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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경의 토지와 자유] 7.10대책은 서울 집값을 잡을 수 있을까

문재인 정부가 7.10부동산대책을 발표했다. 법인 및 재건축 등을 주된 타겟으로 삼았던 6.17부동산 대책 발표 후 불과 1달도 지나지 않아 추가 대책을 발표한 것이다. 그만큼 서울 및 수도권의 주택시장 흐름이 심상치 않다는 반증일 것이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5번의 부동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7.10대책의 핵심은 부동산 관련 세금의 강화

7.10대책의 핵심은 단연 부동산 관련 세금의 강화다. 문재인 정부는 작년 12.16대책에서 대출(주택담보대출 및 전세자금 대출)을 강하게 조였고, 6.17대책에서는 법인, 갭투기, 재건축을 겨냥한 바 있다. 그리고 마침내 7.10대책을 통해 부동산 관련 세금 강화 카드를 꺼냈다.

이제 7.10대책에 대해 살펴보자. 7.10대책을 보면 정부가 다주택자들을 정조준해 취득, 보유, 처분의 전 단계에 걸쳐 조세부담을 높였음을 알 수 있다.

먼저 취득세를 보자. 아래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정부는 다주택자와 법인 대상으로 주택에 대한 취득세율을 최대 12%까지 올렸다. 이를 통해 정부는 다주택 수요 및 법인 주택 수요에 꽤 높은 허들을 세웠다.

7.10부동산대책 취득세율 인상안
7.10부동산대책 취득세율 인상안ⓒ필자 제공

보유세의 일종인 종부세도 다주택자 중심으로 강화한다. 아래 표를 보면 알 수 있듯 기존 종부세 과세 대상자는 구간별로 종부세율이 80~100%까지 늘어난다. 종부세는 누진구조로 구성된 만큼 과세 구간 상단으로 올라갈수록 세 부담이 급증한다. 특히 다주택법인이 소유한 주택에 대해서는 종부세 최고세율인 6%를 적용하고, 기본공제 6억원과 세부담 상한을 없앴다. 법인을 통한 부동산 투기는 지난 6.17대책과 이번 7.10대책으로 사실상 종언을 고하게 된 것이다.

7.10부동산대책 종부세율 인상안
7.10부동산대책 종부세율 인상안ⓒ필자 제공

양도소득세는 다주택자와 단기거래자(1~2년)를 주 타겟으로 삼았다. 단기거래자에 대해서는 아래 표와 같이 1년 미만의 경우 70%, 2년 미만의 경우 60%로 양도세율을 높였고, 다주택자의 경우 2주택자는 최고 62%, 3주택자는 72%까지 세율을 높였다. 단 단기매매와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는 내년 6월 1일부터 시행된다. 매물유도를 위해 유예기간을 준 것이다.

7.10부동산대책 양도소득세율 인상안
7.10부동산대책 양도소득세율 인상안ⓒ필자 제공

아울러 정부는 부동산 신탁시 종부세·재산세 등 보유세 납세자를 수탁자(신탁사)에서 원소유자(위탁자)로 변경하였는데. 이 조치는 다주택자가 신탁을 이용해 종부세 부담을 회피하는 걸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정부는 단기임대(4년) 및 아파트 장기일반 매입임대(8년)을 폐지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보완책을 7.10대책에 담았다. 또한 7.10대책에는 생애최초 주택마련 지원 및 실수요자 공급확대 등의 내용도 담겼다.

7.10대책 후 주택시장에 나타날 수 있는 다섯 가지 흐름

이제 7.10대책 발표 후 나타날 수 있는 주택시장의 5가지 흐름에 대해서 살펴볼 차례다. 큰 외부변수가 없다는 전제하에서 지난 네 차례의 종합대책에다 7.10대책까지 더해 판단해 보면 다음의 다섯 가지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우선 다주택자가 지금보다 늘어날 가능성은 현저히 줄었다. 취득세, 종부세, 양도세가 모두 강화돼 다주택자가 되기 위해 치러야 할 비용이 너무 커졌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6.17대책에 이은 이번 대책으로 법인을 통한 투기는 사실상 종언을 고한 것으로 보인다. 법인 소유 매물이 내년 6.1(종부세 과세기준일)을 앞두고 시장에 속속 출회될 것이다. 단 법인 소유 주택이 서울 주택 시장에 영향을 줄 수량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한계는 존재한다.

