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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증언거부권’ 밝혀도 증인신문 강행..‘망신주기’ 노린 검찰
정경심 교수(자료사진)
정경심 교수(자료사진)ⓒ김철수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5일 자신의 아들의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증언거부권' 행사했다.

정 교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9단독 정종건 판사 심리로 이날 진행된 최강욱 대표의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4차 공판에 감사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의 아들인 조 모 씨도 함께 증인으로 나왔다.

이날 재판에서 정 교수는 증인 선서를 마친 뒤 "저는 이 재판 증인으로 소환됐으므로 전면적으로 증언을 거부하려 한다. 허락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검찰은 제 아들이 최 대표 사무실에서 인턴 활동한 게 허위라고 하며 최 대표는 물론 저에 대해 공소를 제기했다"면서 "그래서 저는 형사21부에서 재판받는 중이다. 따라서 저는 이 법정에서 증언을 거부하고자 한다"고 증언 거부의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조 전 장관도 지난 3일 정 교수의 사문서위조 혐의 등에 대한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형사소송법 제148조가 부여한 증언거부권리를 행사하고자 한다"며 증언을 거부했다.

형사소송법 148조에 따르면 자신 또는 친족이 처벌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경우 증언을 거부할 권리를 보장한다.

이에 대해 검찰은 "증언 거부는 형사소송법이 정한 증인 권리 중 하나이므로 증언 거부 요청 자체를 탓할 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검찰은 답변 거부 의사를 밝혀도 신문을 해서 실체적 진실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또 "정 교수가 전체 진술을 거부해도 개별 신문사항을 듣고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내용을 진술할 수도 있다"며 "정 교수는 이미 조 전 장관 5촌 조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언을 거부하다 일부 답변한 사실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거부권을 행사한다는 이유로 개개 신문이 불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고 정 교수의 증언거부에도 신문을 진행할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지난 조 전 장관 때처럼 질문 공세를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에 최 대표 변호인은 "5촌 조카 재판은 완전 별개 사안으로 전혀 다른 문제"라며 "무용한 절차임에도 불구하고 계속 있는 건 실질적으로 증인에게 증언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어 굳이 증인에게 많이 묻고 답할 필요가 없다"고 반대했다.

이어 "이미 법률에 명확한 증언거부 사유가 있음에도 질문하는 것은 실체적 진실 발견에 도움이 안 된다"면서 "본인 의견은 의견서를 통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의 입장을 들은 재판부는 "형소법상 일괄 질문을 거부할 수 있는지에 대해 명시적인 건 없는데 해석상 원칙적으로 모든 증언에 거부할 수 없고, 총체적으로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거부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일단은 증인신문을 개시하는 게 맞는 것 같다"면서 "다만 주신문 사항에 실질적인 변론 내용을 많이 빼고 사실 확인만을 위해 신문해달라"고 정 교수에 대한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이후 진행되는 신문에서 검찰은 "최 대표와 친분이 있었느냐", "(아들을) 법무법인 청맥에서 인턴으로 일하게 해달라고 했느냐" 등 질문을 했지만, 정 교수는 "진술하지 않겠습니다"는 답만 반복했다.

검찰은 "아들 조 씨가 군 입대를 늦추려고 대학원에 간 것 아니냐", "로스쿨 준비가 안 돼서 대학원 가려고 한 것 아니냐" 등 공소사실과 상관이 없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09.15.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아들에게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0.09.15.ⓒ뉴시스

정 교수에 대한 증인신문이 끝난 뒤 나온 아들 조 모 씨도 모든 증언을 거부했다.

조 씨는 "제가 이 재판 증인으로 소환됐으나 전면적으로 증언하지 않고자 한다"며 "검찰은 최 변호사와 우리 어머니를 공소 제기했다. 저는 사건 수사 과정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으나 (검찰은) 제게 피의자 권리를 고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저에 대해 어떤 혐의로 처분을 내릴지 모른다"면서 "재판 내용에 따라 다시 소환해 조사하고 기소할 가능성이 있고, 저의 증언이 어머니 재판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거부하고자 한다"고 증언 거부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은 "자신이 검찰에서 했던 말을 뒤집고 침묵으로 일관한다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반면 최 대표 측 변호인은 "재판 효율과 증언거부권 보장을 위해 묻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신문 진행을 반대했다.

재판부는 "개별적 질문을 듣고 증언거부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달라"며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에 검찰의 질문 공세가 계속됐지만, 조 씨 역시 "진술하지 않겠다"는 답만 했다.

정 교수 등이 증언거부권 행사 입장을 밝혔음에도 조 전 장관 때와 마찬가지로 검찰의 신문이 진행된데 대해서는 검찰의 '망신주기' 의도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난 3일 조 전 장관의 증인 신문 후 정 교수 측 변호사는 "개별적 질문사항을 하나하나를 언론에 공개하는 과정에서 질문에 대해 묵묵부답했다는 취지로 언론에 나가게 함으로써 언론을 통한 '면박 주기' 이상 이하도 아닐까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최 대표의 다음 공판은 오는 11월17일 오후 4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최 대표는 법무법인 청맥 소속 변호사로 있던 2017년 10월 정 교수의 부탁을 받고 아들 조 씨의 허위 인턴 증명서를 발급해 대학 입학사정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백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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