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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 만에 전·월세 계약 ‘2+2년’ 확대, 주택임대차보호법 국회 문턱 넘었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미래통합당 의원들의 퇴장 속에서 재석 187인 중 찬성 185인의 찬성으로 의결되고 있다. 2020.07.30
30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미래통합당 의원들의 퇴장 속에서 재석 187인 중 찬성 185인의 찬성으로 의결되고 있다. 2020.07.30ⓒ정의철 기자

세입자들의 주거안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이른바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제)'의 핵심 내용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문턱을 넘었다. 이는 21대 국회 시작 후 처음으로 본회의에서 통과된 법안이기도 하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에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표결한 결과, 재석 187명 중 185명이 찬성해 해당 법안을 가결 처리했다. 미래통합당과 국민의당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은 세입자에게 1회의 계약갱신 요구권을 보장한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현행 2년의 전·월세 계약이 끝나면 추가로 2년을 연장(2+2년)할 수 있도록 계약 기간이 확대됐다. 1989년 임대차 계약 기간이 1년에서 2년으로 확대된 지 31년 만의 변화다.

임대료의 상승 폭도 제한된다. 계약을 갱신할 때 기존 임대료의 5% 이상을 올리지 못 하도록 하고, 이 범위 내에서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상한을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개정안은 공포한 날부터 시행되며, 법 시행 전 체결된 기존 임대차 계약에도 적용된다.

통합당은 상임위 회의에 이어 본회의에서도 집단퇴장했다. 법안의 내용뿐 아니라 소위원회 논의를 거치지 않는 등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통합당 조수진 의원은 표결 전 반대 토론에 나서 "소위 심사, 찬반 토론 한 번 없었다. 여당은 이런 절차를 깡그리 무시했다"며 "다수결 원칙을 따르더라도 과정과 절차를 지키는 게 민주주의 대원칙이다. 대통령이 주문한 입법 속도전을 군사 작전하듯 무조건 밀어붙이는 것은 여당 스스로 삼권분립의 한 축인 국회를 통법부로 전락시키는 것"이라고 발끈했다.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부동산 입법'만큼은 속도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대책이 이미 나온 상황에서 입법적 뒷받침을 늦출 수도 없는 데다가 7월 임시국회에서 부동산 법안들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연말까지 입법 처리가 미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거대 여당의 독주'라는 정치적 부담을 안고서라도 7월 임시국회에서 집값 안정을 위한 법안들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각오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부동산 입법은 속도가 생명"이라며 "더 이상 주택시장 과열을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심리가 크게 영향을 미치는 주택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 의지를 시장에 전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번 7월 국회에서 입법을 완료하지 못하면 현실적으로 11월이나 되어야 입법 처리가 가능한 것은 의원님들께서 잘 아실 것이다. 그때는 너무 늦어서 부동산 혼란을 통제할 수가 없게 된다"며 "투기 세력의 교란 행위, 다른 한 편에서는 야당의 발목잡기와 씨름해야 하는 우리 민주당은 그 어느 때보다도 집권여당의 책임을 다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다만 법안의 시급성을 앞세워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게 아니냐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충분한 토론 시간을 가지지 않고 법안 통과에만 급급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당장 개혁 법안 추진에 함께 해왔던 정의당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진보정당이 선도해 온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가 도입되는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면서도 "입법 과정은 법안 처리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론화 과정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식적인 토론으로 사실상의 심의 과정이 생략됐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민주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중진 의원이자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노웅래 의원은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176석이 의미하는 것은 힘으로 밀어붙여서라도 하라는 뜻이 아니고 야당의 협력을 이끌어서 일하라는 뜻으로 주신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은 결코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국회에서는 다수결의 폭력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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