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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흠 “탄핵소추를 왜 했겠나” 추미애 “야당 권력의 남용 아니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2020.07.22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치·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답변하고 있다. 2020.07.22ⓒ정의철 기자

"왜 탄핵소추를 했겠어요!"
"야당 권력의 남용이 아닙니까?"

22일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 대정부질문에서 미래통합당 김태흠 의원의 막무가내 질의에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물러서지 않고 맞서 싸웠다.

통합당은 최근 추 장관이 여러 가지 권한 남용으로 검찰청법을 위반했고 품위를 손상했다는 등의 이유를 들며 그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국민의당과 함께 공동발의했다. 이에 추 장관이 부당하다는 뜻을 직접 밝힌 것이다.

김 의원은 우선 추 장관이 24년 전 수사지휘권 폐지 법안 공동발의에 참여한 것을 지적하면서 "그랬던 분이 검찰총장이 내 명을 거역했다, 지시를 잘라 먹었다면서 검찰총장을 겁박하던데 어떻게 해석해야 하느냐"고 따졌다.

이에 추 장관은 "질문이냐"고 되물은 뒤 "질문이 겁박이라면 사실과 다르다. 검찰총장이 수사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침해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직무상 지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추 장관은 과거 수사지휘권 법안 발의에 참여한 데 대해선 민주당 당론에 따른 공동발의였다고 밝혔다. 나아가 그는 "24년 전 일"이라며 "그 당시에는 법무부 장관이 검사 출신이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법무부 장관은 늘 지휘했고 말없이 따랐던 것이 검찰총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검찰총장이 수사의 중립성을 깨거나 스스로 회피해야 할 마땅한 사건에 깊숙이 개입하기 위해서 부장검사회의와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무부 장관이 극히 예외적으로 불가피하게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점을 깊이 고려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김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감싸면서 추 장관을 비난했다. 그는 "오늘 추 장관이 페이스북에 본인을 '핍박받는 주인공'이라고 표현하면서 '공정과 정의'를 표현하던데 국민들이 볼 때 '핍박받는 주인공'은 윤석열 총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추 장관은 "검찰총장이 계속해서 수사팀을 흔들려고 한 것은 언론에 적나라하게 나와 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당황한 듯이 "아니, 장관이 공정과 정의라고 하는 거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지금 일련의 행태 보면"이라고 강변했다. 추 장관은 "구체적으로 지적해주시기 바란다"고 맞섰다.

미래통합당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답변 내용에 대해서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0.07.22
미래통합당 김성원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답변 내용에 대해서 박병석 국회의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0.07.22ⓒ정의철 기자

'수명자'라는 단어를 어떻게 추미애가 알 수 있느냐고 따진 김태흠
판사 출신 추미애 "그건 법률용어라서 익숙"

하지만 김 의원은 이에 답하지 않고 곧바로 화제를 돌렸다. 그는 최근 추 장관이 윤 검찰총장을 겨냥해 냈던 입장문 가안 속 '수명자'(명령을 받는 사람)라는 표현을 두고 트집 잡기를 이어나갔다.

김 의원은 추 장관에게 "평소 '수명자'라는 표현을 잘 쓰냐"고 물었다. 이에 판사 출신인 추 장관은 "저는 법관 출신으로 수명법관 이런 단어가 낯설지 않은 법률용어이다. 법률용어 사전에도 있고 법전에도 있는 말이다"라고 답했다.