다주택자의 행보는 엇갈릴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의 다주택자 중 종부세 과세구간 상단에 위치한 상당수는 늘어나는 종부세 부담으로 인해 보유 주택 중 일부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다주택자 중 종부세 과세구간 하단에 위치한 이들, 예를 들어 15.4억원 이하에 위치하는 이들(이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을 2주택 이상 보유했다)은 종부세 부담이 견딜만한 수준인데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10~20% 더 강화됐기 때문에 매물을 던지기 보다는 관망할 가능성이 높다.

한편 6억원 이하 중저가주택을 보유하려는 무주택자들을 제어할 정책수단이 대책에 포함되지 않았을뿐더러 오히려 생애최초 주택구입시 취득세를 감면(1.5억원 이하는 100%감면, 1.5억원~3억원(수도권 4억원) 이하는 50%감면)하고 거기에 중저가 주택 재산세율을 인하하겠다는 발표까지 한 터라 30대를 비롯해 중저가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는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자칫하면 저렴한 아파트, 빌라, 연립, 다세대주택 등의 중저가 주택가격이 요동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다주택자가 중저가 매물을 얼마나 내놓을지가 중저가 주택시장 안정의 바로미터 역할을 할 것이다.

끝으로 고가 1주택(똘똘한 1채) 시장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이 있다. 문재인 정부는 ‘1주택 실수요 보호’ 프레임에 갇혀있는데, 시장참여자들은 그 빈틈을 상황에 따라 계속 악용하고 있다. 다주택자를 조이면 주택을 정리하고 고가 1주택으로 갈아타는 식으로 말이다. 정부가 고가 주택 대출을 바짝 조였지만 중저가 다주택을 처분하고 자기는 전세로 살면서 전세 끼고 현금으로 고가주택을 매수하면 달리 방법이 없다. 예의 주시해야 할 포인트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자료사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자료사진)ⓒ김슬찬 기자

빈틈이 아쉽다

7.10대책은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한사코 사용하지 않으려 한 세금 카드를 본격적으로 뽑아 들었다는 점에서 평가할 대목이 많다. 하지만 여전히 빈틈들이 있다.

가장 먼저 지적할 대목이 기존 재고주택의 대량 출회를 유도하도록 제도를 디자인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누차 강조했듯이 시장 참여자들이 비이성적 흥분상태에서 벗어나고 시장이 안정을 찾으려면 가장 먼저 등장해야 하는 것이 기존 재고주택 매물의 대량출회다. 이를 위해서는 등록임대사업자에게 부여된 종부세 및 양도세 혜택을 소급적으로 폐지했어야 했고, 다주택자 종부세 공제한도도 기존의 6억원에서 3억원 정도로 내려 종부세 과세 구간 하단에 걸린 사람들에게도 세 부담을 실효적으로 늘렸어야 했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는 그런 조치가 누락됐다. 그 결과로 다주택자 및 임대사업자에 대한 매도압력이 현저히 줄었다.

1주택자에 대한 특혜를 그대로 유지한 점도 비판받아야 한다. 재산세는 그대로 두더라도 최소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공제(9억원)는 전부 없애고, 1주택자 양도세 면세(9억원 이하) 조건을 강화하며, 9억원 초과 주택에 대한 양도세 세부담을 높이는 정도는 이번 대책에 포함되었어야 했다. 그렇게 대책을 디자인했으면 고가1주택에 대한 갭투기 수요 등의 유입이 쉽지 않았을 것인데 참으로 아쉽다. 아무튼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고 시장참여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지켜볼 차례다.

이태경 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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