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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예쁘면 모든 게 용서된다”는 세상을 향한 괴이한 풍자, 애니 ‘기기괴괴 성형수’
기기괴괴 성형수
기기괴괴 성형수ⓒ기타

예쁘면 모든 게 용서된다고 말한다. 잘생기면 모든 게 OK라고 한다. 외모지상주의를 풍자한 이 말은 듣는 이들을 불쾌하게 하는 표현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잘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진 않을 것이다.

이런 현실은 외모와 관련한 통계가 잘 말해준다. 한국갤럽이 올 2월 전국(제주 제외) 만 19세 이상 1,500명에게 우리 인생에서 외모가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매우+어느 정도) 중요하다’는 응답이 89%를 차지했다. ‘(전혀+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11%에 그쳤다. 인생에서 외모가 중요하다는 응답은 한국갤럽의 조사결과 지난 26년간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1994년과 2004년 각각 87%, 2015년에도 86%를 기록했다.

오는 9일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기기괴괴 성형수’는 ‘오성대 작가의 네어버 웹툰 ‘기기괴괴-성형수’를 원작으로 영화화한 작품으로 외모가 성공을 위한 중요한 스펙이 되고, 외모가 가치 평가의 중요한 척도가 되어 버린 시대를 괴이하게 풍자하고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성형수’는 물과 1:4의 비율로 섞은 뒤에 몸이나 얼굴을 담그면, 근육과 살의 성질이 변해 찰흙처럼 바뀐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모양으로 얼굴과 몸을 만들면 된다.

기기괴괴 성형수
기기괴괴 성형수ⓒ스틸컷

‘성형수’는 아름다운 외모로 손쉽게 변화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극대화 시킨 상징적인 물질이다. 성형수술을 영어로 ‘plastic surgery’라고 표현한다. 플라스틱(plastic)은 쉽게 원하는 모양으로 가공할 수 있다는 의미의 그리스어 플라스티코스(plastikos)에서 유래했다. 고통 없이 아주 짧은 시간에 자신이 원하는 모습으로 자신을 빚어낼 수 있다는 상상은 매력적인 듯하면서도 오싹한 유혹이다.

어린 시절 발레를 배우며 발레리나를 꿈꿨지만, 외모 때문에 항상 무시 받으며 살아온 예지에게도 그런 유혹이 찾아왔다. 톱스타 미리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하는 예지는 우연히 성형수를 알게 되고, 새롭게 변신의 기회를 갖게 된다. 그렇게 성형수의 도움을 받아 예지는 모두가 선망하는 외모를 가진 설혜로 변신한다. 하지만, 설혜로 변신한 뒤에도 욕망은 점점 커지게 되고, 결국 예지를 기다리는 건 끔찍한 비극이다.

기기괴괴 성형수
기기괴괴 성형수ⓒ스틸컷

영화는 초반 예지의 변화를 보여주며 약간은 뻔한 교훈적 결말을 향해 가는 느낌을 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야기는 점점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튀고, 관객의 예상을 벗어나며 영화 제목처럼 ‘기기괴괴’한 이야기로 흘러간다. 조금은 황당한 듯도 하지만, 그런 황당함과 괴상함이 이 작품의 매력이기도 하다.

외모지상주의를 풍자하고, 우리의 현실을 재미있게 비틀면서 생각할 거리도 던져준다. 조경훈 감독은 “외모는 결국 ‘껍데기’인데 이 껍데기로 모든 걸 판단되는 건 문제다. 저 역시 어렸을 때 놀림을 당했던 적이 있는데, 그때 받은 상처가 아직도 생각난다. 사람들은 껍데기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서열을 나누고, 경제적인 부도 나눠 가진다. 비극이다. ‘기기괴괴 성형수’를 통해 이런 비극을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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