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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민보] “국감에 등장한 ‘황금프라이팬’ 제가 만들었죠” - 이도경 국회 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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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가을 국정감사에서 게이머들에게 화제가 된 장면이 있었다. 국민의당 이동섭 의원이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상징과도 같은 '황금프라이팬'을 들어 보인 것이다.

정치나 입법과 거리가 먼 게이머들의 눈을 국회로 돌린 사건이다.

이동섭 의원은 '황금프라이팬' 퍼포먼스로만 그치지 않고 '게임 불법 위변조 프로그램(핵)과 사설서버를 처벌하는 법을 발의하는 등 게임법 정비에 적극적으로 나서 게이머들의 환영을 받았다.

국회에 게임이라는 주제를 던진 '황금프라이팬'과 게이머들에게 환영받는 입법 활동 뒤에는 한 비서관이 있었다.

와우(월드오브워크레프트) 하드 유저이자 게임정책 전문 비서관으로 불리는 이도경 비서관이다.

국회 의원실 이도경 비서관이 1일 국회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0.07.01
국회 의원실 이도경 비서관이 1일 국회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0.07.01ⓒ정의철 기자

보좌진 역할과 게이머의 시선 '이도류(쌍검)의 비서관'

이도경 비서관은 당시 직접 칠한 '황금프라이팬'을 준비한 것은 두 가지 효과를 염두한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황금프라이팬'을 준비한 목표 중 하나는 이동섭 의원에게 이런 게임에 대한 이슈에 대중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는 걸 보여주고 싶었죠. 또 한편으로는 게이머들을 향해 국회에서도 이런 게임에 대한 목소리 내는 의원이 있으니 게이머들이 국회에 더 많은 목소리를 내달라는 메시지이기도 했죠."

다행히 이동섭 의원이 관심을 보이며 흔쾌히 이도경 비서관의 제안에 따라준 덕에 '황금프라이팬' 계획은 성공적이었다.

국회의원의 '스피커'로 메시지를 내는 데 성공한 이도경 비서관은 '게임핵 처벌법', '대리게임 처벌법' 등 구체적인 정책을 내는 것으로 내용을 보탰다.

2017년 10월 국정감사에 등장한 황금프라이팬
2017년 10월 국정감사에 등장한 황금프라이팬ⓒ뉴시스

이도경 비서관은 현재 21대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의원실로 자리를 옮겨 여전히 게임 정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상헌 의원은 최근 PC게임 플랫폼인 '스팀'에 대해 게임물관리위원회(게임위)의 미심의게임 관련 통보로 '스팀 규제 논란'이 불거지자 가장 먼저 게임위에 직접 진위를 물어 사태를 진정시키는 데 나섰다.

'게임정책전문 비서관'으로 불리는 이도경 비서관이 국회와 인연을 맺은 건 17대 국회 때 대학 인턴을 경험하면서다. 이후 외국 로스쿨을 가려 했지만 사정상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이도경 비서관은 진로를 고민하다 19대 국회에서 공채를 통해 본격적으로 국회 생활을 시작했다.

그의 게이머 경력은 훨씬 오래됐다. 국산 RPG인 어스토니시아 스토리부터 90년대 후반 PC방 태동기에는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에 빠졌다. 이후에는 워크레프트3를 거쳐 와우(월드오브워크레프트)를 시작하고 나서는, 와우에 '미쳐' 살았다.

그의 표현대로 그냥 게이머가 아닌 게임을 진득하게 즐기는 '하드 게이머'다. 와우를 즐기던 시절에는 엘룬서버 얼라이언스 최초로 25인 하드 리치왕 퀘스트를 완료해 '여명의 빛' 칭호도 가졌다.

"와우에는 미쳤었죠. (웃움) 지금은 일 때문에 그렇게 하드하게는 못하지만 '히어로즈오브스톰', '오버워치', '리그오브레전드' 등 꾸준하게 했었죠. 최근에는 닌텐도 스위치를 들고 다니고 있죠.(웃음)"

'게임정책전문 비서관'이 된 것도 이런 진지하게 게임을 즐기는 그의 경력이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쳤다. 게이머의 시선으로 입법 활동을 하게 된 것이다.

"하루는 '오버워치'를 하는 데 에임핵(자동조준 불법프로그램) 때문에 너무 고통스러웠거든요. 다음날 출근해서 그날 해야 할 일과 어제 게임을 복기하면서 불현듯 게임법을 들여다 보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이후 이도경 비서관은 '온라인 게임 불법 위변조 프로그램'(핵)과 사설서버를 처벌하는 내용의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는 데 역할을 했다.

그는 게이머 시선과 입법 활동이라는 두 개의 칼을 가진 비서관이라고 자신을 표현하기도 했다.

