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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소송 포기하면 3천만원’ 현대위아 비정규직, 회유 거부하고 공장 점거
금속노조와 금속노조 경기지부 현대위아비정규직평택지회는 21일 경기도 평택 현대위아 1공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마친 뒤 법원 판결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을 촉구하며 공장 로비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2020.07.21
금속노조와 금속노조 경기지부 현대위아비정규직평택지회는 21일 경기도 평택 현대위아 1공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마친 뒤 법원 판결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을 촉구하며 공장 로비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2020.07.21ⓒ김철수 기자

자동차 엔진을 생산하는 평택 현대위아 공장에서 일하는 사내하청노동자들이 ‘근로자지위확인소송 철회 등을 대가로 3천만 원을 주겠다’, ‘소송을 취하하지 않으면 울산으로 내려보내겠다’ 등의 회유·압박을 거부하고 “법원 판결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며 21일 공장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현대위아는 현대기아자동차에 자동차 엔진을 납품하는 현대기아자동차 부품생산 계열사다

금속노조와 금속노조 경기지부 현대위아비정규직평택지회는 이날 경기도 평택 현대위아 1공장 앞에서 정규직 전환 촉구 결의대회를 열었다. 결의대회엔 현대위아비정규직평택지회 조합원들뿐만 금속노조 경기지부 소속 노동자, 금속노조 전국순회투쟁단 관계자 등 700명이 참여해 사내하청비정규직을 법원 판결대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의대회가 끝난 뒤, 현대위아비정규직평택지회 조합원들은 공장 안으로 진입해 건물 로비를 점거했다. 이들 조합원은 현대위아 평택공장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직원임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다른 직원들을 동원해 이들의 공장 진입을 막았다. 하지만 40여 명의 사내하청비정규직들이 로비까지 진입하는 것을 막진 못했다.

금속노조와 금속노조 경기지부 현대위아비정규직평택지회는 21일 경기도 평택 현대위아 1공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마친 뒤 법원 판결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을 촉구하며 공장으로 들어갔다. 2020.07.21
금속노조와 금속노조 경기지부 현대위아비정규직평택지회는 21일 경기도 평택 현대위아 1공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마친 뒤 법원 판결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을 촉구하며 공장으로 들어갔다. 2020.07.21ⓒ김철수 기자
금속노조와 금속노조 경기지부 현대위아비정규직평택지회는 21일 경기도 평택 현대위아 1공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마친 뒤 법원 판결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을 촉구하며 공장 로비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2020.07.21
금속노조와 금속노조 경기지부 현대위아비정규직평택지회는 21일 경기도 평택 현대위아 1공장 앞에서 결의대회를 마친 뒤 법원 판결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을 촉구하며 공장 로비 점거 농성에 들어갔다. 2020.07.21ⓒ김철수 기자

사내하청노동자들이 이같이 로비 점검 농성을 벌이게 된 이유는 회사가 ‘이들을 직접고용하라’는 취지의 1·2심 법원 판결을 무시하고,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 온갖 회유·압박으로 사내하청비정규직들에게 “소송을 포기하고 자회사로 갈 것”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늦어도 올해 안으로 대법원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직접고용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 노동자들을 자회사로 모두 보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엔 비조합원들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2천만 원을, 금속노조 조합원 대상으론 소송을 취하하는 대가로 3천만 원을 지급하겠다며 회유하고 있다. 또 오랫동안 평택에서 일해 온 이들 노동자에게 소송을 취하하지 않으면 울산 공장으로 내려 보내겠다는 압박도 하고 있다. 그러면서 소송을 취하하고 직고용 정규직 전환을 포기하면 평택 공장에서 계속 일을 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식으로 회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자들은, ‘소송을 포기하지 않는 노동자들에 대한 울산공장 발령’은 사실상 ‘실업급여조차 받지 못하는 해고’라고 보고 있다. 현대위아비정규직평택지회 관계자는 “구형 봉고차 엔진을 만드는 울산공장에서 필요한 인원은 약 20명 정도다. 40명이 일할 때도 물량이 없어서 주3일 노동을 하던 곳”이라며 “그런데 이곳에 120명가량을 보내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금속노조와 금속노조 경기지부 현대위아비정규직평택지회는 21일 경기도 평택 현대위아 1공장 앞에서 자회사 분쇄! 고용보장! 정규직화 쟁취' 현대위아비정규직 평택지회 투쟁승리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열고 법원 판결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07.21
금속노조와 금속노조 경기지부 현대위아비정규직평택지회는 21일 경기도 평택 현대위아 1공장 앞에서 자회사 분쇄! 고용보장! 정규직화 쟁취' 현대위아비정규직 평택지회 투쟁승리 금속노조 결의대회를 열고 법원 판결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0.07.21ⓒ김철수 기자

김영일 현대위아비정규직평택지회 지회장은 “일할 때는 최저임금 주면서 부려 먹더니, 불법파견 소송을 취하하지 않는다고 설비도 식당도 없는 텅텅 빈 울산공장으로 부당전보발령 내면서, 월급도 실업급여도 받지 못하게 하는 신종 탄압을 (현대위아) 자행하고 있다”라며 “현대위아가 이처럼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이유는 그동안 저질러온 불법파견 범죄를 회피하고, 사내하청비정규직들의 피와 땀을 착취할 수 있는 노동구조를 바꾸고 싶지 않아서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김 지회장은 “이런 (부당한) 노동구조를 법으로도 바꿀 수 없다면, 노동자들이 단결된 힘밖에 없다”라며 “단결된 힘으로 꼼수 막아내고, 좀 더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해서 승리하자, 비정규직 철폐하고 정규직화 쟁취하자”고 외쳤다.

김영배 금속노조 경기지부 부지부장은 “딸이 6살 때 아무것도 모르면서 재롱잔치에 (노조) 빨간 머리띠를 매고 나갔었다. 그런 딸이 이젠 숙녀가 됐다. 하지만 변한 건 없다. 아직까지 난 노동자이고, 우리 딸 또한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라며 “이런 현실을 더 이상 후대에 물려주지 말아야 한다. 더 이상 비정규직이 있어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경기본부 본부장은 “그동안 도급업체 정규직으로, 하청업체 직원으로 포장돼 왔던 비정규직이 자회사 정규직으로 포장을 바꾼다고 해서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라며 “평택 현대위아 비정규직 투쟁은 인간답게 제값 받고 노동자답게 살기 위한 투쟁의 최전선”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금속노조는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현대위아는 불법파견에 대해 사죄하고 불법파견을 해결할 종합적인 대책마련을 위한 대화에 나서라”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금속노조는 이미 현대위아 측에 정규직, 비정규직이 함께하는 논의 테이블을 구성해 문제해결에 나서자고 제안한 바 있다”라며 “모든 사회구성원이 지혜를 모아가야 할 시기에 현대위아가 비정규직 노조파괴, 집단해고, 불법파견 무력화를 위한 탄압에 나서고자 한다면 금속노조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모든 양심세력에 전면전을 선포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현대위아비정규직평택지회 조합원들이 농성을 시작한 현대위아 평택 1공장은 현재 신규투자를 받고 설비를 개선하는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장 재개는 올해 9월쯤으로 예상된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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