판을 받기도 했다.

“북한 사람
2천만 명을 죽이자”

김장환 목사와 장경동 목사의 주장은 상당히 위험한 발언이다. 하지만, 김 목사가 발언 속에서 ‘이스라엘’을 언급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강한 대응을 주문하는 차원을 넘어 북과의 전쟁은 절대적 선인 대한민국이 절대 악인 북을 무찌르는 일종의 ‘하나님의 전쟁’ 또는 ‘성전’(聖戰)임을 뜻한다. 강대상 위에서 설교하면서 “북한 사람 2천만명을 죽이자”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이런 생각에서 비롯된다. 목사라는 신분을 이용하고 하나님의 귄위를 빌어 전쟁을 선동한 발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세시대를 피로 물들인 십자군 전쟁을 시작으로 미국에 의해 벌어진 이라크 침공에 이르기까지 하나님의 선한 군대를 자처하는 권력은 신의 이름으로 학살을 자행했다. 신의 이름으로 전쟁에 명분을 부여했고, 누군가를 죽임으로써 받아야 했던 죄책감을 종교가 씻어주었다. 종교가 살해와 전쟁을 부추긴 또 하나의 도구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많은 나라의 군목제도는 이런 잔인한 목적을 통해 생겨났다.

온 사회가 북을 저주하고,
전쟁을 선동해도 목사라면,
제대로된 기독교인이라면
목숨을 걸고 평화를
외쳐야 하지 않을까?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 한국학과 교수는 ‘당신들을 위한 국가는 없다’에서 “나라마다- 그 ‘건국 원리’와 무관하게- 성직자를 군대로 영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갈수록 커지는 피징집 인구의 ‘적군에 대한 살의’를 종교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였다. 군목이나 군 신부가 전쟁에 피폐해진 병사들에게 단순히 ‘영혼의 안식’, 즉 종교적 위안을 제공해준다고 생각하면 오판이다. 특히 ‘국민적 총력전쟁’의 효시인 제1차 세계대전 때 군내 성직자들은 ‘위안 제공’보다 ‘종교적 군기 진작’에 더 많은 공을 들이곤 했다. 예컨대 당시 그 살기 어린 설교로 크게 유명해져 ‘군목의 모범’으로 여겨지게 된 영국 성공회의 제프리 케네디(1883~1929)는 훈련소에서 총검 연습을 하는 병사들에게 ‘총검 정신은 바로 예수의 정신’이라고 못박곤 했다. 전쟁은 살인이기도 하지만, 자신을 위험에 노출시키면서 일정한 법칙을 지키면서 살인을 하는 것이기에 이같은 ‘스포츠맨 정신’에 충만한 전장은 ‘예수의 정신’에도 충만하다는 논리였다”고 꼬집었다.

2019년 10월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에서 전광훈 목사가 기도하고 있다.
2019년 10월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열린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국민대회'에서 전광훈 목사가 기도하고 있다.ⓒ뉴스1

북을 향해 죽임과 전쟁을 선동하는 이런 목사들의 주장은 보수개신교에서 해마다 6월이면 되풀이된다. 이런 목소리는 ‘적군에 대한 살의’를 종교적으로 뒷받침하고, ‘총검 정신은 바로 예수의 정신’이라고 선전하며 전쟁과 살육을 독려하던 목소리와 닮아있다. 하지만, 그 목소리 어디에서도 예수의 정신을 만날 수 없다. 성서는 예수가 처형을 앞두고 군인에게 잡혀갈 때 “예수와 함께 있던 사람들 중 하나가 칼을 빼어 대사제의 종의 귀를 쳐서 잘라 버렸다. 그것을 보시고 예수께서는. “칼을 칼집에 도로 꽂아라. 칼을 쓰는 사람은 칼로 망하는 법이다”라고 이야기하며 평화를 호소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예수는 산상수훈을 통해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그리고 네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라고 말하며 사랑을 전했다. 예수를 전하는 목사라면, 예수를 따르는 제자라면 달라야 하지 않을까? 온 사회가 북을 저주하고, 전쟁을 선동해도 목사라면, 제대로 된 기독교인이라면 목숨을 걸고 평화를 외쳐야 하지 않을까? 학살과 전쟁을 선동하는 그들이 과연 ‘목사’라 불릴 자격이 있을까?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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