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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치’ 난망한 국회, ‘책임정치’ 시동 거는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하고 있다. 2020.06.30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며 모두발언하고 있다. 2020.06.30ⓒ정의철 기자

“우리가 모든 것을 다 짊어지고 가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큰 책임감을 더 느껴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이 우여곡절 끝에 21대 국회 원 구성을 단독으로 마무리하면서 이해찬 대표가 소속 의원들에게 당부한 말이다. ‘협치’냐, ‘책임정치’냐 갈림길에 선 민주당이 ‘책임정치’에 방점을 찍은 행보를 계속 이어나갈 태세다. 더이상 미래통합당과 협상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30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도 국회를 정상화하기 위해서 양보할 수 있는 만큼 최대한의 선을 양보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를 일방적으로 구성했다는 (비판을 받는) 현실은 피할 수 없기 때문에 더 큰 책임을 갖고 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 일에 결과로 국민 앞에 책임지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민주당은 원 구성을 끝내자마자 산적한 현안 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밤늦게까지 회의를 하면서 원 구성 하루 만에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에 대한 각 상임위원회 심사도 모두 완료했다.

미래통합당은 민주당 주도 국회에 반발해 모든 일정을 보이콧했지만 그 효과는 미미했다. 민주당은 이에 개의치 않고 7월 임시국회도 곧바로 열어 ‘일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6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대로 곧바로 7월 임시국회를 소집하겠다”고 공언했다.

김 원내대표는 “3차 추경이 아니더라도 국민을 위해 국회가 할 일이 산적해 있다”며 “지금과 같은 비상시기에 국회가 쉰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국회 일정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통합당을 더이상 기다리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그러면서 김 원내대표는 “일하는 국회의 전형을 만들어나가겠다”며 “책임 여당으로서 일하는 새로운 국회로 국민과 민생을 지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미래통합당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배현진 원내대변인 등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사과에서 상임위 강제배정에 반발해 사임계를 제출하고 있다. 2020.06.29.
미래통합당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 배현진 원내대변인 등 의원들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사과에서 상임위 강제배정에 반발해 사임계를 제출하고 있다. 2020.06.29.ⓒ뉴시스

국회 박차고 나온 통합당, 회군할 뾰족한 대응 방안 없어

반면 국회를 박차고 나간 통합당은 국회로 회군할 명분을 딱히 찾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통합당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헌법재판소에 ‘상임위원 강제 배정’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검토하겠다는 정도 외에는 뾰족한 대응 방안을 찾지 못했다.

원 구성 협상 과정에서 원내대표직을 던지고 산사에 일주일가량 머물다가 복귀한 주호영 원내대표도 여당을 비판하는 목소리만 높였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우리나라는 모르는 사이에 마침내 일당 독재 국가가 됐다”며 “민주당의 슈퍼갑질이 21대 들어와서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일하는 국회를 하겠다고 강조하지만, 실상은 자기들이 하고 싶은 대로 막가는 국회를 일하는 국회라고 포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당내에선 당 지도부에 대해 ‘전략 실패’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통합당 3선 의원인 장제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어제가 (국회 복귀의) 골든타임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우리는 어떡해야 하나. 강경투쟁? 복귀? 보이콧? 결국 우리가 볼 때는 당당한 모습으로, 다른 사람이 볼 때는 빈손으로 국회에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빈손으로 복귀하는 것보다는 상임위 7개, 국정조사와 청문회를 받고 복귀하는 것이 그나마 그림이 나았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시급한 현안인 추경안 처리를 마친 뒤 민주당이 통합당과 다시 상임위원장 등을 두고 협상에 나서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를 박차고 나간 통합당에 출구전략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도 사실상 단독으로 국회를 운영하는 데에 부담이 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최대의 양보안’마저 걷어찬 통합당에 더이상의 협상은 없다는 것이 민주당의 기본 입장이다.

민주당 김영진 총괄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MBC라디오에 출연해 “정치는 항상 여러 가지 변동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통합당 김종인 대표나 주호영 원내대표가 반복적으로 ‘18 대 0으로 해서 여당이 다 가져가 책임지라’는 식으로 말을 많이 했기 때문에 (상황 변화가) 쉽지 않은 국면”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는 선출된 상임위원장들이 임기 2년 동안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통합당은 장 의원의 말처럼 ‘빈손’ 회군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당은 이날 의원들로부터 희망 상임위 신청을 받는 한편 의원총회를 통해 대여 투쟁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추경안에 대해서도 “다음 임시국회를 열어 11일까지 시한을 연장한다면 예산결산위원회에 참여해 추경 심사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도 통합당의 국회 복귀를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통합당을 향해 “일하는 국회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다. 항상 열려 있다”며 “하루빨리 국회에 복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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