"지금 게임을 관리하는 법은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이다 보니 게임의 산업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죠. 보좌진 입장, 또 게이머의 입장에서 봤을 때는 이런 문제도 눈에 보이고, 게임 이용자들이 실질적으로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관심이 가죠. 보좌진이라는 직업과 게이머의 시각을 접하다 보니 게임 정책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더라구요. 이도류(쌍검)죠."

국회 의원실 이도경 비서관이 1일 국회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0.07.01
국회 의원실 이도경 비서관이 1일 국회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0.07.01ⓒ정의철 기자

e스포츠 선수들의 부당한 대우들이 드러났던 '그리핀 사건'에서 그 역할이 컸다.

'그리핀 사건'은 중국 구단에 임대된 '카나비' 선수에 대한 국내 소속 구단 '그리핀'의 부당한 대우가 알려진 사건이다. 이를 통해 국내 e스포츠 선수들의 불공정계약 상황이 수면 위로 드러났고, '한국e스포츠협회'(KeSPA, 케스파)의 주먹구구식 운영도 지적됐다.

이도경 비서관은 '카나비' 선수의 문제 해결을 넘어 'e스포츠 표준 계약서법'을 설계해 재발 방지에 역할을 했다. 사건 과정 중에는 직접 토론에도 참석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는 '그리핀 사건'으로 지적된 한국 e스포츠 전반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범된 'e스포츠공정위원회'(공정위)에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공정위에 위원으로 참여하는 데에 처음에는 고민을 많이 했죠. 보좌진이 위원으로 있는 게 맞는 일인가 하고... (그리핀 사건으로) e스포츠에 대해 실망한 분들이 많더라구요. 제가 직접 안을 들여다 보고 바꿔야지 (e스포츠에) 애정이 식은 분들도 관심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해서 참여했죠."

국회 의원실 이도경 비서관이 1일 국회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0.07.01
국회 의원실 이도경 비서관이 1일 국회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0.07.01ⓒ정의철 기자

"게임에서는 여야가 없어요"

20대 국회 당시 이동섭 전 의원은 게임 관련법에 있어 최다 발의, 최다 통과한 의원이다. 실제 당시 이동섭 전 의원이 낸 게임 관련법은 그리 많지 않은데도 '최다' 칭호를 받을 정도면 국회 안에서 게임은 확실히 '마이너'한 분야다

이도경 비서관은 이번 21대 국회가 한국 게임산업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가 게임법전부개정안을 준비 중인 데다, 지난해 말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넘어온 '게임중독 질병코드' 문제도 아직 진행 중이다.

또 이번 국회에서는 이도경 비서관을 둔 이상헌 의원을 비롯해 같은 당 전용기 의원, 류호정 정의당 의원 등 지난 국회에 비해 게임 분야에 관심을 가진 의원들도 늘어났다.

벌써 21대 국회에서는 '스팀규제 논란'으로 촉발된 게임등급심의 체계 개선이 논의 중이다.

최근 게임위는 '스팀'에 국내 등급 분류를 받지 않은 게임에 대해 국내법에 따른 관련 절차를 받을 것을 안내해달라고 공지했다. 한국 법인이 없는 스팀은 애플, 구글, 소니 등과 다르게 자체 등급분류 사업자가 아니라 스팀측의 등급 분류만 받은 게임이 국내에 유통되는 것은 현행상 불법이 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게임위와 스팀은 국제등급분류연합(IARC)과 협업을 통해 해결을 추진 중이다.

실제로는 스팀의 불법 상황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나온 헤프닝이지만, 지난해 '미심의'를 이유로 취미로 만든 플래시 게임들이 모여있는 사이트인 '주전자'를 규제하는 등 게임 당국의 불합리한 조치를 목격했던 게이머들이 이를 계기로 그동안 쌓인 불만을 표출했다.

이도경 비서관은 21대 국회에는 게이머들의 이 같은 더 목소리가 더 커지길 기대했다.

"게이머들이 법에 대해 관심을 가질 이유가 별로 없지만 사실 굉장히 많은 접점이 있죠. 국회에는 수많은 이익단체들이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오는데 게임에 대한 이용자의 목소리는 대변되지 않거든요. 게이머들도 목소리를 더 크게 내줘야 법도 바뀌니까요."

그는 여야가 대립하는 국회에서도 게임만큼은 여야가 없다고 말한다. 여야 가릴 것 없이 소수만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만큼은 국회에서 정치 도구화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20대 국회에서는 당을 가리지 않고 다른 의원실과 활발히 의견도 교류하고 공동발의도 했었죠. 21대에서도 그런 교류가 계속됐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게임와 e스포츠를 정치적 도구로 만들면 안되겠죠. 그래야 게임과 e스포츠 발전을 위해 터놓고 이야기하고 합의할 수 있을테니까요."


김백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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