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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부겸 “당 위기, 처절한 자기희생 필요…‘이낙연 대세론’ 달라졌다”
지난 26일 강원도 춘천시 춘천세종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순회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에 도전하는 김부겸 후보가 연설하고 있다. 2020.07.26
지난 26일 강원도 춘천시 춘천세종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순회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에 도전하는 김부겸 후보가 연설하고 있다. 2020.07.26ⓒ정의철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위기다.' 내달 29일 치러지는 민주당 대표 선거에 나선 당권 주자들의 일성은 당의 위기에 집중돼 있었다. 불과 3개월 전 총선에서 대승을 거두며 '거대 여당' 타이틀을 거머쥔 민주당이지만, 최근 여러 악재들이 겹치면서 민심 이반 우려가 나오자 이에 대한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저마다 자신이 위기를 극복할 적임자라고 자임하면서도 해법은 각기 달랐다. '책임 선장'을 내세운 김부겸 후보는 사실상 대세론을 형성하고 있는 이낙연 후보가 당 대표가 될 경우, 당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날을 세웠다. 대선 출마를 위해 내년 4월 전에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이 후보의 난감한 처지를 파고든 것이다.

김 후보는 26일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민주당 위기론에 "동의한다"며 "부동산 문제, 젠더 문제, 청년 세대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문제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여러 가지 위기라 생각한다"고 인정했다.

김 후보는 "이러다가 당이 문재인 정부의 성공적인 마무리까지 제대로 뒷받침 못하는 게 아니냐, (개혁의) 동력을 상실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크다"며 "그래서 내년 재보궐 선거, 또 2022년 대선을 반드시 이기기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처절한 자기희생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려던 찰나, 김 후보는 "조금 더 말씀드리겠다"며 이 후보를 향한 견제구를 이어갔다.

그는 "그런 점에서,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중간에 4월 재보궐 선거 전에 우리 당 대표가 교체되는 건 '최악'이라고 본다"며 "그래서 이낙연 후보가 '위기 극복 리더십'을 말하는데 당의 사활이 걸린 중대 선거를 주도 중도 사퇴하는 게 어떻게 위기 극복의 리더십이 될까 의문이 제기된다"고 매섭게 몰아세웠다.

김 후보는 민주당이 마주한 가장 큰 위기에 대해서는 "우리 당이 거대 여당이 된 것"이라며 "그러다 보니 우리 당내에서 바라보는 마음과 민심이 약간 간극이 벌어지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래서 내년 4월 재보궐 선거에 우리가 다시 한번 지지를 받는 것, 그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각 의원들이나 원외에서 고생하는 지역위원장, 그리고 우리 당원들의 욕구들을 조율하고 중지를 모아야 한다. 그러려면 (차기 당 대표는) 손에 흙을 묻혀야 하고, 그리고 국민들이 비판하면 그걸 대신 받아내야 된다"고 힘줘 말했다.

김 후보는 "그런데 대선주자는 (당 대표가 되더라도) 그다음 자신의 선거를 생각해야 하니까 아무래도 민심과 당심 사이 간극이 벌어지면 이리저리 눈치를 봐야 할 것 아닌가. 좌고우면하게 될 것"이라며 "그런 위험성을 없애기 위해서 모든 다음 정치 일정을 다 포기하고 책임지는 당 대표가 되겠다고 하는 것이다. 그게 저는 제 나름대로의 선당후사, '김부겸 정치'의 본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향해 견제구 던진 김부겸
"당 위기인데 7개월 만에 리더십 교체?
당에 도움 되나"

지난 26일 강원도 춘천시 춘천세종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순회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에 도전하는 김부겸 후보(왼쪽)와 이낙연 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2020.07.26
지난 26일 강원도 춘천시 춘천세종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순회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에 도전하는 김부겸 후보(왼쪽)와 이낙연 후보가 악수하고 있다. 2020.07.26ⓒ정의철 기자

이낙연·김부겸·박주민(기호순) 후보 3파전으로 치러지는 이번 당 대표 선거는 대권 주자 1위인 이 후보의 대세론이 일찍부터 형성돼 있는 상황이다. 김 후보도 자신을 '추격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다만 분위기가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가득 묻어났다.

김 후보는 "대세론은 어디까지나 대선후보로서의 대세론인 것 같다"며 "그런데 그 대세론도 옛날처럼 막강하지 않다. 요즘 여론조사에서 여러 가지 변화들이 보이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후보가 대선후보 지지율 1위를 줄곧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총선 직후보다는 지지율이 하락하는 추세다.

김 후보는 "당 대표 선거는 확실히 당에 있는 대의원이나 당원들이 좌우한다. 제가 현장에서 느끼거나 만나는 당원들은 확실히 대세론과는 약간 거리가 있다"며 "이분들은 누가 정권 재창출에 기여할까, 그런 역할을 하는 당 대표에 대한 욕구가 아주 강하다. 그런 점에서 임기를 다 채우고 책임을 지는 당 대표가 필요하지 않냐는 논리로 설득하고 있는데, 저는 확실히 변화를 느낀다"고 자신했다.

김 후보는 "이미 현장에서 분위기는 많이 반전됐다"며 "분명히 초반에는 이낙연 대세론이 셌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며 "당에 위기가 왔는데, 7개월 만에 리더십이 교체된다는 게 우리 당에 도움 되느냐는 부분에 대한 우려를 시작하는 것 같다. 그래서 저에 대한 관심과 격려가 많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당 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세 후보의 강점은 뚜렷한 편이다. 우선 이낙연 후보의 경우 최장수 국무총리를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감 있는 리더십을 내세우고 있고, 유일한 '40대 후보'인 박주민 후보는 두려움 없는 개혁을 강조하며 세대교체를 넘어선 시대 교체를 하자고 연일 호소하고 있다.

