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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제학 교수가 홍콩특별지위 박탈에 ‘자충수’ 지적한 이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추진과 관련한 보복 조치로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 추진과 관련한 보복 조치로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말했다.ⓒ뉴시스/AP

미국 상무부가 29일(현지시간)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일부 박탈했다. 홍콩에 부여한 특별지위를 박탈한 것이다.

미국은 홍콩을 중국과 별개 관세영역으로 인정해 낮은 무역 관세를 부과해 왔다. 홍콩도 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미국은 투자·무역·비자 발급 등도 중국 본토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허용했다.

하지만 이번 특별지위 박탈 결정으로 홍콩 수출품은 중국과 같은 수준의 관세율을 부과받을 가능성이 높다. 미·중무욕전쟁 상황에 따라 중국에 적용하고 있는 관세폭탄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첨단 기술이 홍콩에 이전되는 교역 역시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 미국은 특히나, 군사용도로 쓸 수 있는 안보 민감 기술 수출에 엄격한 편인데, 홍콩에 대해 이 규제를 적용할 수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은 오늘 미국이 원천인(U.S.-origin) 군사장비의 수출을 종료하고, 미국 국방 및 이중용도 기술에 대해 홍콩에 중국과 동일한 제한을 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일 인민해방군과 관련된 중국 국적 대학원 유학생과 연구원 입국을 중단한 바 있는데, 홍콩인들도 같은 수준의 비자 제한을 받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자본시장이 발달해 ‘아시아 금융허브’로 불리는 홍콩의 자본시장 타격 가능성이 가장 크게 제기되고 있다. 홍콩은 약1천200조원 규모의 세계 투자 자금이 모여 있는 곳이다. 미국이 비자 특혜까지 철회할 경우 인적 교류에 제동이 걸리면서 금융경쟁력이 악화할 수 있다.

홍콩을 아시아 진출 거점으로 삼아온 외국기업이나, 홍콩 자본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금을 조달해온 중국 본토 기업들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관건은 특별지위 박탈 수준이 어디까지 높아지냐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실질적 타격보다는 상징적 조치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홍콩 산업이 제조업 수출 중심이 아니라 금융이라는 점에서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조치는 대체로 상징적”이라고 봤다.

”중·홍콩 영향 제한적인데…
미국에 오히려 피해” 분석도 나와

하지만 이런 조치가 중국에는 피해가 없고 오히려 미국에 손해를 끼친다는 주장도 있다.

메리 러블리 미 시러큐스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홍콩 특별지위 박탈은 중국보다 미국에 더 큰 상처를 준다’는 제목의 CNN방송 기고를 통해 “홍콩 경제는 제조 상품이 아닌 금융, 물류, 기타 서비스로 이뤄져 있다”며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고율의 관세를 홍콩 수출품에 부과해도 상황은 미동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블리 교수는 “홍콩의 대미 수출 450억 달러 중 1%만이 홍콩에서 생산되고 있다”며 “홍콩의 대미 수출품 대부분은 중국 생산품으로, 이는 중국의 대미 수출품과 같은 고율 관세를 적용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별관계에서 멀어지려는 트럼프 대통령 결정은 중국이 아닌 홍콩과 미국의 이익을 희생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블리 교수는 “홍콩 특별지위 박탈로 홍콩에 기반을 둔 미국 기업을 포기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18년 홍콩에 대한 미 외국인 투자는 820억 달러를 넘고, 홍콩에 있는 1천300여개 미 기업 중 800여개가 본사 또는 지역 거점으로 추정된다”며 “홍콩은 미국의 육류와 농산물 주요 수출 시장으로, 작년 미국은 홍콩을 상대로 무역 상대국 중 최고인 260억 달러 흑자를 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내정을 간섭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보복 조처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보복 조치가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항구에서 수출 대기중인 컨테이너들(자료사진)
항구에서 수출 대기중인 컨테이너들(자료사진)ⓒ제공 : 뉴시스

한국 수출 영향은…미미할 듯

홍콩은 중국, 미국, 베트남에 이어 한국의 4번째 수출상대국이다. 지난해 수출액은 39조원 가량으로 총수출액 6% 수준이다.

한국이 홍콩에 수출하는 품목 70%가 반도체다. 홍콩으로 수출한 반도체 98%는 대부분 중국으로 재수출된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비중은 1.7%에 불과하다.

미국의 홍콩특별지위 박탈은 향후 홍콩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품목에 대한 관세가 높아질 리스크가 있는데, 한국은 그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보는 이유다.

게다가 반도체는 관세 문제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반도체는 세계무역기구 정보기술협정에 따라 어느 나라 제품이건 무관세로 거래되기 때문이다.

홍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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