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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경고등’에 위기감 고조된 민주당, “통합당 반사이익 누릴 상황 아냐” 자성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김부겸(왼쪽부터), 박주민, 이낙연 후보.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당권주자인 김부겸(왼쪽부터), 박주민, 이낙연 후보. 자료사진.ⓒ정의철 기자

173석의 거대 여당 더불어민주당에 '민심 경고등'이 커졌다. 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잇따른 성추행 의혹과 부동산 문제를 둘러싼 여러 잡음이 이어지면서 당 지지율은 하락 추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4일 발표한 정당 지지도에 따르면, 민주당이 33%, 통합당이 27%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지지율 1위를 유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두 정당 간 격차는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가장 좁혀졌다. 전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오차 범위 내이긴 하지만 민주당이 통합당에 지지율을 역전당하는 결과도 나왔다.

민주당은 지지율 하락에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지만 당권 주자들을 비롯한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 이해찬 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문제를 굉장히 엄중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국민들께서 높은 지지를 주는 것 만큼 그에 맞는 책음을 요구하는 것이고 그에 맞는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라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엄정하게 대응하고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고 허윤정 대변인이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차기 당 대표 도전에 나선 이낙연·김부겸·박주민(기호순) 후보도 '지지율 하락세'에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세 후보는 부동산 문제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으면서도 이 과정에서 당이 국민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전날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코로나19 방역은 잘했는데 그에 따른 경제적 고통은 해소된 것이 아니다. 또 고용지표도 좋아지지 않고 있다"며 "경기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고 거기에 부동산값의 상승과 그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이 확대됐는데 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느냐는 게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민주당 구성원 가운데 부적절한 처신, 언행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갑자기 그런 일(지지율 하락)이 생겼다기보다는 누적이 됐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지지율 회복 방안으로는 "우리 지지율을 끌어내렸던 요인들을 해소해 간다면 안정적으로 회복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됐다든가 또는 부적절한 언행이 줄어든다거나 당이 해야 할 일에 집중하는 모습이 더 자주 노출된다든가, 당의 대응이 굼떴던 일들에 훨씬 더 기민하게 대처하면 나아지리라고 본다"고 답했다.

김부겸 후보는 14일 페이스북 글에서 ▲수도권 집값 불안정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 상황과 사회적 우울감 ▲청년 실업의 심화 ▲젠더 이슈에 대한 대처 등을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으면서도 이제는 통합당의 '헛발질'에 반사이익을 누릴 상황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당 차원에서 냉정한 성찰이 필요하다. 그동안 우리 민주당이 잘했다기보다 통합당이 너무 못했기에 받아온 반사이익이 있다"며 "그러나 김종인 대표 체제에서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도층 국민들께서 여기에 대한 기대감을 표한 거다. 우리 민주당이 정말 정신 바짝 차려야 될 때가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후보 역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민과 소통하고 설득시키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자성했다. 박 후보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 중) 큰 부분은 부동산 정책 쪽"이라며 "부동산 정책을 세우거나 또는 집행할 때 국민과 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그 정책이 가지고 있는 의미나 효과에 대해서 잘 설명해 드려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약했던 것 아닌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는 전날 페이스북 글에서도 "최근 지지율 하락을 보며 당의 혁신과 미래를 깊이 고민하게 된다. 전당대회가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며 "이는 분명 우리 당에 보내는 국민들의 경고"라고 진단한 바 있다.

민주당 의원들도 이와 비슷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설훈 최고위원은 같은 날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 "박원순 시장 젠더 이슈 이후 부동산 문제 또 최근에 수해까지 겹쳐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며 "여론조사가 오르락내리락하는 법이라고 생각하지만, 몇 년 만에 통합당이 민주당을 앞섰다는 것은 충격적인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우원식 의원은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최근에 저희(민주당)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우환과 실책이 있었다"며 "외부적으로는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또 오랜 장마도 겪으면서 국민들이 매우 피로해졌고 내부적으로는 많은 정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신뢰를 얻지 못한 부동산 정책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 내부 인사들의 부적절한 언급도 있고 청와대 인사 논란도 있고 또 저희 당 주요 인사들의 성추문 이런 것들을 거치면서 국민들이 만족할 만큼 당이 대처했는가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 미흡했던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을 두고 '정부여당의 독주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지지율이 하락했다고 해서 개혁 과제 추진을 망설일 게 아니라 오히려 흔들림 없이 개혁 과제들을 추진해 성과를 내고, 이를 바탕으로 다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김부겸 후보는 "(지지율 하락은) 분명 국민의 경고등으로 여기고 성찰해야 할 시기"라면서도 "여론조사에 일희일비해서도 안 된다. 지지율이 높다고 교만해서는 안 되듯, 떨어졌다고 성급하게 뒤뚱거리면 더 위험한 상황으로 몰리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최근 부동산 3법과 공수처 후속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이 180석을 만들어준 덕분"이라며 "개혁법안은 더 자신감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 여기서 주춤거리면 더 큰 위험에 빠진다"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도 "정부여당이 집값 안정이라는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간다면 국민들께서 다시 신뢰를 보내시지 않을까"라며 "부동산3법, 임대차3법을 시행했고 또 그것이 시장에 정착하고 이후 보완대책을 마련해나가면서 이번에는 투기 근절 기조를 흔들리지 않고 끈질기게 성과를 이어가야 된다고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문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도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촛불 시민이 요구하는 개혁 과제들을 추진해 성과를 내야 한다"며 "통합당의 잘못된 부분에 대해 반사효과만 누리긴 힘든 상황이니 이제는 더 성과를 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13%이고,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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