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피해호소 여성의 아픔에 위로...이런 상황 사과드린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자료사진ⓒ김철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3일 고 박원순 서울시장으로부터 위력에 의한 성추행을 당했다고 호소한 여성에게 사과했다. 당 차원의 공식 사과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박 시장의 장례가 진행되는 동안 추모와 애도를 표하는 데에만 집중해 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고위전략회의에서 "박원순 시장의 장례를 마쳤다. 예기치 않은 일로 시정에 공백이 생긴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여성의 아픔에 위로를 표한다. 이런 상황에 이르게 된 것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고 강훈식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표는 또 "당은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는 뜻도 밝혔다.

앞서 피해 호소인 측은 이날 오후 2시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 등 관련 시민단체와 함께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추행 사건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여당 등을 향해 사건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민주당은 오후 4시 국회에서 고위전략회의를 열고 당 차원의 대응 방안을 논의한 뒤 당의 입장을 정리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오늘 논의됐던 것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장례를 마치고 (난 뒤) 당의 입장인 것 같고 큰 방향을 말씀드린 것"이라며 "사안의 시급성과 중대성 때문에 정기적인 회의(당 최고위원회의) 전에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 당 차원의 구체적인 대책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 강 수석대변인은 당 차원의 노력에 대해 "고위전략회의는 당의 중요한 전략과 방향을 논의하는 회의이고 논의한 결과를 말씀드린 만큼 이후에 이것과 관련된 더 많은 얘기와 입장들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박 시장을 비롯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등 민주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들이 잇따라 성추행 사건에 연루된 데 대해서도 '기강을 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 핵심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런 것에 연루된 광역단체장들이 꽤 있었던 부분, 연이어 발생한 사고에 대한 기강해이에 대한 대표의 말씀이 있었고, 이건 기강을 잡아가야 한다는 말씀도 잠깐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