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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윤미향 기소, ‘마녀사냥’부터 되돌아봐야

윤미향 의원과 정의연(정의기억연대) 관계자를 14일 검찰이 기소했다. 언론의 의혹제기와 일부 피해당사자의 비판이 제기된 지 4개월여만이다. 법적 판단은 법정에서 이뤄질 것이지만 검찰의 기소와 그간의 논란이 적정했는지는 짚어봐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 보조금 부정수령, 사전등록 누락한 기부금 모금, 개인 계좌로 기부금 모금 및 사적 사용, 피해자(길원옥) 심신장애 악용한 기부와 증여, 안성쉼터 시세보다 고가 매입 등이 검찰이 윤 의원에게 적용한 주요 혐의다. 이에 대해 윤 의원과 정의연은 이미 일부 절차적 문제는 있으나 사적 유용은 없었으며, 안성쉼터 역시 사업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못했으나 부정한 거래는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보조금과 기부금 관련 혐의는 ‘용처’가 핵심이다. 정부의 지원이나 시민의 정성을 유용해 사적 이득을 취했다면 처벌받아야 하지만, 공적으로 집행했다면 절차상 오류나 미숙에 가깝다.

피해당사자에서 평화인권운동가로 거듭나, 고 김복동님과 함께 오래 투쟁해온 길원옥님 관련 기소는 억지가 느껴진다. 길원옥님이 어떤 의지로 정의연 운동에 참여해왔는지는 공개적인 활동을 통해 널리 공표된 바 있다. 그분의 기부와 증여는 ‘김복동 장학금’과 마찬가지로 활동에 연장선상에서 자연스러웠다. 법정에서 시시비비가 분명히 가려지길 기대한다.

정의연 논란에서 언론 보도는 깊이 성찰돼야 한다. 다수 언론이 윤 의원과 정의연을 부도덕한 집단으로 예단하고 ‘단독’과 ‘특종’을 앞다퉈 쏟아냈다. 부정적 인식을 국민에게 준 대부분의 보도는 검찰 기소에서도 빠졌다. 정의연 재정이 윤 의원 딸의 유학 비용에 쓰인 것이 아닌가 또는 윤 의원 아버지에게 안성쉼터 관리 일자리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 보도가 대표적이다. 윤 의원의 집 구입 비용 의혹도 근거 없음이 드러났다. 정부의 공시제도 자체의 문제로 인한 오해와 왜곡도 숱하다. 기초적인 사실관계조차 틀려 최근 정정보도가 줄을 잇고 있지만 언론 보도로 인한 왜곡된 인식은 바로잡기 어려운 지경이다.

정의연 운동이 부족함이 있고 쇄신할 부분이 많다고 지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 운동이 성장하고 진보해온 과정을 무시한 채 이상적 기준에 못 미친다고 질타하는 것은 오만하고 무책임하다. 30년 세월을 헤쳐오면서 정의연 운동을 발전시킨 피해당사자와 활동가, 시민들은 깊은 상처를 입었고 순수하고 헌신적이었던 한 분이 희생되는 안타까운 사태를 빚었다. 정의연은 약속한 대로 피해자와 시민의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고 쇄신을 이루기 바란다. 언론과 정치권 역시 더 책임있는 존재로 거듭나야 한다는 경고를 깊이 새겨야 한다. 사법부는 여론에 휘둘림 없이 공정하고 정의롭게 판단해주길 거듭 당부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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