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길벗 칼럼] 여름 감기 ‘냉방병’, 한의학 방식으로 이겨내기

사람이 아예 감기를 걸리지 않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통계적으로 아이는 1년에 10회, 성인은 1년에 4회 정도 감기를 앓는다고 합니다. 감기는 대표적인 바이러스 질환입니다. 사람의 면역력은 외부물질들을 접하고 인식하면서 상승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뒤집어 생각해보면 감기에 자주 걸릴수록 면역력이 높아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독감이 유행하기 전, 혹은 몇몇 감염병 유행 전에 백신을 맞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죠. 백신이라는 것은 보통 약화됐거나 죽은 균(항원)으로 만들어집니다. 이들을 몸에 주입해 몸의 면역 체계가 항체를 만들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사실 여름에는 감기에 잘 걸리지 않습니다. ‘오뉴월 감기는 개도 안걸린다’라는 속담이 있기도 합니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감기는 여름엔 잘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 경험적으로 그리고 통계적으로 밝혀져 있습니다. 그런데도 최근엔 감기에 걸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바로 에어컨 등 냉방기기에 장시간 노출되어 있다 보니 ‘냉방병’에 걸리는 것입니다.

냉방병 자료사진
냉방병 자료사진ⓒ제공:뉴시스

한의학에서는 여름철 감기에 대해서, 현대 사회의 냉방병에 대해서 어떻게 볼까요. 에어컨과 같은 냉방기가 없었으니까 관련 기록이 없을까요? 아닙니다. 기록이 적기는 하지만 있습니다.

한의학에서는 여름철에 나타나는 질병군을 서병(暑病)이라고 불렀고, 이를 크게 ‘양서’(陽暑)와 ‘음서’(陰暑)로 나눴습니다. ‘양서’는 일사병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무더위 속에서 무리하면 발생하는 병으로, 열이 나고 갈증이 나며 땀이 많이 흐르고 가슴이 답답함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반대로 ‘음서’는 기후 자체는 더운데 바람을 심하게 쐬였거나 찬 음식을 무절제하게 먹어 발열, 오한, 피로, 권태감을 느끼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바로 이 ‘음서’가 냉방병을 기록해놓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의학 서적 [경악전서]는 ‘음서’에 대해 “여름철에 서늘한 바람을 맞거나 찬 음식을 지나치게 먹어서 생기니, 열이 나고 머리가 아프며 땀은 나지 않고 오한이 나며 몸이 무겁다. 배가 아프면서 토하거나 설사를 하기도 한다”라고 증상을 설명했습니다. 병을 낫게 하려면 “땀내는 방법으로 한사(寒邪, 찬기운)를 내보내고 중초(中焦, 위장을 비롯한 소화기관)를 따뜻하게 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앞에 서술한 증상을 보다가 ‘어? 이거 지금 딱 내 증상인데?’ 하는 생각이 드시는 분은 냉방병을 앓고 계실 확률이 높습니다. [경약전서]의 설명에서 냉방병을 예방하는 법과 주위 환경을 적절히 관리하는 법을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예방법은 원인을 생각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단서 하나는 ‘여름철에 서늘한 바람을 맞거나’이고, 다른 하나는 ‘여름철에 찬 음식을 지나치게 먹어서’입니다. 그래서 냉방병을 예방하려면 급격한 온도 차이를 겪지 않도록 해야하고, 찬 음식을 적절히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선 실내외 온도차는 5℃ 이내가 바람직합니다. 에어컨 온도 설정을 외부 온도와 10℃ 이상 차이가 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에어컨을 청결하게 관리하고, 일정시간을 가동한 후엔 환기를 주기적으로 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또 수면 시간 내내 냉방기를 틀어놓는 것보다는 깊은 수면에 들기 전 냉방기가 꺼지도록, 2~3시간만 가동되게 타이머를 맞춰 놓는 것이 더 낫습니다.

평소 자기 배가 차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냉면이나 아이스아메리카노 같은 찬 음식은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복날에 따뜻한 삼계탕으로 몸을 보하는 것처럼 따뜻한 음식을 찾아 먹고,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라면 오미자차를 끓여 상온에 두었다가 마시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스트레칭(자료사진)
스트레칭(자료사진)ⓒpixabay.com

냉방병이 왔을 때, 몸 상태를 관리하는 법은 치료법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경약전서]는 ‘땀내는 방법’, ‘소화기관을 따뜻하게 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고 했습니다. 일상에서 이를 실천하려면 가벼운 근육운동이나 스트레칭을 하거나 산책을 해주면 좋습니다.

찜질방이나 사우나 등에 가서 적절히 땀을 빼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현재 코로나19 시국인지라 위와 같은 방법은 추천드리고 싶지 않습니다. 만약에 하고 싶으시다면, 주의하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땀을 많이 뺀다고 너무 오랜 기간 사우나나 찜질방에 머물면 오히려 몸의 기력을 상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집에 욕조가 있다면, 따뜻한 물을 채워 반신욕을 하는 것 또한 좋습니다.

또 더워도 배를 드러내지 않고, 잘 때는 이불을 덮어주는 것이 현명합니다. 혹은 자기 전 핫팩을 데워 배에 올려놓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찬물보다는 상온의 물이나 따뜻한 물을 찾아 마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방법들은, 제가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분들께 생활 관리 측면에서 추천하는 것들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건강한 여름나기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안준 전주 미소로한의원 원장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