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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 비전 제시로는 한계” ‘강령 개정’ 요구 담은 정의당 혁신안 초안
장혜영 정의당 혁신위원장.
장혜영 정의당 혁신위원장.ⓒ뉴시스

정의당 혁신위원회가 강령 개정, 지지당원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한 혁신안 초안을 19일 발표했다. 이를 바탕으로 당원 의견수렴과 토론을 거쳐 혁신안을 확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의당 혁신위원회가 이날 당 홈페이지와 유튜브 온라인설명회를 공개한 혁신안 초안에는 7가지 제안이 담겨 있다. 그중 가정 먼저 제시된 건 "새로운 10년을 위해 정의당의 강령을 개정하자"는 제안이다.

현재 정의당 강령은 국가비전을 '정의로운 복지국가'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진보정당의 독창성과 독자성을 전달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민주당이 '진보정당'을 표방하고 거대양당 모두 '복지국가' 비전을 제시하고 있어 차별화할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혁신위는 "현 강령은 경제적 불평등을 비롯해 새롭게 제기되는 다양한 사유와 형태의 불평등·혐오를 종식시키겠다는 비전과, 당면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반영한 생태전환 의 비전을 충분한 무게와 비중으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혁신위는 구체적인 강령 개정안을 제시하지 않고 '열린 토론' 절차로 넘겼다. 혁신위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미래 비전을 당 전체가 의지를 모아 단단하게 제시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며 "아래로부터의 당원참여를 통해 2021년 상반기까지 강령을 개정할 것을 차기 지도부에 권고한다"고 밝혔다.

또한 혁신위는 "당원이 직접 만드는 굳건한 정의당으로 거듭나자"며 '당권 강화', '당원 교육 확대'와 함께 '지지당원제 도입'을 새롭게 제안했다.

현재 정의당의 당비는 1만원 기준으로 예외적으로 5천원, 1천원 당비를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당원가입의 문턱으로 작용하고 있다고는 게 혁신위의 판단이다.

혁신위는 "정의당의 진성당원제도는 1만원 당비납부를 제외하고는 실제 당원참여와 간부 육성의 기능이 상실됨으로써 형해화되어가고 있다"며 "지역정치활동과 선거운동의 과정을 통해 만나는 수많은 유권자들을 당으로 인입하는 작업도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혁신위는 "기존의 자발적 가입경로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입당조직사업을 통해 당원수를 획기적으로 늘려 당의 조직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며 당비 1천원 구간을 신설해 '지지당원제'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다만 혁신위는 "당비 인하는 '당원들의 힘으로 만들고 유지해왔던 진보정당'이라는 역사적 맥락을 부정하는 것으로 이해될 소지가 있다"는 등의 반론이 있는 것을 감안해, 당비를 현행으로 유지하는 방안도 함께 토론에 부치기로 했다.

아울러 혁신위는 "당원과 함께 평등하고 안전한 조직문화를 만들자"며 '평등하고 안전한 조직 혁신 TF(태스크포스)'와 '젠더폭력신고 및 대응 핫라인' 설치를 주장했다.

'다양하고 민주적인 리더십'을 구축하기 위해 현행 상무집행위원회를 폐지하고 대표단 회의를 신설하거나, 대표와 부대표를 분리 선출하는 방안 등을 제시하기도 했다. "폭넓게 결정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자"며 대의원대회 권한 강화, 전국위원회 폐지 및 중앙(운영)위원회 신설 등도 제안했다. 나아가 "원내와 원외, 중앙당과 지역당부의 통합적인 실천으로 시민에게 다가가자"며 지역정치사업단 신설, 지역위원장 연석회의 등의 방안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 혁신위는 "청소년과 청년이 주체가 되는 정의당을 만들겠다"며 청소년 당권보장 및 정치 활동 활성화 방안과 함께 청년정의당 건설 추진을 제안했다. 혁신위는 "정의당의 청년당원 입당비율은 하락하는 추세이며, 이에 지속가능한 정당으로서의 위기감을 인식해야 한다"며 "새로운 세대의 주체 형성과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정의당 내의 독자적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혁신안 초안을 발표한 정의당 비례대표 장혜영 혁신위원장은 "혁신위가 출범한 지 57일 됐다. 99일의 임기 가운데 막 중간을 넘어선 지금 혁신안 초안을 소개하게 됐다"며 "이 혁신안 초안은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해 모든 사람이 완벽하게 동의할 수 있는, 가장 지혜로운 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장 위원장은 "그보다 이 초안은 정의당과 한국사회를 사랑하는 평범한 18명의 사람들(혁신위원들)이 서로 다른 생각과 경험을 가지고 토론하고 공감하고 협의하며 애써 만들어낸 민주적 토론의 결과물"이라며 "또렷하게 정리된 답이 아니라 답을 찾기 위한 고민 그 자체가 담겨 있는 초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한 토론 이어질 때, 대화의 끝에서 우리의 생각이 얼마나 다른지 확인할 때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고 말하며 혁산안 초안을 도출하기까지 과정이 내부 이견으로 쉽지 않았다는 점을 내비치기도 했다. 혁신안 초안이 구체적이지 않은 배경으로도 보인다. 그는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우리의 생각이 다르다는 건 더 많은 대화를 위한 이유가 될 수 있어도 대화를 포기할 이유가 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 위원장은 "바로 오늘부터 혁신위는 초안에 대한 의견수렴 기간에 들어갈 것"이라며 "초안이 여러 가지 부분에서 많이 부족할 수 있지만, 그 여백을 당원과 시민 여러분과 함께 채워나갈 수 있도록 애정 어린 마음으로 이후 논의에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17개 광역시당을 중심으로 한 오프라인 간담회를 내일부터 진행하고, 홈페이지 혁신위 게시판을 통해 초안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과 질문을 수렴하고 필요 시 답변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7월 28일에는 청년정의당을 주제로 하는 오프라인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고, 7월 29일에는 혁신위 주최로 각계 전문가들과 대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혁신위는 장 위원장을 비롯해 강민진 대변인, 권수정 서울시의회 의원, 김설 광주청년유니온 위원장 등 주요 당직자를 비롯해 외부 전문가, 청년 활동가, 사회 활동가 등 13명으로 구성됐다. 위원 가운데 여성이 과반이며 20~30대 청년도 다수 차지하고 있다.

혁신위는 8월 이전에 열릴 대의원대회에 혁신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혁신안이 통과된 뒤에는 새 지도부를 뽑는 선거가 치러진다. 앞서 심상정 대표는 총선 이후 당의 일신을 위한 조기 사퇴를 선언하고 혁신위를 구성해 늦어도 8월까지 새 지도부를 선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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