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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서비스공단 무기직·계약직들, 민주당에 오승록 구청장 제명 촉구
28일 열린 오승록 노원구청장 민주당 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28일 열린 오승록 노원구청장 민주당 제명 촉구 기자회견에서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민중의소리

28일 노원서비스공단 소속 무기직·계약직 노동자들이 오승록 노원구청장을 더불어민주당 당원에서 제명하라고 촉구했다.

정부가 ‘공공부문 정규직화 추진을 위한 추가지침’을 통해 고령친화직종의 경우 종사자 상당수가 60세 이상인 점을 감안하여 정년을 65세로 연장할 것을 적극 권고했음에도, 노원구와 공단이 공단 고령친화직종의 정년 연장이 당장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 과정에서 구청과 공단 측은 60세 정년 때문에 퇴직한 무기계약직 자리에 60세 이상의 단기 계약직을 앉히고 있어, “정부 정책과는 반대로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열린 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조 기자회견에선 태권도 전 국가대표 출신인 노원구서비스공단 소속 안내노동자인 황 모 씨가 정년 연장이 가로막히면서 동료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그 자리에 초단기 계약직들이 자리하는 상황을 지켜볼 수 없다며 삭발식을 벌이기도 했다. 삭발식 후 황 씨는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저희 무기직·계약직 직원들은 지금까지 (공단) 임직원과 일반직 직원들의 횡포·폭언,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악 소리 한 번 못 내고, 묵묵히 일 해왔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이렇게 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 하지만 공단 측의 의도적 회피로 40여 차례 교섭은 번번이 무산됐고, 단 한 번 교섭에 응한 오 구청장은 1시간도 안 돼 자리를 박차고 나가 구민들에게 왜곡된 문자를 보내며 편을 갈랐다. 지금 우리의 파업은 35일째이며, 위원장과 분회장은 단식 14일째를 맞이했다. 민주당은 제발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주고 대화에 응해서 단식 중인 이들의 생명을 지켜달라.”

노원구서비스공단 노동자의 삭발
노원구서비스공단 노동자의 삭발ⓒ민중의소리

고령친화직 정년연장 농성 35일째
분회장·위원장, 단식농성 14일째
“구청장, 민주당서 제명해야”

노원구서비스공단의 노사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부터다.

노원서비스공단 소속 안내청소경비 노동자들의 노동조합인 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조 노원구서비스공단분회는 지난달 24일 공단에서 작성된 노조와해 문건 등을 공개하면서, 고령친화직종 정년 65세로 연장 등을 요구하는 농성을 시작했다. 김형수 서울일반노조 위원장과 한기정 노원구서비스공단분회 분회장은 지난 15일부터 같은 요구로 단식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그런데도 구청과 공단 측이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 오승록 구청장이 구민에게 발송한 전체문자는 노조를 자극했다. 구청장은 이날 노원구민에게 보낸 문자에서 “지금 어렵게 공부하며 합격한 공무원의 정년이 60세이다. 현재도 서비스공단 합격만을 목표로 밤샘 공부하는 청년들에게 정년 65세 연장은 청천벽력과도 같다”고 했다. 청소, 주차, 경비 등 고령친화직종 정년연장 문제를 관련도 없는 청년 일자리 문제와 연결시킨 것이다.

당시 온라인엔 용역회사 소속 인천국제공항 보안검색요원들의 직고용 무기계약직 전환 문제와 관련해 ‘알바 하다 연봉 5000, 소리 질러’ 등 누가 쓴지 확인도 안 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글이 퍼지면서 취준생들의 분노가 확산될 때였다. ‘연봉 5000만 원’도 사실이 아니고, 문제의 오픈채팅방 글에서 사용된 ‘인국공’, ‘인공’, ‘보안’ 등의 단어도 현직 보안검색요원들이 사용하지 않는 단어였다.

이에, 구청장이 가짜뉴스로 촉발된 ‘인국공 논란’을 이용해 취준생들과 관련도 없는 고령친화직종 정년 연장 요구를 가로막으려고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노원구서비스공단 무기직·계약직 노동자들이 민주당에 오 구청장을 당원에서 제명하라고 요구하는 이유다. 구청 측은 “주민들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수 있어 구청 입장을 알리기 위해 발송한 것”이라며 해당 이슈를 이용하려고 한 게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조는 28일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승록 노원구청장 민주당 제명을 촉구했다.
민주일반연맹 서울일반노조는 28일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승록 노원구청장 민주당 제명을 촉구했다.ⓒ민중의소리

28일로 곡기를 끊은 지 14일차에 접어든 한기정 노원구서비스공단분회 분회장은 “제가 곡기를 끊은 이유는 인접구에선 대부분 시행하는 고령친화직종 65세 정년연장과 무기계약직에 대한 극심한 차별문제를 해소해 달라는 요구를 오 구청장이 묵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조와해 문서가 발견되고, 조합원들이 노조탈퇴를 강요받는 일이 있어 면담을 요구했는데, 구청장은 오히려 노조탄압에 앞장서고 있는 모습”이라며 구청장이 노원구민들에게 사실이 아닌 내용 등이 담긴 문자를 발송해 편을 가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는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하는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과 추가지침에서 명시된 고령친화직종 정년연장 권고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오 구청장이 비정규직을 양산하지 않겠다고 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구청장을 민주당 당적에서 제명할 것을 촉구했다.

방상범 서울일반노조 사무처장도 오 구청장이 노원구민에게 문자를 발송한 것과 관련해 “(민주당에서) 이런 행동을 어떻게 가만히 보고만 있나”라며 “즉시 제명처리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이 집권여당으로서 당당할 수 있어야, 문재인 정부도 당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원구청<br
노원구청ⓒ민중의소리

한편, 노원구청 관계자는 지난 20일 기자와 만나 “서울시 20여개 구에서 노원구 재정자립도가 꼴지다. 그런데도, 노원구 전체 예산 중 60% 이상이 복지 예산으로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고용친화직종의 정년연장과 무기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에 필요한 예산 확보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노원구민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와 관련해 “노조 측의 요구에 응답하다보니 나간 메시지”라며, 가짜뉴스로 촉발된 ‘인국공 논란’을 이용하려고 한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9일자 민중의소리 기사(‘인국공 사태’ 기생해 부당노동행위 감추려는 오승록 노원구청장)와 관련해 “인국공 사태에 기생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무기직이 퇴직한 자리에 60세 이상 단기 계약직을 채용해 고용불안을 야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 관련해서도 “노인 일자리, 청년 일자리 창출 정책에 부합하도록 단순 반복적인 직무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 정책사업인 시니어인턴십과 청년 인턴 위주로 선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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