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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정부가 제출한 4차 추가경정예산안 중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급’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만 13세 이상의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자 1인당 1회에 한해 통신사가 통신요금을 감면해주고 정부가 사후 정산해주는 방식이다. 여기에 소요되는 예산은 9천3백억원 가량으로 4차 추경안 7조8천억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전 국민 통신비 지원은 편성 초기부터 논란과 비판이 많았다. 1차와 달리 2차 재난지원금은 코로나 사태 피해 계층을 선별해 집중 지원한다고 해놓고선, 통신비는 사실상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한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고 엉뚱해 보일 수밖에 없다. 1조원 가까운 재정이 소요되지만 국민 개개인에게는 2만원 밖에 돌아가지 않아 효과를 체감하기도 어렵다는 지적도 많이 나왔다.

정부가 통신비 지원을 추경안에 포함시킨 이유는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활동이 증가하면서 통신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이를 경감한다는 것이다. 통계청의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 현황'에 따르면 2020년 1분기와 2분기 통신서비스 지출은 전년도 같은 분기에 비해 각각 1.4%와 1.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대전화 데이터 사용량이 2019년 7월 10,597테라바이트에서 2020년 665,965테라바이트로 크게 늘어나긴 했지만 지출은 오히려 감소했다. '코로나로 인한 통신비 부담 증가'란 근거 자체가 사실과 다르다.

문재인 대통령은 통신비 지원이 “코로나 사태로 활동이 어려운 국민 모두를 위한 정부의 위로이자 정성”이라고 했지만, 여론은 좋지 않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6명이 전 국민 통신비 지원이 “잘못한 일”이라고 응답했다. 야당 반응도 비판적이다. 국민의힘은 물론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쯤 되면 정책 추진 동력은 상당 부분 사라졌다고 봐야 한다.

정책 실효성이나 국민 여론 등을 감안할 때 정부 여당이 전 국민 통신비 지원을 고수하는 것은 현명한 태도가 아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추석 전 입행을 위해선 18일이 추경안 처리 데드라인”이라고 말했다. 추경안의 신속한 처리가 시급한 마당에 통신비 지원 지급 여부로 논쟁하느라 시간을 허비할 여유가 없다. 여당이 과감히 결단하고 재검토하기 바란다.

통신비 지원 재원을 코로나 사태 피해 계층을 지원액으로 돌리거나, 정 모든 국민에게 지급해야 한다면 차라리 현금을 직접 지원하는 게 낫다. 이미 1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행정비용이나 시간이 많이 들지 않을 테고, 국민이 체감하는 효과도 통신비 지원보다는 클 것이기 때문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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