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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돌아올 때” 전공의 안에서도 ‘진료거부 중단’ 목소리
전국의사 2차 총파업( 집단휴진)에 돌입한 26일 오전 서울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앞에서 한 전임의가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수도권 소재 수련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전임의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2020.08.26
전국의사 2차 총파업( 집단휴진)에 돌입한 26일 오전 서울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앞에서 한 전임의가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수도권 소재 수련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전임의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다. 2020.08.26ⓒ김철수 기자

전공의들이 집단 진료거부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의대생과 전공의 안에서도 진료거부를 중단하고 의료현장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나오고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는 1일 전공의들의 집단 진료거부 중단을 촉구하는 기고 글을 연속으로 공개했다.

'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전공의' 구성원이라고 밝힌 한 전공의는 기고 글을 통해 "의료공백이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면서 "이제는 돌아올 때가 됐다"고 진료거부 중단을 촉구했다.

이 전공의는 집단 진료거부 뒤 병원 현장 상황에 대해 "남은 모두가 격무에 시달린 나머지 번아웃 상태"라며 "교수님들은 계속되는 외래진료와 끝없는 회의에 더해 병동 환자를 보고, 당직을 서고, 남은 전공의·전임의들은 밤낮으로 이전보다 더 많은 병동 환자와 응급실 환자를 보고있다"고 전했다.

이어 "모두가 이대로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면서 "이대로 지속하는 것은 환자들에게도, 병원에 남은 의료진에게도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제는 돌아올 때가 됐다. 단체행동을 통해 정부를 압박하고 의료계의 메시지를 전달하자는 처음의 취지를 충분히 달성했다"면서 "정부로부터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받아냈다. 이젠 하루빨리 협상을 마무리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오겠다던 약속을 지킬 때"라고 전공의들의 의료현장 복귀를 촉구했다.

이 전공의는 "국민들이 의사를 지지해 줄 때에야 비로소 단체행동은 힘을 얻을 수 있다"면서 "반대로 국민의 건강이 위협받을 때 의료계의 단체행동은 ‘국가 보건의 퇴행을 막겠다’는 명분이 퇴색되고 당위를 상실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사의 목소리는 환자의 곁에서 가장 힘을 얻을 수 있다. 의료 현장으로, 환자의 곁으로 돌아와 달라"고 강조했다.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시의사회관에서 열린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 기자회견에서 의사들 집단휴진과 관련해 빅지현 전공의 비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0.09.01
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서울시의사회관에서 열린 '젊은의사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식' 기자회견에서 의사들 집단휴진과 관련해 빅지현 전공의 비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0.09.01ⓒ민중의소리

소신 밝힌 의대생 "진료거부로 학사일정도 취소..의문 제기해도 '반역자'로 몰려

또 다른 기고 글을 올린 한 의대생은 이번 의료계 집단 진료거부로 교육 받을 권리를 박탈당했다고 비판했다.

자신을 본과 3학년 실습생이라고 밝힌 이 의대생은 "실습생들은 학교에서 곤혹스러운 상황을 많이 마주치고 있다"며 "일부 학교에서는 수업 참가 인원 부족으로 실습 자체가 취소되는 경우도 있다. 운 좋게 실습이 취소되지 않은 경우에도 정상적인 실습은 어렵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또 의료계의 집단 지료거부에 참여하지 할 것을 강요당하고, 의문을 제기하는 것만으로도 '반역자'로 매도당하는 현재 의대생 사회의 분위기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 의대생은 "실습가운을 입고 있다가 전공의 선생님으로부터 왜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았냐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면서 "전체주의적인 분위기 속에서 휴학에 동참하지 않는 것도 어려웠는데, 왜 그랬는지를 설명하는 것은 훨씬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동기들로부터의 낙인으로 한번 위축되고, 의사집단 모두가 결의를 다지는 데 동참할 것을 강요하는 선배의 암묵적인 압박에 한번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면서 "정상적인 실습도 어렵고, 심리적인 부담감까지 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다. 학교도, 학생도 있지만 교육은 부재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엔 단체행동에 참여하였으나, 모든 게 비정상이 되어버린 학사일정 속에서 ‘과연 이렇게까지 뛰어들 이유가 충분했는가?’하는 의문 속에 길을 잃은 학생들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지금의 의대생 사회는 의문을 제기하는 행위 자체가 매도의 대상이 되고, '이탈자', '반역자'로 몰리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대생은 의료계의 집단 진료거부 사태가 의료를 민간시장에만 맡긴 정부의 탓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의과대학의 교육목표는 대부분 의료의 공공성, 의사의 사회적 책임 등 내용이 포함돼 있지만, 지금 거리로 나온 의대생들은 이러한 목표가 실패한 증거"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공의료 교육이 없었기 때문에 이들이 공공의대에 반발하는 것이며, 그렇기에 이들이 곧 공공의대가 필요한 살아있는 증거가 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백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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