이에 김 의원은 "'수명자'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더라"라고 말했고, 추 장관은 "법전에 있다니까요?"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이 "장관 발언 자료에 없다"고 다시 지적하자, 추 장관은 또 황당하다는 듯이 "그래서 어쨌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발끈하며 "왜 따지는 것이냐. 내 얘기에 답변만 하면 되는 거 아니냐. 국회에 지금 싸우러 나왔냐"고 호통을 쳤다. 이내 김 의원은 추 장관에게 "기분 좀 가라앉히라. 싫은 소리라도..."라며 질문을 이어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추 장관은 "제가 싫은 소리를 들을 자세는 충분히 돼 있는데,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면서 말씀해줘야지 모욕적인 단어나 망신주기를 위한 질문은 삼가달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그런데도 김 의원은 "'수명자'라는 표현이 담긴 법무부 알림(법무부 장관 입장문 가안)이 어쩌다 보니 열린민주당 최강욱 페이스북에 등장한다. 법무부 문건을 최 의원에게 전달한 적이 있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추 장관은 "제가 최 의원에게 전달했다면 그렇게 2시간 뒤에 전달될 리가 없다. 최 의원이 본인 페이스북에 (글을) 옮겼다는 시각은 제가 법무부에 장관 지시니 공개하라고 한 시각과 무려 2시간의 간격이 있다"며 "직접 전달한 게 아니라 전파되어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들은 김 의원은 "그래서 의심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추 장관은 "뭐가 의심스럽다는 것이냐"며 "인과관계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논리적인 반박을 하지는 못한 채 "그래서 국민들이 의심하는 것"이라고만 주장했다. 추 장관은 "페이스북을 하는 국민들은 전혀 의심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이에 발끈한 김 의원은 "들어보세요! 법무부 장관이 그러니 지금 나라 꼴이 공정과 정의가 무너졌다고 하는 거예요!"라고 목청을 높였고, 추 장관도 이에 질세라 "의원님만 그렇게 주장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런데도 김 의원은 거듭해서 "'수명자'라는 표현은 주로 군사법원에 사용되는 것"이라며 추 장관이 이 단어를 알고 있다는 것에 의문을 표했다. "최 의원이 군법무관 출신인데 '수명자'라는 표현이 페이스북에 등장해서, 많은 사람들이 최 의원이 (법무부 장관 입장문) 작성에 관여했다고 추측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이걸 물어보려는 건데 왜 처음부터 난리냐"고 따졌다.

하지만 추 장관 역시 "아니, 법률용어 사전에 있다니까요"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또한 "난리는 제가 한 게 아니다. 의원들께서 논리적인 인과관계가 성립되는 주장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저는 명령, 지휘 이런 말을 즐겨 쓴다. 최고감독자인 제가 왜 쓰면 안 되냐"며 "그래서 검찰총장은 명을 받들어야 한다는 의미로 수명자라고 명확하게 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때 "나는 옳고 너는 틀리다는 논리냐"며 맥락과 동떨어진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이에 추 장관은 "김 의원의 말은 남자인 최 의원은 '수명자'라는 표현을 쓸 수 있고, 여자인 법무부 장관은 '수명자'라는 용어를 쓰면 안 된다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두 사람이 감정이 격앙된 상태로 싸운 것은 김 의원이 초반부터 추 장관을 비꼬는 듯한 질문을 하면서 시작됐다고도 볼 수 있다.

김 의원은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망 사건과 관련해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피해자가 2차 가해를 받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추 장관에게 "아들 문제에 대해서는 더이상 건드리지 말라고 세게 말하던데, 이럴 때 2차 가해자들한테 강력한 대처를 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추 장관은 "제 아들은 아무 문제가 없고, 김 의원이 이 사건과 제 아들을 연결시키는 질문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질의에도 금도가 있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결국 김 의원은 제대로 된 질문조차 하지 못한 채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다 쓰게 됐다. 그런데도 김 의원은 마지막까지 "문재인 정부는 취임사에서 공정과 평등 등 국민들께 화려한 약속을 했다. 하지만 약속 중 지켜진 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나라뿐"이라고 근거 없는 비난만 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22일 국회에서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2020.07.22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이 22일 국회에서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2020.07.22ⓒ정의철 기자

민주당 박범계 "추미애, 강단 있어" 칭찬
추미애, 검언유착 녹취록에 "고위 검사장에게 '일개 장관' 막말 들어 자괴감"

한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박범계 의원은 질문자로 나서 추 장관에 대해 "강단 있게 수사지휘권을 발동하고 사실상 검찰총장의 수용을 받아냈다"며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에 추 장관은 감사를 표했다.

또 박 의원은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의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내용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의 최종 결과를 봐야겠지만, 그것과 관계없이 보편적인 국민들의 시각은 검언유착"이라며 최근에 언론을 통해 공개된 대화 녹취록이 "강력 증거"라고 밝혔다.

이에 추 장관도 "상당히 실망스럽다. 유착 더 이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국민들은 할 것 같다"고 호응했다. 또 해당 녹취록을 본 소감을 묻는 질문에 추 장관은 "고위 간부인 검사장으로부터 '일개 장관'이라는 막말을 듣는 것에 대해 자괴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

추 장관은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총장의 장모와 관련된 자료를 휴대전화로 읽는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된 데 대해서는 "언론 보도를 요약한 자료를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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