반면, 김 후보는 "확장성"을 자신의 강점으로 꼽았다. 민주당 험지 중 험지인 대구에서 공고한 지역주의 벽을 깨기 위해 분투했던 그는 대선 승리를 위해 영남에서도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는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하고 앞으로 한국사회의 정치적 흐름을 바꾸려면 명실상부한 전국 정당이 되는 게 필요하다"며 "민주당이 재집권하려면 우리 당의 취약 지역인 영남에서 확실히 확장성이 있어야 하고, (영남에서의) 지지율을 올려야 한다. 그래서 저는 민주당 (영남) 지지율을 지금보다 10% 더 올려 대선에서 300만 표를 모으겠다고 공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어떻게'다. 그는 "제가 참 선거는 많이 치렀다. 민주당의 험지인 대구에서 떨어질 때도 40%, 이길 때에는 60% 넘게 득표했다. 지난 30년 동안 제 선거만 아홉 번 치렀고, 문재인 대통령이 출마한 대선 두 차례에서 선대본부장, 선대위원장으로 제가 책임지고 뛰었다"라며 "선거에 관한 풍부한 경험과 우리 당의 취약지역에서 당 지지세를 확장할 수 있다는 확장성이 제가 가진 강점"이라고 부연했다.

거침없이 쏟아내는 김부겸
"대구서 정치하느라 많이 참고 살아
앞으로 '김부겸 이런 사람이다' 확실히 보여줄 것"

지난 26일 강원도 춘천시 춘천세종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순회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에 도전하는 김부겸 후보가 연설하고 있다. 2020.07.26
지난 26일 강원도 춘천시 춘천세종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순회합동연설회에서 당대표에 도전하는 김부겸 후보가 연설하고 있다. 2020.07.26ⓒ정의철 기자

인터뷰 내내 김 후보는 그야말로 거침없었다. 상대방의 약점을 지적하는 대목에서도,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힐 때도 망설임 없이 선명한 발언들을 쏟아냈다. 김 후보는 이러한 모습이 본래 '정치인 김부겸'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말 대구 가서 정치하느라고 많이 참고 살았다"며 "왜냐하면 그분(대구지역 유권자)들이 생각하는 기준에 맞추지 않으면 대화가 되지 않으니까 항상 어떤 사안을 보더라도 조금 깎아서 얘기했다. 8년 동안 그러다 보니까 제 몸에 사리가 생겼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 후보는 "지금은 정치인 김부겸의 원래 모습, 내 목소리를 찾으려고 노력 중"이라며 "제가 8년 동안 대구 보수층을 상대로, 이분들을 민주당 지지로 돌려세우려고 참 노력을 많이 했는데, 결국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앞으로는 보수정당에 대한 귀속감이 없거나, 옅은 40대 이하 젊은 층을 상대로 호소하고 그들의 미래를 같이 걱정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민주당이라는 전략으로 민주당의 지지를 높여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정권 때마다 한 번씩 감옥을 갔다 왔다. 특히 대구에서는 거의 빨갱이 취급을 받아왔다"며 "이제 아마 우리 당 지지자들께서 '김부겸이 이런 사람이었어'라는 것을 확실히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1호 공약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을 통한 연내 공수처 출범을 내세우고 있다. 앞서 그는 공수처장 추천위원조차 추천하지 않으면서 '버티기'에 나선 미래통합당의 꼼수에 맞서 공수처법 개정 로드맵을 제시하기도 했다.

골자는 이미 추천된 추천위원들부터 임명하고, 이들 중심으로 논의를 출발시킨 뒤 야당에 공수처장 추천위원 추천을 요구하고, 그래도 야당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한다면 공수처법 개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김 의원은 "통합당이 일종의 '뻗치기(무한정 대기)'를 해서 법을 무력화시키는 것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며 "(통합당에) 경고도 하고, 국민적 명분을 쌓고, 이런 과정들이 계속 있어야 한다. 일단 (이미 추천된) 5명의 추천위원이라도 의장이 위촉하고, 회의도 하면서 일이 진행되게 해야 한다. 그러면서 야당에는 '당신들이 추천하지 않으면 다른 야당에 추천권을 주겠다'고 경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이게 완성이 되려면 법을 바꿔야 한다"며 "그러려면 국민의 압박이 필요하다. 통합당이 억지를 쓰는 것이라는 것을 국민에게 알릴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운을 띄우면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행정수도 완성' 문제에 대해서는 정면돌파를 해서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후보는 "(세종시가) 행정수도가 아니라 행정중심복합도시가 되니까 비효율적이고 여러 가지 낭비 요인도 많다"며 "이제는 국가 운영을 제대로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토론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다. 그렇게 되면 국민적 공감도 커지고, 통합당도 무조건 반대만은 못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수도 이전을 어떻게 하겠다는 로드맵을 우선 만들어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며 "그래도 (통합당이) 계속 반대한다면 176석 민주당과 개혁적인 문제에는 입장을 같이하는 정의당, 열린민주당과 함께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후보는 한 달 정도 남은 당 대표 선거에 어떤 각오로 임할 것이냐는 질문에 "결국은 정책으로 경쟁하겠다"고 답했다.

김 후보는 "코로나19 여파로 현장 연설에 영향이 있어서 아쉽지만, 앞으로 TV토론이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정책과 대안이라는 점에서 왜 제가 재집권의 선봉장인지 확실히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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