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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수의 직격] 국회의 큰 손은 의장이 아닌 운영과장?
21대 국회의원 뱃지
21대 국회의원 뱃지ⓒ민중의소리

개인계좌로 조의금을 받은 게 더 문제일까? 국민 세금을 개인계좌로 옮겨서 불투명하게 쓰거나, 심지어는 개인계좌로 빼돌리는 것이 더 문제일까? 그런데 후자에 대해서는 언론이 거의 보도를 하지 않는다.

필자는 지난 3년간 국회의 예산사용 실태를 추적해 왔다. 세금도둑잡아라, 좋은예산센터,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의 3개 시민단체들과 ‘뉴스타파’가 협력해서 진행해 온 일이었다.

대한민국 국가기관 중에
국회가 제일 엉망

3년의 경험을 종합해서 한마디로 정리하면, ‘대한민국 국가기관 중에 국회가 제일 엉망’이라는 것이다. 국회와 맞먹을만한 기관은 검찰 정도인데, 검찰이 사용하는 예산에 대해서도 이제 조사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다 나오면, 어느 쪽이 더 엉망인지 비교해 볼 만 할 것이다. 필자가 예상하기로는 막상막하일 것이다.

왜 국회의 예산사용이 가장 엉망이냐 하면, 기초적인 원칙도 안 지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사용되는 예산의 가장 큰 문제점은 최종 사용자와 사용처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라는 예산 항목의 경우에는, 개인계좌로 돈을 빼는 경우가 많은데, 그 돈을 최종적으로 누가 어디에 썼는지를 알 수 없다.

가령 2017년 자료를 보면 국회사무처에서 ‘이양성’이라는 사람에게 한 번에 3천만 원, 2천4백만 원, 1천5백만 원 등등의 뭉칫돈을 입금한 것으로 되어 있다. 모두 ‘이양성’이라는 사람의 개인계좌로 입금처리됐다. 지출된 예산 항목은 특수활동비, 특정업무경비 등이다. 이런 식으로 입금된 건들이 2017년에도 더 있으므로 ‘이양성’에게 입금된 돈은 억대가 넘는다.

2017년 11월 30일 특정업무경비가 ‘이양성’ 명의의 개인계좌로 입금된 문서
2017년 11월 30일 특정업무경비가 ‘이양성’ 명의의 개인계좌로 입금된 문서ⓒ기타

억대의 돈을 받는 ‘이양성’은 누구?

도대체 억대의 돈을 받는 ‘이양성’은 누구일까?

‘이양성’이 누구인지를 찾아보니, 당시 국회 사무처 운영지원과장이었다. 그러면 이 돈을 ‘이양성’이 썼을까?

당연히 그럴 리가 없다. 일개 과장이 억대의 돈을 계좌이체받아서 썼다면, 당연히 형사처벌 대상이다.

그렇다면, 이 돈은 어디에 썼을까? 누군가가 썼을 것인데 말이다.

이런 식으로 불투명하게 사용되는 돈은 국회예산 중에서 특수활동비 16억 3천만 원(지금도 완전폐지된 것이 아니라 일부 남아 있으며, 예비금 속에 숨겨진 특수활동비를 포함한 금액이다), 특정업무경비 수십억 원 상당이다.

보좌진 계좌 통해 세금 빼돌리기도

국회의원 중에는 국회 사무처 예산을 지원받아 쓰면서, ‘리베이트’와 비슷한 방법으로 보좌진의 계좌로 세금을 빼돌리는 경우들까지 있다. 이은재 전 의원의 경우에는 보좌진의 지인에게 연구용역을 준 것처럼 서류를 꾸며서 용역비를 지급한 후에, 다시 그 돈을 보좌진의 개인계좌로 돌려받았다가 적발된 적이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모습 (자료사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모습 (자료사진)ⓒ뉴스1

유동수 의원(민주당)의 경우에는 2016년 12월에 어느 인쇄업체에 맡겨서 정책자료집을 인쇄한 것처럼 서류를 꾸며서 국회사무처 예산 980만 원을 타 냈다. 그리고 인쇄업체에게 돈을 입금한 뒤, 818만 원을 인턴비서 개인계좌로 돌려받았다.

이런 일들에 대해 국회의원들은 ‘나는 모르는 일이고, 보좌진이 알아서 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국회사무처에 제출한 서류는 국회의원 명의로 되어 있다. 돈도 일단은 국회의원 명의의 통장으로 들어와서 지출된다. 그런데 ‘자신은 몰랐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는 해명이다.

이처럼 국회에서는 개인계좌가 다양하게 활용된다.

대한민국 국회를 개혁하려면,
개인계좌부터 개혁해야

특수활동비, 특정업무경비가 개인계좌로 빠져나가서 불투명하게 사용된다.

국회의원 보좌진의 개인계좌를 통해 국민 세금이 빼돌려지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최근 확인한 바로는, 많은 국회의원실에서 보좌진 명의의 개인계좌를 쓰고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 국회를 개혁하려면, 이런 개인계좌들부터 개혁해야 한다. 모든 돈의 최종적인 사용처는 투명하게 국민에게 공개되어야 한다. 보좌진의 개인계좌를 활용해서 국민세금을 빼돌린 행위에 대해서는 엄벌에 처해야 한다.

이건 상식이다.

하승수(변호사,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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