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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기도의 ‘토지거래허가제’ 추진이 주는 교훈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일 “경기도가 하겠다는 토지거래허가제, 주택거래허가제는 명백한 위헌”이라고 비판했으나 이는 명백히 틀렸다. 애초 ‘허가제’를 주장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5일 “헌법재판소가 합헌임을 반복확인한 토지거래허가제를 법에 따라 집행하는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경기도는 “실거주 목적의 주택 취득만 허용하는 토지거래허가제 시행을 실무선에서 검토”하고 있고 “시행 여부는 법률 검토와 도민 의견 수렴을 거쳐 이 지사가 결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사는 “경기도 내 주택보급률이 100%인데 도내 가구의 44%가 무주택”이라는 현실을 지적하고 “헌법상 공적자산인 부동산을 누군가 독점해 투기나 투자자산으로 이용하며 불로소득을 얻은 대신 다수 국민은 전월세를 전전하며 신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거 목적이 아닌 주택취득에 대해 허가제를 도입하겠다고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왜 국가권력, 행정권력이 시민의 자유를 제한하겠다고 큰소리를 칩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사가 상세하게 언급한대로 토지거래허가제는 부동산 투기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1978년 12월 박정희 정권에 의해 도입됐다. 이후 노태우 정권 시절 토지거래허가제(국토이용관리법 제21조3항)가 ‘헌법에 명시된 사유재산권에 대한 본질적 침해’라며 위헌심판이 제기됐는데 모두 ‘합헌’으로 결정됐다. 당시 정부를 대표한 박승 건설부 장관은 헌법재판소에 보낸 의견서에 “1987년부터 전국의 지가가 전년대비 23%이상 급격히 상승하였고 1988년에는 전년대비 46%이상 극심하게 상승했다”고 진술하기도 하였다. 현 정부 들어서만 서울 집값이 40% 폭등하고 수도권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그중 상당수가 투기수요라는 현재와 유사한 상황이었다.

헌법재판소는 당시 결정문에서 ‘재산권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헌법 23조 제2항을 근거로 “재산권 행사의 사회적 의무성”을 강조한 바 있다. 국토의 제한성 등으로 토지수요가 늘어나는것에 비례하여 무한정 공급을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시장경제원리를 그대로 적용할 수 없고 그 이용을 자유로운 힘에 맡겨서도 안된다는 주장이었다. 30년 전 결정이지만 지금 봐도 의미있고 유익한 해석이 아닐 수 없다.

촛불항쟁 이후 우리 사회 곳곳에서 봇물처럼 터져나오는 새로운 가치와 비전을 현실에 반영시키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커다란 구상이 용두사미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대체로 ‘현행 헌법으로는 안된다’는 포기심리 때문이다. 그래서 개헌이 아니면 세상의 작은 것 하나 바꿀 수 없다는 실망감에 빠져들어 당장 이루고 싶은 변화를 먼 미래의 일로 여기는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이 지사와 같은 적극적인 해석과 행정이 기존 헌법질서 내에서 심지어 기존 법령 아래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줬다. 개혁을 추진하다 안되는 영역을 드러내야 헌법 개정이나 그에 준하는 사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강제할 명분도 생길 것이다. 정부와 국회에서도 이런 적극적인 노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길 바란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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