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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7, 테슬라 배터리 데이…그리고 로드스터
테슬라 로드스터
테슬라 로드스터ⓒ출처 : 테슬라

“많은 신나는 것들이 배터리 데이에서 공개될 것”

지난 12일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가 올린 트윗이다. 지난 4월, “배터리데이는 테슬라 역사상 가장 흥미로운 날이 될 것”이라고 소개한 뒤 여러 번 연기되던 ‘테슬라 배터리 데이’가 이번엔 진짜 열릴 것이란 기대가 높다.

2003년 설립돼 ‘허풍쟁이’로 불렸던 일론은 불과 10년 만에, 전세계 자동차 시장을 내연기관에서 전기차 시대로 빠르게 전환시켰다. 기존 규제에 맞춰 순차 전환을 준비하던 글로벌 메이커들은 판매량을 위해서라도 서둘러 전기차를 내놔야 했다.

‘내연기관보다 멋진 전기차를 만들겠다’며 2006년 로드스터 1세대를 공개한 이후, 2012년 모델S, 2015년 모델X, 2017년 모델3, 2019년 모델Y를 잇따라 메가 히트 시키며 테슬라는 토요타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주가가 비싼 자동차 회사에 올랐다.

만드는 족족 팔려나간다. 지난 7월까지 테슬라가 전세계에 팔아치운 모델3만 16만4,800대에 달한다. 같은 기간 현대 전기차 코나 판매량(2만7,892대)의 6배다. 유럽에서 잘 팔린다는 르노 조에(4만6,511대)의 3.4배에 달한다. 적수가 없다. 둘을 합해도 테슬라 모델3를 당해내지 못한다.

소비자들은 테슬라 혁신에 환호했다. 자체 충전시스템 ‘슈퍼차저’를 전세계 1,971곳에 깔았다. 정부에서나 할 법한 일을, 테슬라는 꾸역꾸역 하고 있다. 슈퍼차저는 북미는 물론 아시아와 유럽, 중동에 이르기까지 매주 6곳씩 늘어난다. 카메라 중심의 자율주행은 상용화된 어떤 자동차보다 높은 수준의 실력을 갖췄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성과다.

그런 테슬라가, 이제 ‘새로운 배터리 시대’를 선언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네바다주 스파크스 외곽에 위치한 기가팩토리 조감도
미국 네바다주 스파크스 외곽에 위치한 기가팩토리 조감도ⓒ출처 : 테슬라

더 빠르고 더 안전하고 더 좋은 전기차를 위한 도전
로드스터 프로젝트와 50만대 양산…기가 팩토리

‘전고체 배터리’니 ‘메가팩토리’니 기술 관련 시나리오가 떠돌지만 소비자들에겐 전문 용어보다 ‘충전시간’이나 ‘주행가능거리’가 중요하다. 테슬라 발표회가 오래도록 회자된 이유는, 이런 소비자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쉽고 직관적인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배터리 데이에서 무엇이 발표될 것인지는 정확하게 모르지만 이런 테슬라의 직관적 발표는 아마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일론의 어눌한 발표와 함께.

테슬라는 슈퍼카 ‘로드스터’를 올해 안에 생산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3년 전 공개된 이른바 ‘로드스터 ’ 청사진에 따르면, 테슬라 슈퍼카 주행가능거리가 대략 1천km에 달한다. 아직 한 번 충전으로 1천km를 가는 전기차는 세상에 나오지 않았다. 슈퍼카는커녕 테슬라가 생산하는 보급형 모델3도 1번 충전에 최대 446km(국내 기준)만 달릴 수 있을 뿐이다. 함께 공개했던 전기트럭 세미1은 지금까지 실현 가능성에 의문 부호가 붙어 있다.

테슬라가 공개한 프로토타입 로드스터는 제로백이 1.9초에 최고 속도가 시속 400km에 달한다는 것이 테슬라 주장이다. 기존 테슬라 모델 성능의 2배에 달하는 주행 능력이다. 더 효율적인 배터리를 더 많이 실어야 가능하다.

테슬라는 이를 위해 배터리 개발과 생산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 세계 최대 생산량으로 알려진 배터리 공장을 미국과 중국에 짓고 있다. 공장 이름을 기가팩토리라고 붙였다. 중국과 독일에서도 유사한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고, 최근에는 네바다주에 이른바 '테라팩토리' 건설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가에서 기가를 넘어 테라로 넘어가는 상징적 단계의 생산시설이다. 지난 7월 기준,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생산 총량은 32GWh(기가와트시)인데, 테슬라는 2018년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한 전기차 배터리 에너지 총량을 20기가와트시라고 주장하고 있다.

테슬라는 연간 생산량을 50만대 수준으로 예상하는데, 모델3를 기준으로 필요한 배터리 에너지는 모두 36기가와트시다. 전세계 전기차 배터리 전체를 써야 자신들이 예상하는 생산량을 맞출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때문에 이번 배터리 데이에서는 테라 팩토리를 포함해 자체 생산량의 구체적 수준이 발표될 것이라는 예상이 있다.

단순히 배터리를 많이 생산한다고 해서 슈퍼카 양산이 가능해지는 것은 아니다. 배터리의 효율이 높아져야 충전시간이 단축되고 무게가 줄어든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전고체 배터리’로 전환이 발표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배터리 내부에 액체 대신 고체를 쓰는 배터리다. 만들기 어려워 ‘차세대 배터리’로 불린다. 업계에선 2025년경에나 상용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여러 업체들이 전고체 배터리에 도전하고 있지만 현실화하긴 이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테슬라라면…’이라는 기대감은 이런 ‘중론’이 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배터리 데이를 앞두고 걱정과 기대가 교차한다. 만약 테슬라가 진짜 ‘배터리 혁신’을 발표한다면 한국인으로서 웃을 수만은 없겠다. 배터리 3사의 앞날이 험난해지면 수많은 노동자에겐 더 험악한 일이 벌어질 테니 말이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의 말처럼 ‘정말 중요한 일이라면 역경이 닥쳐도 그 일을 계속해야 하는 것’이고 ‘실패를 겪지 않는다면 충분히 혁신적이지 않았다는 증거’이므로 ‘최고를 위해 더 엄격해져야’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홍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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