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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의 어머니’ 임기란 민가협 초대 회장 별세
임기란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초대 회장(자료사진)
임기란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초대 회장(자료사진)ⓒ기타

임기란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초대 회장이 30일 오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1930년 경북 포항에서 태어난 그는 남편 박희봉(95)씨와의 슬하에 2남3녀를 두었다.

고인이 민주화운동을 접하게 된 것은 1984년이다. 전두환 정권 퇴진을 외치며 민정당사 점거농성에 나섰다 구속된 막내아들 박신철 씨를 면회하러 갔다가 같은 상황에 놓인 어머니들을 만나게 됐다. 그리고 이듬해인 1985년 12월 그 어머니들과 함께 민가협을 창립해 초대회장이 되었다.

이후 인권운동가로 활약하며 4차례나 민가협 상임의장과 고문을 역임했고, 평생 민주화운동가들과 그 가족을 보듬었다. 1993년엔 '국가보안법 철폐와 양심수 석방을 위한 목요집회'를 시작해 27년 간 보라색 수건을 두르고 매주 참석했다.

그는 민주화를 위한 집회, 농성, 시위 현장의 맨 앞에서 싸웠으며, 시위 도중 전경에 끌려가는 학생들을 맨몸으로 구해냈다. 또 양심수와 이주노동자, 병역거부자 등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보호하는데도 힘썼다.

그러면서 고인은 민주화운동, 인권운동을 하는 누구에게나 '어머니'란 호칭으로 불리게 되었고, 그가 애용하던 보랏빛 스카프는 목요시위와 민가협의 상징이 되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고인은 지난 2006년 국민훈장 석류장을, 2017년엔 제23회 불교인권상을 받았다.

몸을 아끼지 않고 인권운동에 헌신해 오던 그는 2010년부터 병마에 시달렸다. 목요집회에도 더이상 발길을 하지 못했다. 그는 병석에 누워서도 민가협 어머니들과 목요집회를 걱정했다고 한다.

고인은 지난 2012년 900회를 맞은 '국가보안법 철폐와 양심수 석방을 위한 목요집회'에 참석해 진행한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앉아 있기도 힘들 정도로 몸이 아프지만 900회라서 빠질 수가 없었다"면서 "목요집회를 한지 900회가 됐지만 여전히 양심수는 끊이지 않고 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표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불교인권위원회는 고인에게 불교인권상을 수여하며 "임 전 상임의장은 사회정의를 이루기 위해 스스로 사회적 약자의 길을 택했던 세상의 모든 아들딸들을 보듬고 용기를 주었다"면서 "민주화운동 40년을 뒤돌아보며, 지금도 멈추지 않는 그들의 신념을 높이 기리기 위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빈소는 서울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 2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7월 2일 오전 10시 예정이다. 조문은 오는 1일부터 가능하다. (02)3779-1526.

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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