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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과거 관제펀드와는 다른 뉴딜펀드가 되길 바란다

3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제1차 한국판 뉴딜 전략회의’에서 ‘국민참여형 뉴딜펀드 조성 및 뉴딜금융 지원 방안’이 발표됐다. 이미 발표했던 한국판 뉴딜 추진을 위해 정부와 정책·민간 금융권, 국민이 함께 재원을 모아 투자하고 수익을 공유하자는 내용이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뉴딜펀드는 정부가 직접 재정을 투입하는 정책형 뉴딜펀드와 세제 혜택으로 참여를 유인하는 뉴딜 인프라펀드, 제도 개선을 통해 간접 지원하는 민간 뉴딜펀드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일단 넘쳐나는 유동성 자금을 생산적인 투자로 돌리기 위한 노력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20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정책형 뉴딜펀드는 정부가 7조원을 투자한다. 만약 손실이 발생할 경우 정부가 우선 손실을 떠안는 구조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사실상 원금이 보장되는 성격”이라고 설명했는데 35%의 버퍼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분히 일리 있는 말이다. 세제 혜택으로 투자를 유도하는 뉴딜 인프라펀드의 경우 투자금 2억원 한도로 배당소득에 9% 저율 분리과세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기존 세율의 절반 정도 수준의 파격적인 유인책이다.

시중 부동자금 규모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엄청나게 늘어났다. 그리고 그중 상당부분이 부동산에 몰려들었다. 이자율은 사상 최저인데 경기는 침체돼 있는 상태에서 자산투자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전혀 생산적이지 못한 부동산 가격 상승에 집중됐다는 점이다. 경우가 좀 다르지만 주식 ‘빚투’에 몰려드는 개인들의 자금도 자산시장 과열이라는 측면에서 주의 깊은 관리가 필요하다.

시중의 부동자금을 생산적인 투자로 돌린다는 측면에서 단순히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예산을 편성하는 것보다 좀 더 복합적인 효과를 기대하게 만든다. 뉴딜펀드의 규모가 현재 자산시장을 떠돌고 있는 부동자금의 규모에 비해서 결코 크다고 할 수 없지만 시장에 긍정적인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소위 ‘관제 펀드’의 전철을 밟지 않는 일이다. 이명박 정권 때의 녹색펀드나 박근혜 정권 때의 통일펀드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 규모나 접근방법에서 출발부터 다른 점은 있지만 유망하면서 거시적으로 가치 있는 투자처 발굴이 쉽지 않다는 점은 공통점이다.

일단 과거 정부 주도 펀드들은 정부가 기획했지만 투자 자체는 민간자금으로 이루어져 손실이 발생해도 민간이 떠안는 구조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3일 브리핑에서 “녹색성장펀드 투자 규모가 7~8000억원대에서 1000억원대로 떨어졌다”면서 “이번 뉴딜펀드에는 투자 대상 범위를 넓히고 강력한 세제 혜택을 담았으므로 더 잘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주도 펀드에 대한 불신감을 일소하고 뉴딜펀드가 자산시장 유동성을 흡수하려면 정권홍보 차원에서 급조된 관제펀드와 다르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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